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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마이뉴스>는 나의 이야기를 더 넓은 세상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로 전달해주는 확성기와 메신저역할을 한다. 그동안 내 개인적인 블로그에 머물던 나의 시선과 사상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공개됨으로써 하나의 이슈가 되고 사회변화의 초석이 되기도 했다.

내가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로 등록한 때는 오래전의 일이지만 실제 기사를 기고하고 부글부글 타오르는 하나의 잉걸을 잉태한 것은 일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다. 나의 처녀기사는 “일본 프로그램 표절의혹 이젠 그만”이라는 제목의 내용으로 지상파 방송국들의 가을개편을 앞두고 실시된 프로그램 개편내용에 대한 기사였는데 아직도 조회수 68회의 생나무로 머물러 있다.

첫 기사를 올리고 편집부의 전화연락을 통해 기사의 사실인과 관계의 부정확성 때문에 정식 기사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소식을 받고는 조금 실망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오마이뉴스>와의 인연은 조금 아쉽게 시작됐다. 이후 나는 내가 찾아내야 하는 뉴스의 성격과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됐는데 바로 “내 생활주변 작은 것에 대한 관찰”을 통한 뉴스의 포착이 그것이다. 사실 처음부터 너무 커다란 가치를 가지는 뉴스만을 찾아 헤맸던 것 자체가 시민기자로써의 무모한 도전이었는지도 모른다.

▲ 주간오마이뉴스 112호(2004. 7. 2)에 실린 나의 기사 - 역시 인쇄된 신문에서 읽는 감흥은 또 달랐다. (사진은 PDF)
ⓒ ohmynews
생활 속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흥미로운 소재를 중심으로 기사화하던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직장인들의 점심메뉴 고르기의 힘겨움’과 관련한 기사를 쓰게 됐는데 기사에 첨부한 멍멍탕 일명 보신탕 사진으로 인해 소위 동물 보호론자들로부터 입에 담기도 어려운 욕설과 개고기 식육 반대에 대한 장문의 내용을 기사 아래의 댓글과 쪽지메일로 받아야만 했다. 어떤 이들은 똑같은 내용의 글을 반복해서 올리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어느 유명인사들의 성명서와 논문의 내용을 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처음으로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 활동의 회의를 느끼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많은 의견을 그저 그들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생각하고 거시적인 입장에서 소화하라는 어느 선배 시민기자님의 댓글 한 줄로 위로가 되기도 했다. 그러한 다양한 댓글에 일일이 신경을 쓰고 뉴스기사의 내용을 번복하거나 또는 자신감을 잃는다면 시민기자로써 더 커다란 내용을 이야기 할 수 없다는 충고까지 해주었다.

이러한 경험은 나뿐만이 아닌 많은 시민기자들이 초기에 겪는 일종의 진정한 시민기자가 되기 위한 과정의 하나인 듯 했다.

▲ 일상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바로 그것이 시민기자가 뉴스를 작성하는 기본이 아닌가 생각한다.
ⓒ 이인우
뉴스 기사를 쓰면서 나의 생활패턴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른바 “관찰하기”, “기록하기”, “반대로 생각 해 보기”가 그것이다. 즉 생활주변의 모든 것이 뉴스의 소재가 될 수 있고 나의 불편함 그리고 편리함이 다른 이들에게도 같은 조건이라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그러한 것들을 기사화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게 되었다.

또 스프링 노트와 필기구를 항상 휴대하는 일 역시 시민기자가 된 이후 변화된 습관 중 하나다. 이는 곧 메모의 기술을 익히는 기회가 됐으며 어떠한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수단으로써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와 함께 매우 중요한 필수품이 됐다.

▲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갈월중학교 앞에서 발견한 백로 - 난 아곳의 백로 관련기사로 처음 메인탑에 기사를 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 이인우
뉴스 아이템은 일부러 찾으려하면 찾을수록 꼭꼭 숨는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메인화면의 탑으로 오를만한 소위 특종이 될 만한 뉴스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기만큼이나 힘든 것 같았다. 그렇게 특종에 목말라하던 내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경기도 포천시 한 마을의 백로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이 기사가 꿈에 그리던 메인 톱에 오른 것이다. 이때 처음으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라는 본분을 밝히고 관련기관에 전화를 걸어 담당자들에게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등 나름대로 보도기사로써의 형식을 갖추려고 노력한 것이 메인 톱에 오르는 영광을 안겨준 것 같다.

▲ 여성잡지 부록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한 내 기사를 토대로 후속으로 심층취재되어 MBC '아주특별한 아침'에 소개된 TV화면 모습
ⓒ 이인우
이렇듯 뜻하지 않은 곳에서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들은 가끔 나름대로의 특종성으로 기록되기도 하는데 여성월간지의 부록문제를 다뤘던 “운동화 줄까, 된장 줄까? 아니면 쌀밥?”기사와 관련해서는 MBC의 ‘아주 특별한 아침’에서 나의 기사를 바탕으로 후속 취재로 더욱 상세하게 보도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 기사는 잉걸이었지만 내게만큼은 특종이 아닐 수 없었다.

내가 제기한 잡지의 부록에 대한 문제를 방송에서 인용하고 더욱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 해 줬으니 말이다.

나의 기사를 읽고 텔레비전 방송의 소재로 활용한 예는 또 있다. 내가 활동하는 한 동호회 회원들과의 모임에서 우연히 화재가 된 <전기밥솥>과 관련한 기사 “누가 '밥통'을 멍청이라 하는가?”가 그것이다. 기사의 내용은 전기밥솥이 단순히 밥을 짓고 보온하는 기능만을 가진 것이 아닌 이외에도 이용가치가 무궁 무궁하다는 예찬론자들의 이야기로 이 기사와 관련해서는 SBS 아침프로그램에 작은 꼭지로 동호회 회원들이 직접출연해서 전기밥솥의 다양한 이용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 장애인홈페이지의 문제점 제기와 관련한 뉴스기사로 KBS 제 3라디오 <함께하는 세상만들기> 프로그램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사진은 해당 홈페이지의 화면)
ⓒ KBS
그리고 또 지난 17일에 오전에는 KBS 제 3라디오(주파수 AM 639 Khz) <함께하는 세상 만들기>라는 장애인 관련 프로그램과 약 8분간에 걸쳐 전화 인터뷰를 하는 영광 아닌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 역시 얼마 전 <오마이뉴스>를 통해 기고했던 “장애인용 홈페이지 그때그때 달라요?”의 기사 내용을 해당 프로그램의 구성작가가 읽고는 내게 메일로 인터뷰 요청을 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관련내용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라 일반 시민기자이기 때문에 정중히 거절을 했는데 다음날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다시 한 번 인터뷰를 요청하는 바람에 장애인들의 정보접근성에 대한 문제제기 차원에서 흔쾌히 라디오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이러한 사례에서처럼 그저 나의 생각이 나만의 블로그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토록 다양한 미디어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며 나와 의견이 조금 다른 사람들과의 불필요한 오해의 감정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같은 일상의 변화들은 나를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 확인시켜주는 기회였으며 내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능력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내게 사물과 사회현상에 대한 사고의 영역을 확장시켜줬으며 개인 블로그를 찾아오는 네티즌 이외에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해 주는 메신저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내 작은 개인의 목소리를 크고 올바르게 사이버세상의 시민들에게 울려주는 확성기의 역할을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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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조선중후기 시대사를 관심있어하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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