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지난달 30일 전주이씨 덕천군파 선산에서 발견된 미이라의 얼굴모습. 치아는 물론 머리카락과 피부가 변하지 않은채 그대로 남아있다. (사진1) 두께가 무려 11㎝나 되는 소나무에 옻칠을 해 검은색을 띤 관의 뚜껑이 구리못으로 단단히 박혀있다. (사진2) 석회로 외관을 만든 뒤 소나무 내관을 다시 짜 넣어 견고한 묘의 모습.
ⓒ 장선애
조선시대에 매장된 시신이 미이라 상태로 발견됐다. 미이라는 지난달 30일 오전 8시 광시면 은사리 전주이씨 덕천군파 13대조인 이윤정(允貞)의 부인 울산박씨의 시신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미이라의 주인공은 울산박씨 황림(璜琳)의 여식으로 경인년 정월 십육일(1530년 1월 16일)에 태어나 임진년 정월 십삼일(1592년 1월 13일)에 사망한 것으로 족보를 통해 확인됐다.

후손들은 이날 포크레인과 삽으로 묘를 이장하던 중 단단한 석회틀이 나오고 외관 안에 설치된 내관이 물기가 전혀 없이 진한 솔향만을 풍기자 기히 여겨 관뚜껑을 개봉했다. 관에는 당시의 의상과 한지 등 함께 매장한 물건들이 그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이장작업에 참여한 후손들은 시신 확인 여부를 둘러싼 논쟁끝에 얼굴부분만을 확인하기로 뜻을 모으고 염습을 풀고 400여 전 선조의 얼굴을 만나는 신비한 체험을 하게 됐다.

이 자리에 후손자격으로 참여한 충남도의회 이용면 의원은 “피부의 촉감이 마치 산 사람처럼 탄력이 있고 치아는 물론 흰 머리카락이 그대로 있어 경이롭다”며 “이장을 하는 마당에 이보다 더 좋은 명당이 없음을 알게돼 아쉽지만 서초정리 선산에 있는 할아버지 옆으로 합장을 하게 되니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묘의 외관인 석회분은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외벽으로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다. 소나무로 만든 내관 역시 관을 사방과 위아래로 둘러싸고 있었는데 붉은 색깔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금방 베어다 놓은 나무와 같은 느낌으로 노란 송진이 흘러내려 굳은 자국이 눈에 띄었다.

옻칠을 한 사각의 관은 11㎝두께로 제작돼 구리로 만든 못으로 단단하게 박혀 있었는데 상하가 사다리꼴 모양인 것이 특징이다. 전주이씨 덕천군파 족보에 따르면 미이라의 주인공인 울산박씨의 남편 이윤정공은 율곡과 우계 등과 친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