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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김근태·유인태·박근혜·남경필·김덕룡...

다른 정당 또는 같은 정당 내에서도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들에게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미니홈피’. 이들은 공식적인 홈페이지 외에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싸이질’을 하거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등 온라인을 새로운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2002년 대선과 2004년 4·15 총선이 ‘넷심’으로 판가름 났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듯하다.

쇄도하는 네티즌들의 비판·격려글... ‘홈페이지 정치’ 본격화

▲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미니홈피에 올려진 사진. 제목은 '행복한 할아버지'
특히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 중 한명인 김근태 복지부 장관이 최근 ‘국민연금 증시 투입 비판’ 글을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여권 안팎의 파문을 불러일으켜 홈페이지 정치의 파급력을 과시했다.

김 장관은 지난 19일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게재한 ‘국민연금 사용처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을 통해 국민연금을 ‘한국형 뉴딜’ 정책과 토종기업 경영권 방어 등에 사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정면으로 비판, 논란이 일었다.

그러자 김 장관은 다시 자신의 홈페이지(www.gtcamp.or.kr)에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올려 사태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자청하거나 보도자료를 뿌리던 과거 정치인들의 행태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네티즌의 즉각적인 반응도 뒤따랐다. ID가 ‘리죠이스’인 네티즌은 “항상 뒷북을 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고, ID가 ‘^-^’인 네티즌은 “대통령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것보다 옳지 않은 것을 충성을 다해 바로잡아 드리는 것이 진정한 충성입니다”라고 격려했다.

김근태 장관은 미니홈피(cyworld.nate.com/gtcamp)도 운영하고 있다. 김 장관이 온라인상에서 맺은 ‘일촌(온라인 이웃)’만 100여명에 이른다. 미니홈피 선물함에는 음악과 배경화면 등 네티즌들로부터 받은 선물로 가득하다. 김 장관은 최근 다이어리에서 노숙자들과 만난 소회와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어제는 수능시험 치는 날인데도 제법 따뜻했다.… 날씨 타령을 여기서 하고 있는 것은 사실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고, 매서운 추위가 닥쳐올 텐데, 노숙인들이 증가하고 있고, 어제는 그런 노숙인들의 현장을 직접 느끼기 위해 서울역에 나가는 날이었다. … 자유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건강을 지켜주고 소외감을 극복하게 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가슴이 답답하다.”
--2004.11.19


▲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의 미니홈피에 올려진 사진. 사진 제목은 '우리집 보물'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온라인상에서 ‘이부영 속으로’라는 팬클럽 까페(cafe.daum.net/supportlee)와 ‘희망의 정치로 가는 길’이라는 미니홈피(cyworld.nate.com/peace_lby)를 가지고 있다.

가수 양희은의 '거치른 들판에 푸르른 솔잎처럼’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한 이 의장은 미니홈피를 통해 "개구쟁이 첫째 외손자와 함께, 우리 손자 머리스타일 어떻습니까? ㅋㅋ 멋있죠?” 라며 '할아버지'로서의 삶을 공개하기도 했다.

방명록에는 "처음 열린우리당을 지지 할 때는 개혁을 하라고 여당으로 만들어 주지 않았나, 처음 생각대로 밀고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최근 이 의장의 “산이 높으면 돌아가야 한다”는 개혁 우회론을 비판하는 네티즌(ID 이제헌)의 글이 올라와 있어 눈길을 모은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면서 ‘엽기수석’이라는 별명이 붙은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도 공식 홈페이지 외에 미니홈피(cyworld.nate.com/yit)를 운영중이다.

“저 강물을 따라 비상하는 해오라기 한 쌍 처럼 우리는 물안개 사이 나무처럼 서고 싶다. … 새벽강 맑게 흐르는 평지리의 아내처럼”이라는 소개글이 눈에 띈다. 유 의원은 이밖에도 지난 총선 때 유 의원을 도왔던 사람들이 만든 ‘엽기사모(엽기수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온라인 까페(cafe.daum.net/yoointaelove)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다이어리’에 여당에 보내는 메시지 담기도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미니홈피에 올려진 사진. 제목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지며'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미니홈피(cyworld.nate.com/ghism) 는 방문자수가 2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오래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박 대표는 최근 사진첩에 '동생의 예비 신부, 부모님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며, 동생에게 그 동안의 모든 아픔을 잊어버리고 아름다운 출발이 되길 바라면서'라는 글과 함께 동생 지만씨와 예비신부가 찍은 사진을 실었다.

박 대표는 바쁜 일정 탓에 주로 밤과 새벽에 글을 올리는 '올빼미 싸이족’이다. '다이어리’에는 일기의 형식을 빌어 여당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을 없애는 일로 자기 자신을 찾으려고 한다면 그것은 어리석고 부질없는 일일 것이다. 진실과 정의는 살아있고 언제 어디서든지 이길 것이다. ”
--2004.11.09


박 대표와는 달리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싸이질’을 한다는 것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의 미니홈피(cyworld.nate.com/kdr21)게시판에는 주로 각종 패러디가 등장한다.

주인공이 기차길 위에서 손을 벌리며 ‘나 돌아갈래’를 외치는 영화 ‘박하사탕’을 패러디해 “DR사탕…개혁정치 하고 싶다”는 사진을 올려놓았고, “청년여러분 취업할 수 없다는 편견을 버려요”라며 개그맨의 유행어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의 미니홈피에 올려진 사진. 제목은 '장금이와 함께'(왼쪽은 탤런트 이영애씨)
열린우리당과 원내 협상의 최전선에 서 있는 남경필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경필이의 조그마한 쉼터’라는 미니홈피(cyworld.nate.com/npil2580) 와 블로그(blog.naver.com/npil2580.do)를 운영중이다.

‘다이어리’에는 “많은 쪽지의 물음 중 하나가 이거 제가 직접 하냐는 물음입니다. 물론 저 남경필이 직접 합니다. 보좌진이 해준다면 새벽 1시 넘어서까지 자기 집에서 이러고 있진 않겠죠? ^^;”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남 부대표는 네티즌들이 방명록에 올린 글에 자신이 직접 답글을 단다고 한다. 사진첩에는 ‘장금이와 함께’라며 탤런트 이영애씨와 촬영 현장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젊은 네티즌 여론과 멀어지지 않으려고”

김덕룡 의원실의 유휘상 비서관은 “홈페이지 운영은 젊은층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의미가 크다”면서 “온라인 상에서 이미지 관리에 관심이 높아 오래 전부터 해왔다”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실의 경윤호 보좌관도 “의원이 직접 하기도 하지만 보좌관과 비서관이 도와주기도 한다”면서 “젊은 네티즌들과 정치적 교감을 통해 여론과 멀어지지 않으려고 온라인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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