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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에서 체류하다 귀국한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1일 오후 인천공항에서 지지자들에게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진성철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이 2달 보름 동안의 독일 생활을 마치고 1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환영단도 적지 않은 규모였다.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소속 회원 등 지지자 500여명은 '가자 정동영의 길로' '정동영을 믿습니다' 등의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대기하고 있다가 정 전 의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정동영! 정동영!"을 연호했다.

의원들도 20여명 참석했다. 이용희 국회부의장과 박명광 의원은 입국장까지 마중을 나갔고, 박영선, 민병두, 전병헌, 정청래, 이광재 등 범정동영계 의원들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정 전 의장을 맞이했다.

김근태 의장 측에서도 최대한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었다. 김 의장의 최측근인 이인영, 최규성 의원이 공항으로 직접 마중을 나왔고, 이계안 의장 비서실장은 '희망'이란 꽃말을 지닌 '신비디움' 꽃다발을 정 전 의장에게 선사했다.

김근태 "적절한 때 들어왔다, 잘 해보자"

김근태 의장은 '국군의 날' 대전 계룡대 행사 일정으로 인해 직접 공항에 나오지는 못했다. 대신 이계안 비서실장의 연결한 전화 통화로 환영 인사를 전했다. 김 의장은 "적절한 때 잘 들어오셨다, 열심히 잘 해보자"고 말했다고 그의 측근은 전했다.

정 전 의장은 공항 한켠, 즉석에서 마련된 '스탠딩 회견'을 통해 귀국 메시지와 향후 일정을 소개했다. 모여든 환영인파에 상기된 듯, 정 전 의장은 "조국에 돌아오니 기쁘다"는 말로 귀국 일성을 던졌다.

"정치를 한 뒤, 처음 갖는 재충전의 기회였다. 옛날부터 독일에 가서 살아보고 싶고 배워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기회를 갖게 되었다. 독일은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했고 국민들이 중산층의 삶을 누리는 나라다. 두달 반 동안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보고 싶은 것이 많았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재충전의 시간이었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생각한 것들을 작은 역할에라도 보태도록 노력하겠다. 밖에서 보면 훨씬 대한민국의 희망이 커 보인다. 대한민국이 세계 어느 나라 보다 역동적이고 희망이 있는 나라라는 확신을 갖고 돌아왔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좀더 느긋해 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우리가 어디 서 있고 어디를 향해 가는지 생각하면서 뛰어가야 한다."


정 전 의장은 국민에게 드리고 싶은 '귀국보고'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동영 "김 의장께 경의 표한다, 돕고 싶다"

정 전 의장은 독일에 있는 동안 국내 신문이나 방송 등을 거의 접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국내소식을 잘 모른다고도 했다. 정 전 의장은 "타고 온 비행기 안에서 신문을 펼쳐 보고 머리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며 각종 정치 현안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언급을 피했다.

앞으로 진로에 대해서 역시 "당에 계신 원로 선배님들을 찾아 뵙고, 또 당 밖의 경륜 있는 어르신들을 뵙고 의견을 구하겠다"고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오는 추석에 고향인 전북 순창에 내려가 조상 묘소에 참배하겠다는 정도만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일체의 정치적 언급은 피하며 '당 결속'을 강조했다. 그는 "기러기가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갈 수 있는 것은 서로를 격려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서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태 의장 체제에도 일단 힘을 실어줬다.

"김 의장을 중심으로 당 지도부가 혼신의 힘으로 당을 추스리고 이끌어 온 것에 경의를 표한다.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 김 의장이 심혈을 기울여 잘 해주셨다. 저도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돕고 싶다. 당의 미래에 도움이 되고 국민의 가슴에서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지원하고 지지할 생각이다."


한편 범여권 통합론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일 정대철 고문이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전·현직 당의장 모임에는 정 전 의장과 김근태 의장 양측 모두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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