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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대구시 ‘생활협동조합연합회’ 주최로 경상북도 영천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는 생산농가들이 영천 자양댐 근처 복숭아밭에서‘제1회 복숭아꽃축제’를 열었습니다.

▲ 복숭아 꽃이 지천으로 피었습니다.
ⓒ 정학윤
생산농가측은 거의 영천농민회 소속으로 올바른 먹거리를 생산하자는 취지로 ‘유기농 및 저농약 농산물을 생산하는’ 고집스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었고,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수확농산물을 ‘생활협동조합’을 통하여 공급받는 대구에 근거지를 둔 소비자들이었으니, 사실 ‘축제’라는 말은 과분한 셈이고,그것과는 전혀 느낌이 다른 소박한 공동체놀이와 교감을 하기 위해서 모인 것입니다.

원래 예정된 시간보다는 약간 늦게 행사가 시작되었는데, 먼저 생산농가대표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15일 여의도에서 있었던 ‘한미FTA저지 1차 범국민대회’에 참가하여 토로한 격분이 아직 풀리지 않은 듯했습니다.

“우리가 FTA를 반대하는 이유는 단순히 미국산 칼로스 쌀의 수입을 저지하자는 차원이 아닙니다. 쌀이 수입되면 쌀농사를 짓던 농토는 모두 다른 농산물의 재배에 이용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농산물은 생산과잉으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므로, 종국에는 농촌이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 외에도 현안과 관련한 소회가 있었는데, 한미간 FTA협상으로 인한 농촌의 절박한 현실이나 위기감이 실로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 [시위가 일상화된 농촌1] 복숭아 저장창고 앞에 붙은 FTA협상 반대 포스터
ⓒ 정학윤
▲ [시위가 일상화된 농촌2] 확성기가 장착된 트럭
ⓒ 정학윤
가족나들이 정도로 생각하여 행사에 참가했던 호사로움이 괜히 쑥스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까지 약 150여명 정도가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 순간에도 멋모르고 촐랑거렸고 즐거워보였지만, 어른들의 마음은 착잡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가가 운영됨에 있어서 농촌문제에 대하여 감상적으로만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지만, ‘한미간 FTA협상’의 추진론자들이 이야기하는 ‘협상의 불가피성’이나 ‘대세’라는 것에 당사자들이 이토록 극도의 분노를 표시하고 있는 이상, 아무리 지난하더라도 설득의 과정이 더 필요할 것입니다. 아울러 보다 분명한 대안의 제시나 원점에서의 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시위가 일상화된 농촌3] 트럭에 붙은 스티커
ⓒ 정학윤
이후 각자 싸온 점심을 나눠먹고, 버들피리를 만들어 불거나, 지천으로 핀 복숭아꽃 사이로 이어달리기도 하고, 보물찾기도 하고, 줄다리기도 하였습니다. 아주머니들은 이제 영글기 시작한 달래 등 봄나물을 캐기에 바빴습니다.

▲ 버들피리를 부는 막내 하늘이
ⓒ 정학윤
▲ 아이들에겐 장난감 아닌 것이 없습니다. 대단한 인기였습니다.
ⓒ 정학윤
▲ 둘째와 셋째 녀석의 모습입니다. 셋째는 사진을 찍을 때 좌측에서 뭔가를 발견했는가 봅니다.
ⓒ 정학윤
▲ 짐수레에 아이 둘을 태우고, 입에는 버들피리를 문 아주 천연덕(?)스러운 어떤 어머니입니다.
ⓒ 정학윤
우리 아이들에게, 이처럼 ‘올곧은 농군’이 있어서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해주는 역할을 감당함으로써 먹거리에 신경 쓰지 않고 네가 싶은 일을 할 수 있으니, 그분들에게 항상 감사하거나 사회 속에서 자신이 감당하는 역할이 결코 자신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오늘처럼 복숭아 꽃 사이로 맘껏 뛰어다니며, 흙에 뒹굴고, 힘을 합쳐서 치러낸 공동체놀이에서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그들 나름대로의 정서에 맞는 자각이 있었기를 바랍니다.

▲ 봉숭아 밭에서 하는 줄다리기입니다. 총 3개 조인데 지금 사진 바깥에는 부전승 1조가 지켜보고 있구요.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주 힘든 경기입니다. 그 다음날 온 몸이 욱씬거리게 되어있습니다.
ⓒ 정학윤
▲ 오늘의 하이라이트, 복숭아밭 이어 달리기.
ⓒ 정학윤


생활협동조합이란

생협은 어떤 곳인가요?

▶ 이웃과의 협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려는 사람들의 모임 입니다.
▶ 식품안전, 교육, 육아, 여성, 환경, 농업등 일상 생활문제에 대해 구성원 스스로 대안을 만드는 조직입니다.
▶ 조합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삶과 사회를 개선해 나가는 협동조합운동입니다.

생협의 설립과 운영은?

▶ 공통의 목적을 위해 조합원들이 만든 자발적 경제조직입니다.
▶ 사기업의 설립 목적은 이윤추구이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스스로 이용하기 위해 설립합니다.
▶ 조합원이 낸 출자금은 사업밑천(자본금)이 됩니다.
▶ 의사결정은 출자금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일인일표를 행사하는 민주적인 구조입니다.
▶ 그러므로 조합원은 출자·사업이용·조합운영·조합원 확대에 적극 참여합니다.

조합원 스스로 꾸려가는 조합활동

▶ 생협의 주인인 조합원들은 조합원 총회, 이사회, 운영위원회, 각종 위원회(물품위원회, 식품안전위원회, 홍보위원회, 교육위원회), 마을모임을 통해 조합살림살이를 결정하고 집행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시민들과 함께 식품안전서명운동, 학교급식법 개정운동과 같은 캠페인을 벌이기도 하고, 생산지 견학과 일손돕기 행사를 통해 생산자와 신뢰를 쌓아갑니다. 이 외에도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의 정기강좌,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방학 때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캠프, 알뜰시장 등을 진행합니다.

출처: 참누리 생활협동조합 http://www.icoop.or.kr/sub_home/daegu_en/intro.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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