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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색장미를 이용해 특수기술로 만든 푸른색 장미
ⓒ 성종환
요즈음 색상의 선호도가 점차 푸른색 쪽으로 기울고 있음은 세계적 추세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많은 가정용품 가운데서 푸른색이 많아짐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푸른색 바람이 여기저기서 불고 있음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일부에서는 세계적 경기가 나빠지고 있어 차분한 감정을 보이는 푸른색을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복합적이라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푸른색은 사람에게 어딘지 모르게 신비함을 자아내게 한다.

근래의 푸른색 유행은 '고급스럽고 품위가 있어 보인다'라는 측면에서 선호되는 점이 특징이다. 고급 화장품이나 양주병의 색상만 보더라도 푸른색이 많다. 명품의 조건에 들어가는 색상이 푸른색인 셈이다.

이와 같은 현상적 흐름에 발맞추어 얼마전 농촌진흥청에서는 '푸른색 장미'를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다 보니 지난 5월 19일 '성년의날'에 올해에 성년이 되는 여자 친구에게 특별한 선물로 푸른색 장미를 주고 싶으니 구입 요령을 알려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날아들기도 하였다.

푸른색 장미 - 누가 구경하였는가? 장미는 흰색, 붉은색, 검정색, 노랑색, 분홍색 등 매우 다양하지만, 유독 푸른색 장미만은 아직 없다. 즉 진정한 의미의 자연 색상인 푸른색 장미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 장미의 육종기술이 상당히 발전하였으나 지금까지 푸른색 장미는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을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장미를 육종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숙제이자 도전의 대상이다.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에서 개발한 '푸른색 장미' 기술은 기존의 흰색 장미를 푸른색으로 만드는 염색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푸른 색상을 선호하는 시대적 요구에 맞춘 발상의 전환으로 흰색 장미를 푸른색으로 염색해 장미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수단으로 염색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환타지아'란 염색액을 푼 물 속에 흰색 장미를 잘라 담구어 두면 장미가 염색액을 빨아들이면서 차츰 푸른색으로 변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염색액의 농도나 담구어 두는 시간 등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푸른색이 발현되는 장미를 만드는 원리이다.

물론 흰색 장미의 종류에 따라 푸른색의 발현 정도에 차이가 나기 마련이다. 기술적으로는 염색액의 온도를 섭씨 2도 정도에 담그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있으나, 소득이 되므로 시범농가에 보급하고 있으며 발빠른 꽃집에서도 이용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인위적이라 큰 의미가 없다고 딴지를 걸기도 하지만, 푸른색 장미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훌륭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푸른색 장미의 육종과 병행하여 현실적 대안으로 염색법을 창안한 것은 훌륭한 발상의 전환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서인도제도 즉 오늘날의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하고 돌아 온 콜럼브스에게 아무나 할 수 있는 별 것 아닌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딴지를 걸었다. 그때 콜럼브스가 날계란을 탁자 위에 올려 놓고서 세워 보라고 제안하였으나 아무도 해내지 못하였다. 콜럼브스가 계란 밑둥을 깨고 세워 보였다. 그러자 모두가 그렇게 하면 나도 하겠다는 식이었을 때, 서인도제도의 발견도 그러하다고 콜럼브스가 얘기하였다.

남이 한 일을 평가하고 딴지를 걸기나 뒤따라 하기는 쉽다. 그러나 아무리 쉬운 일도 처음으로 발상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것을 갈파하며 딴지를 거는 사람들을 질타한 얘기이다.

예나 지금이나 동서를 막론하고 사람의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세상살이가 다 그러하다고 치더라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영역을 창출한 다른 사람의 공적을 인정하는 자세가 더욱 필요함을 느끼는 요즈음이다.

하찮은 발상이라도 미쳐 내가 먼저 찾지 못하였다면 존경하자는 말이다. 별 것 아닌 걸로 치부하거나 딴지를 건다면 조직이나 사회의 발전은 요원하다. 기존에 생성된 사안에 대한 비판은 한발짝 뒤로 물러나 음미하고 난 뒤 평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여긴다.

최근 신문마다 국가의 위기관리 능력이 화두가 되고 있다. 여기 저기에 문제가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원인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너무 아집적으로 자신이 세워둔 인식의 틀을 고집하기에 생기는 요인도 있으리라 여긴다.

어떤 사안이 작거나 크거나 상관없이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면 때로는 돌아가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생각의 각도를 달리 할 때 훌륭한 변화를 이룬 일은 우리들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즉 발상의 전환은 현실의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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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다양성을 인정 할 수 있는 연륜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믿고 싶습니다. 나와 너의 다름을 인정할 때 서로간에 존중과 협력이 가능하리라 여깁니다. 세계의 평화로운 공존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폭이 넓어질수록 가능하리라 여깁니다. 그 일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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