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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사실은'의 신강균 앵커
ⓒ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탄핵 정국, 갑자기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된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매주 금요일 밤 11시 MBC에서 방영하는 시사 프로그램,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하 <사실은>)이 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3월 19일 탄핵 정국 관련,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편파 보도 의혹을 제기하자 그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공격적으로 대응해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3월 26일 방송에서 방송인 송만기씨의 영부인 권양숙씨 비하 발언이 방송되고, 이어서 발언이 왜곡됐다며 편집 논란이 제기되자 <사실은>은 2일 방송에서 문제가 된 사안의 촬영 원본을 공개했다. 1일 녹화를 마친 프로그램 관련자는 "프로그램 닫아도 좋다는 비장한 심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은 지난 1일 녹화 이후, 신강균 앵커, 김병훈 부장, 박경덕 책임작가 등과 만나 얘기를 나눴다.(공동으로 답변한 부분이 많아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답변자를 따로 정리하지 않았다.- 기자 주)

- 4월 2일 방송에서 촬영 원본을 공개했는데.
"사실 비장한 마음이었다. (기자의 취재 수첩을 가리키며) 이걸 완전히 보여 주는 것과 같지 않겠나? 솔직히 원본을 공개하는 건 다 벗는 것과 같다. 다 벗고 어떻게 싸우겠냐고 한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 프로가 추구하는 것은 '우리만이 사실이다'라는 것도 아니고, '우리를 선의로 해석해 달라'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에게 유리하겠는지 술수를 부리고 싶지 않았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지도 모르고, 공개하는 게 우리한테 불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혹 제기를 받고 있는 이상 그냥 모른 척 넘어가는 것은 우리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도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어떤 '데미지'(손해)가 오더라도 감수, 수용할 생각이다. 시청자들의 판단을 받아들이겠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영광(?)이 바랠까봐 걱정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무의미하다. 우리는 그걸 얻기 위해 방송을 만드는 것은 아니니까."

(박경덕 작가) "한 마디로, 우리는 '사실을' 원하는 거다."

"시청자들이 원하던 것을 겁 없이 전달한 것이 인기 원인"

▲ 신강균 앵커 및 제작진들
ⓒ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 요새 프로그램의 인기를 실감하는지.
"오히려 우리가 더 궁금하다. 정말 인기가 있나?"

- 탄핵 관련 방송(3월 19일 방송, 탄핵을 전후한 언론의 보도 태도의 문제점을 지적)이 나간 다음 날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방송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도 있고, 녹화된 동영상 파일을 찾는 네티즌들도 많다.
"그렇다면 (기자는) 왜 우리 방송이 인기가 있다고 생각하나?"

- 시청자들이 원하던 말을 속시원하게 들을 수 있었다는 평이 많다. 직설적인 논조 등.
"우리도 그렇게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하고 싶었던 말, 그리고 평소에 하는 말들, 쉽게 말해 술집에서 우리끼리 말하는 정치 이야기가 TV공중파에서 이야기되고 있으니까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일부러 그런 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 생각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겁 없이 전달했을 뿐이다. 욕심 없이 추구한 것이, 국민의 의도에 딱 맞게 떨어진 것뿐이다."

"잘못된 뉴스를 바로잡고, 부족한 뉴스를 채워 주고, 없는 뉴스를 찾아주는 서비스”

- 방송을 보면, 언론이 사회 개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무가 강조된다.
"맞다.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그거다. 기자라는 것이 무언가? 시청자들이 기자들에게 원하는 것은 쉽게 말해 '내 대신에 제대로 잘 봐달라, 그래서 전달해 달라'가 아니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마땅히 기자라면 사회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사실 따지고 보면 세상 어느 문제도 언론이 관여하지 않은 것은 없다. 연결 고리가 언론이다."

(김병훈 부장) "기획회의 때 주제를 다루면서 언론 이야기가 빠지면, 내가 화를 낸다. 우리가 해야할 일을 잊으면 안 된다고."

-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뉴스서비스 사실은...>이라는 이름도 특이한데.
"잘못된 뉴스는 바로잡고, 부족한 뉴스는 채워주고, 없는 뉴스는 직접 찾아주고, 예전에 보도해 놓고 잊고 있는 게 있으면 다시 지적하고. 그런 '뉴스서비스'가 우리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이다.

뉴스의 수용자가 단순한 수용자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수용자가 아니라 소비자이다. 그래서 뉴스의 소비자로서 뉴스에 대한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 하는 것이다.

