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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녀석이 유치원에서 만든 <우주>
ⓒ 박소영
모든 사물이 궁금한 아이들이 집에 있는 지구본을 공으로만 생각하지 않을 나이가 되면, 우주와 우주선을 그리기도 한다.

내가 우주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된 계기는 '우주소년 아톰'이라는 만화를 통해서였다. 요즘 아이들도 우리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상품화된 아톰 캐릭터를 딴 과자와 인형, 신발 등을 통해 '우주'에 관심을 갖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단박에 마음에 드는 책 알아보기

아이의 호기심을 채워주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해 이것저것 찾던 중에 '단박에'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다.

'나 어릴 때는 왜 이런 책이 없었을까? 진작에 이런 책을 읽었더라면 지구과학 시간이 그렇게 지겹지는 않았을 텐데….' 요즘 아이들에 대한 부러움을 한껏 느끼며 책을 펼쳤다.

▲ 책 표지
ⓒ 서울문화사
이 책은 아들 녀석보다는 오히려 내게 큰 도움이 됐다. '초등학생이 정말 알아야 할 기초 자연과학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지만, 성인의 기본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을 듯싶다.

'캄캄한 우주에 버려진 막내 행성'은 명왕성을, '밤 하늘에 펼쳐진 신비한 동물원'은 별자리 이야기를 '우주에 세워진 별들의 도시'는 은하를 일컫는다. 단락마다 사용된 매우 서정적인 제목들이 아기자기하게 다가온다.

피아노 곡을 감상하다 피아노 건반 한 음 한 음이 내 마음의 악보에 새겨지는 느낌도 준다.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인 지구에서 살고 있는 나, 이제 망원경을 준비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밤 하늘을 보며 별자리를 찾는 상상을 해본다.

아, 즐겁다! 하지만 오염된 도시 하늘에서 별을 찾는 일은 쉽지 않겠지. 그 옛날 별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떨어져 비처럼 내리던 별똥별은 꿈에나 볼 수 있을 테고…. 아무튼 동심이 되어 지구라는 별이 언제까지나 반짝이기를 빌어본다. 행복하다.

▲ 본문 속의 재미있는 그림과 제목들
ⓒ 김미경
생활 과학자 되기

잠시도 쉬지 않고 묻는 아이들의 질문에 어른인 내가 답을 할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령 손에 힘이 생겨 뭐든 잘 던지는 나이가 되면 '다른 건 던지지 말고 장난감은 던져도 된다'고 말해준다. 재질이 플라스틱이라는 걸 설명하고 나면 아이는 발음도 어려운 '플라스틱'을 어떻게 익혀 그 형성과정을 묻는다. 엄마인 나는 궁여지책으로 답을 말하지만 사실 확신이 없다.

이렇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과학 분야는 다른 엄마들도 바르고 구체적인 답을 아이에게 알려주기가 쉽지 않지 싶다.

▲ <과학자와 놀자!>표지
ⓒ 창작과 비평사
일상에서 사물을 보다 세심하고 독특하게 바라본 이들, 그들을 우리는 과학자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나는 과학자들을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 그래서 추가한 메뉴가 <과학자와 놀자!>다. 탈레스부터 아인슈타인까지, 과학자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친구가 들려 주는 듯 속삭이고 있다.

이 책 또한 초등학생들을 위한 어린이 교양도서이다. 페이지마다 실린 그림들과 함께 과학자들의 관심 분야를 요리조리 들여다볼 수 있어 참 재미있다. 특히 과학자라는 칭호와 무관해 보이는 옛 조상들의 이름을 만나는 별미도 있다.

가장 인상적인 과학자, 패러데이. 그는 짧은 배움 때문에 1만2000번의 실험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몰랐기 때문에 이론적인 증명이 불가능 했다. 하지만 50년의 나이를 뛰어넘는 맥스웰과의 우정으로 자신의 이론을 정립하게 되었다. 말 그대로 위대한 우정의 승리다.

끝으로 덤으로 얻은 깨달음 하나를 소개한다.

'과학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에서 사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야 한다. 사물과 사물의 관계와 반응은 곧 이 세상을 이루는 내용이며 형식이다. 그러한 관심을 풀어 주는 일은 세상에 대한 애정과도 연계된다.'

과학을 놀이로 즐기고픈 사람들에게 우리 아이들과 전혀 다를 바 없는 과학자들과 함께 노는 법을 배워 보길 권한다.

아인슈타인 박사님이 재미있게 들려주는 무럭무럭 자라는 우주 이야기

장수하늘소 엮음, 서울문화사(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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