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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님과 바리, 그리고 백호는 그 죽어버린 나무들이 가득한 곳을 빠져나와 울창한 숲 속으로 다시 들어왔습니다.

바리가 보기에 그 숲 속의 나무들도 조금씩 누렇게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들어온 것을 아는지 나무님들이 서로 인사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성주님.”

“안녕하세요, 바리님.”

성주님이 그 나무들을 둘러보시더니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백두산의 나무들도 시들기 시작하겠구나…..”

백호가 물었습니다.

“백두산의 나무들의 시들기 시작하다니요?”

“저기를 보렴, 저곳은 백두산 나무들의 영혼이 사는 곳이거든.”

성주님이 손으로 가리키는 곳엔 키 큰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그 나무들의 꼭대기에 자라고 있는 나뭇잎들이 전부 누렇게 물들어가고 있었습니다. 바리가 말했습니다.

“저곳은… 백두산 산신님이 사시는 곳이잖아요….”

주변에 있는 나무들이 말했습니다.

“지리산에 물길이 마르고부터는 백두대간에 흐르고 있는 물줄기가 점점 더 마르고 있는거에요.”

“이제 이 땅의 나무들이 저렇게 금방 시들어버리고 말거에요.”

가슴이 아프신지 성주님은 밝게 빛나는 솔씨를 손에 들고 가만히 계시기만 했습니다. 그것을 본 바리가 물었습니다 .

“성주님, 그 솔씨는 언제 심으실거에요?”

성주님이 물었습니다.

“이 솔씨 심는 것을 보고 싶으냐?”

“예. 그 나무의 영혼이 잘 자라는지 보고 싶어요. 그래야 저 백두산에서 새로운 나무가 자라고 이미 누렇게 되어버린 민둥산에서 새로운 소나무가 자라지요.”

성주님은 가만히 솔씨를 들여다보면서 말했습니다.

“이 솔씨는 이 숲 끝트막에 하나씩 심는다. 그런데 보다시피 이렇게 숲에 사는 나무의 영혼들이 조금씩 숨을 잃어가고 있지 않니?”

바리가 보기에도 그랬습니다.

백두산의 나무들마저 조금씩 시들어가기 시작했다니….. 이렇게 조금씩 지나면 바리와 백호가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저 키 큰 나무님들과 꽃님들까지도 저렇게 누렇게 시들어버릴지도 모릅니다.

나무님들은 그런 바리의 고민을 다 알고 있었겠지만, 그 누구도 슬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면 나무님들과 꽃님들은 바리가 모르는 다른 식으로 슬픔을 표현하는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슬프면 눈물을 흘리지만, 눈이 없는 저 나무들은 슬프면 어디에서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일까요.

바리가 말했습니다.

“성주님, 저 나무님들과 꽃님들을 이제 어쩌면 좋아요? 저 솔씨는 이제 더이상 심을 곳이 없는 건가요? ”

그때까지 가만히 앉아만 있던 백호가 입을 열었습니다.

“전부 호종단이 물길을 돌려놓았기 때문이야.”

나무님이 대답했습니다.

“우리들은 인간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서 물을 먹고 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저희는 그 물길과 같이 흐르는 기를 받아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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