'사실은...'이라는 이름은, '사실은 이렇습니다' '사실은 이것입니다'는 내용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사실은...'이 되었다. 뒤에 말줄임표가 함축적인 의미로 압축되었다. 그리고 우리만이 사실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나. 그런 면에서 겸손한 표현이라고도 볼 수 있다."

- 특히 언론의 보도 행태나 기성 언론에 가해지는 비판이 날카롭다.
"우리가 하는 일을, 우리끼리 '기자질'이라고 한다. 여기 사람들은 17년, 20년 된 경력을 가진 기자들이다. 때문에 왜곡이 일어나는 과정을 너무 잘 안다. 따지고 보면 우리는 '내부고발자'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프로그램이 소위 '조중동'을 공격하기 위해 생긴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하지만 여론에서 공론의 장을 흐리는데 조중동이 앞장서니까 우리와는 첨예한 대립이 있는 것일 뿐이지, 일부러 그 사람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조중동은, 음식에 비유하자면 너무 화학 조미료를 많이 가미한 음식들이다. 독자들이 혹할 수 있도록 기사를 과장하고, 급기야 사실을 호도하기도 한다. 이런 음식을 독자들이 먹으면 맛은 있을지 몰라도 건강에는 좋지 않다."

(박경덕 작가) "방송은 곧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게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행복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사람이라면 행복해야 한다는 바로 그 가치다. 예를 들면, 물에 뜬다면 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세력들은 요트 이상의 배만 배고 그 이하는 배가 아니라고 한다. 우린 그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는 물에 뜨면 다 배 아닌가?"

- 얼마 전, 진중권씨가 공개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비판했는데.
"진중권씨가 마치 우리가 특정 정치 집단의 이익을 위하는 것처럼 운운했는데, 진중권씨야말로 우리 방송이 그런 정치 집단의 이해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걸 가장 잘 알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런다. 나중에 어떤 사람들이 집권하게 되더라도 지켜 보라고. 열린우리당이 집권했을 때 열린우리당의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때 가면 알게 될 것이다."

- 방송이 선동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모든 언론 행위는 궤변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그 언론 행위를 대중이 이해해 주느냐, 즉 대중의 뜻을 제대로 읽었느냐 아니냐이다. 우리는 '이것이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라는 확신만 있으면 나이브하게, 겁 없이 접근할 뿐이다.

중립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의도적 중립, 기계적 중립은 이미 중립이 아니다. 달리는 기차 안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앞으로 가게 되어 있는 것이고, 올라가고 있는 에스컬레이터는 위로 계속 올라간다."

"압력은 있다. 시청자들의 의견이 가장 큰 압력”

▲ 신강균 앵커(왼쪽)
ⓒ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 방송을 제작하는데 압력은 없나.
"왜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외압은 없다. 5공 시절에는 보도지침이 있었고, 방송국에 상주하는 기관원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탄압은 사실 사라진 지 오래다. 물론, 방송을 하다 보면 전화도 올 수 있고 말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 자체가 압력이라기보다는, 방송 제작자가 스스로 그런 말들을 듣고 주저하게 될 때 그것이 바로 압력이 되는 것이다. 권력을 추구하고 그런 사람들에게는 압력이 되겠지."

(김병훈 부장) "내 인사 고과가 안 좋을 수는 있다(웃음). 하지만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압력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지금 방송국은 국장이라고 해서 아랫사람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또 만약 누군가 방송에 불만을 갖고 부당하게 뭐라고 한다면, 싸우면 된다(웃음)."

(박경덕 작가) "사실, 압력이 없지는 않다. 바로 게시판이다. 독자의 글들, 그 게시판까지 찾아와서 글을 남겨주는 사람들의 의견, 시청자들의 생각이 우리에게는 압력이 된다. 물론 '알바'의 글은 말고(웃음)."

확고하고 직설적인 논조. 거리낌없는 표현. <사실은>을 설명할 수 있는 말들이다. 언론과 사회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제작진들은 프로그램만큼이나 직설적이고 자유로웠다.

그런 그들은 "요새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언론 환경이 너무 좋아졌다. 다루고 싶은 것을 마음껏 다룰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이다.

인터뷰 자리에 동석했던 문화일보(< AM7 >)의 한 기자도 부러움을 표했다.

"솔직히 그런 점이 방송을 보면서 많이 걸렸다. 나도 똑같이 생각하는데, 나는 왜 그렇게 못 다뤘을까 라고 생각하게 된다. 부럽다."

제작진은 "중요한 것은 우리의 확신과 시청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말한다.

"요새는 기자질이 정말 행복하다"는 기자들. 이후 그들의 '기자질'과 그에 따라 밝혀지고 채워질 '사실'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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