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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부산에서만 여섯 명의 노숙인들이 거리에서 객사했습니다."

거리에서 사망한 영혼들을 위한 거리 합동위령제가 열린 23일 부산역 광장. 위령제를 준비한 부산역 거리음악가 이호준씨는 "그들이 한을 풀고 좋은 나라로 갔으면 좋겠다"며 노래 <행복의 나라로>를 부르기 시작했다.

사회문화복지단체 '여섯줄 사랑회'의 주최로 2회째를 맞는 이번 위령제도 공연참가자들이 자비를 들인 자발적으로 참여로 치뤄졌다. 객사한 영혼들에게 바치는 헌화(獻花)·헌다(獻茶)를 시작으로 살풀이, 추모시 낭송, 마임, 노래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 부산역 광장에 마련된 제2회 거리 합동위령제.
ⓒ 김수원

▲ '헌다(獻茶)'를 준비하는 이영희씨.
ⓒ 김수원

▲ 행위예술가 김민정씨의 '살풀이'
ⓒ 김수원

▲ 추모시 '폐선', '비둘기'를 낭송하는 시인 전다형씨.
ⓒ 김수원

▲ 지팡이를 짚고 선 노인을 표현하고 있는 대구 거리문화시민연대 이경식씨의 마임공연.
ⓒ 김수원

▲ 포크 밴드 'The 부산'의 노래공연.
ⓒ 김수원

▲ 대구 거리문화시민연대 대표 조성진씨의 끝풀이 마임공연 '나무의 꿈'.
ⓒ 김수원

▲ 노숙 생활 중 사망한 선배 고 송영민 씨에게 술을 따르는 이호준씨.
ⓒ 김수원

▲ 70년대 말 명동 쉘부르 출신의 정통파 포크 가수 고 송영민씨의 신위와 생전에 냈던 곡 '술 한 잔 따라주세요'가 담긴 앨범.
ⓒ 김수원

"사회가 노숙인을 양산하면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위령제 준비한 부산역 거리음악가 이호준씨를 만나

▲ 부산역에서 노숙인들을 도우며 거리 공연을 펼치고 있는 이호준 씨.
ⓒ김수원
"노숙인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 확대, 경기불황 등 우리 사회가 노숙인들을 양산하고 있으면서도 사회는 그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부산에서만 여섯 명의 노숙인들이 거리에서 객사했다. 그들 중 이호준 씨와 매일 함께 얼굴을 마주했던 사람들도 있었다. 부산역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만 2백 여명. 겨울이 되면 그 수가 더 늘어날거라고 이호준씨는 이야기한다.

"그들은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혐오스러운 사람들이 아닙니다. 많은 이들이 일용직 노동자로 살고 있고 잘 곳을 찾아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온 것뿐입니다."

위령제는 2년 전 서울 혜화동 대학로 거리에서 노숙 생활 중 사망한 선배 가수 고 송영민씨의 죽음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고 송영민 선배의 영정은 이번에도 구하지 못했는데, 전국DJ협회의 도움으로 고인이 되기 전 발표했던 음반을 위패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위령제를 통해 거리에서 살면서 외롭게 죽어 간 그 망자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습니다."

이호준씨는 절대 돈을 받고 진행하는 위령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사회문화복지단체 '여섯줄 사랑회'는 부산역 광장에서 통키타 라이브 공연을 통한 불우이웃돕기 캠페인과 가두모금으로 부산역에 상주하고 있는 노숙인과 독거노인을 돕고 있다. / 김수원

덧붙이는 글 | 거리 합동위령제는 참가비용이 없으며 
참가문의는 사무실: 051-463-6808  손전화: 010-3151-6701(이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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