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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두산 천지에서
ⓒ 조임식
55세 정년이 가까워 오는 것이 느껴지는 나이. 결혼 28년차에 딸 셋 그리고 외손자 둘. 이것이 내 주위 상황입니다.

아내! 초년의 다소곳하던 모습보다 생활에 찌든 힘겨운 여장부가 되었지만 이젠 자기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병인이 되어 있습니다.

아직 아내의 담담한 목소리엔 힘이 있지만, 혹시나 하여 난 항상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올 6월3일부터 18일까지 중국에 머물면서 중의대에서 병 치료를 하였습니다. 힘겨웠지만 작심하고 백두산 천지에도 올랐습니다.

그곳 천지에서 탈 없이 지내온 지난세월 모두가 그냥 고마워 옆에 있는 아내한테 "당신을 만나서 행복해"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처음으로 한 감정표현일 것입니다.

제 아내는 중추성 요붕증(대뇌에서 항 이뇨 호르몬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 병)이란 희귀한 병으로 잠깐 중국 중의학에 의지하려 왔다 가는 길목입니다. 한마디 말이 힘이 되었으리라 생각은 안하지만 그때 누군가가 찍어준 한 장의 사진이 가슴을 여미네요.

생일 한번 챙기지 못했지만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 천지에 둘이 앉고 보니 이 말은 꼭 해주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만나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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