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박성흥 옹(오른쪽)은 부인 이상희 여사의 간병을 받으며 덕산 자택에서 지내고 있다.
ⓒ 장선애
충남 예산의 향토사학자 박성흥(88)옹이 30년 한결같은 연구결과를 책으로 묶어냈다.

‘내포지방의 고대사와 홍주 주류성과 당진 백촌강 연구’라는 긴 이름의 이 책은 190쪽에 이르는 분량으로 박옹이 쉼없이 연구해온 내포지방 고대사에 관한 상세한 보고서다.

책은 ▲내포지방의 고대문화 ▲진번과 진번군 문제 ▲진번국의 위치 ▲목지국고 ▲제학설에 대한 검토 ▲삽교지명고-언음적인 고찰 ▲내포지방과 고대일본 ▲결어로 나뉘어 있다.

박옹은 논란이 되어온 주류성의 위치문제에 대해 “20년전까지 한산설과 변산반도설만이 나와 있었으나 김정호 선생이 대동지지에서 내린 ‘홍주설’을 스스로 검토해 보고, 답사한 뒤 역사적인 확신에 이르렀다”고 설명한 뒤 주류학계에서 기존 부안설과 서천설 이외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데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박옹의 이같은 주장은 학계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자들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내 논리가 가장 정확하다. 수차례 답사를 통해 관련유물을 확인했다. 다만 홍주주류성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질 경우 예산을 비롯한 내포권 일대에 일본인 관광객 증가 등 부대효과로 이어질텐데 예산군에서 너무 무심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옹은 책의 맺는 말을 통해 “앞으로의 한-일관계는 홍주주류성의 확인과 당진군 고대면 대촌리의 일본원군 전몰자의 무덤 확인 등으로 뜻있는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이나 선량한 양국민 사이에 새로운 전기를 이룩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재 수족마비 증세와 노환으로 투병중인 박옹은 부인 이상희(79) 여사와 덕산 자택에 기거하고 있다.

이 책은 그동안 박옹이 여러 학술발표회와 출판물을 통해 주장하고 기고해온 내용을 차남 태신씨와 함께 엮은 것이다. 부인 이씨는 “환갑무렵부터 그 고생을 하며 답사하고 연구하시더니 병을 얻고 말았다. 어느 해던가, 한겨울에 답사를 갔다가 오셔서는 얼굴이 얼고 돌아가서 한참을 고생하시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풍채 좋고 청년같이 카랑카랑 하던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신체 일부에 마비증상이 생기면서 나타난 심한 손떨림 때문에 글쓰기가 어려운데다 그렇게 좋아하던 책읽기도 “돋보기가 맞지 않아”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제 노학자는 평생의 연구성과를 후세들에게 남겨주고 조용한 칩거에 들어갔다.

공주대학교 윤용혁(한국사, 백제문화연구원장) 교수는 “박 선생님 같이 지역에서 끊임없이 연구하는 향토사학자들의 노력에 경외심을 느낀다”며 “이번 책자 발간이 예산을 비롯한 내포지역사 연구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대사 연구에 대단히 귀중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