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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지난 1일 시작해 7월 한 달간 진행되는 '희망 업(UP) 캠페인'이 보름째를 맞았다.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이 주최하는 희망 업 캠페인은 참여자가 직접 최저생계비로 한달을 살아봄으로써 최저생계비의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그 현실성을 확인해 보고자 진행되고 있다.

참여자는 직접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한 달을 사는 오프라인 한달체험단, 집에서 최저생계비로 생활하는 온라인체험단, 단기간씩 체험자가 교체되며 한 달을 이어가는 릴레이체험단으로 나뉜다.

11명의 한달체험단 참여자들은 인터넷 카페에 가계부를 공개하게 되는데 보름째인 이날 이미 일인기준 36만 8226원, 2인기준 60만 9842원 등 최저생계비의 반 이상을 지출했다. 한달체험 참여자 효임씨는 인터넷 카페(http://cafe.naver.com/hopeup.cafe) 현장체험 생중계 란에 "결국 양념돼지고기를 사고야 말았죠. 으앗… 너무 먹고 싶더라고요. 게다가 나오는 길에 모밀을 사먹었어요. 2500원에 싸게 팔더라고요. 본의 아니게 정말 오랜만에 외식다운 외식을 했답니다. …(중략)… 쇼핑을 하는 바람에 돈이 많이 나간 것 같아요. 에구… 영화도 한번 보러 가려고 했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할머니가 마을버스 타고 가자고 했는데 갑자기 돈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걸어갔어요. …”라는 글을 남겼다. 또한 온라인 참여자는 ‘지갑에 돈 잡아먹는 귀신이 있는 듯’이라는 제목의 체험기를 남기기도 했다.

이 행사는 최저생계비 체험 뿐 아니라 법률정보가 부족한 빈민들의 피해 예방을 위한 무료법률상담, 장마대비 집수리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일(화)에는 삼계탕과 수박 등을 함께 먹으며 지역주민간의 훈훈한 정을 나눌 수 있도록 복날 복 나누기 잔치가 마련될 예정이다. 또한 오늘 24일(토)에는 두 번째 거리캠페인도 진행할 예정이다.

최저생계비는 어떤 한 가구가 최소한의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비용을 뜻한다. 최저생계비는 기초보장법에 따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장관이 매년 12월 1일 다음 해의 최저생계비를 공표하도록 되어 있다. 실계측은 5년마다 이뤄지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최근 계측주기를 3년마다로 개정) 올해 두 번째로 실계측이 이뤄지게 된다.

그 동안 물가가 많이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최저생계비는 그에 비례한 인상은커녕 그 인상폭이 상당히 제한되었다. 현재 우리나라 최저생계비는 OECD 가입국가 중 가장 낮은데다 평균 국민소득의 1/3 수준에 밖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현대 사회 문화와 괴리되어 핸드폰 요금, 담배 값, 컴퓨터 관련 비용 등이 반영되지 않은 361개 품목만이 최저생계비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불황에도 불구하고 수급자는 오히려 줄어 이러한 최저생계비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빈곤가구가 늘어났다. 그 이유는 가구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라도 부양의무자가 있으면 부양비가 소득으로 처리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병들어 생계 수단이 없는 노부부라도 150만원 정도의 소득이 있는 아들을 두었다면, 그 아들과 연락이 끊겼거나 부양비를 받지 못하더라도 수급자로 해석되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장애인이나 노인, 아동이 있는 가구의 경우는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월 15만원 이상의 생활비가 더 드는데도 불구하고, 장애수당 6만원, 경로연금 3만5천원~5만원만을 더 지급받을 뿐 가구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지 않다.

'아홉 분의 체험일기를 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나장식)’, ‘항상 와서 글 보고 느끼고 갑니다(알바쟁이)’ 등 소외되기 쉬운 빈곤문제를 체험을 통해 공론화 하는 과정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공유 인터넷카페를 통해 개인의 의견을 밝혔다.

이렇게 시민들의 관심을 얻고 있는 최저생계비로 한달나기 캠페인에 대해 하월곡동 사무실 전은경 간사는 “이 행사를 통해 최저생계비에 대해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문제인식을 공유, 여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최저생계비 인상 및 합리적 설정 등 정책결정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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