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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희 대변인 '실언', 남북대화 중단사태로 비화

03.03.22 15:29l

검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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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희 청와대 대변인 ⓒ 주간사진공동취재단

송경희 청와대 대변인의 '실언'을 빌미로 북한이 남북경협에 제동을 걸고 나와 향후 남북관계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북핵 위기가 해결되지 않은데다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어서 그 민감성이 더해지고 있다.

북한은 22일 남측이 이라크전 발발을 계기로 경계강화조치를 내린 것을 이유로 오는 26일부터 평양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북경제협력제도실무협의회 2차 회의와 3차 해운협력 실무접촉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박창련 북측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대화 일방이 대화 상대방에 칼을 내대는 이상 우리는 북남경제협력추진위원회 아래 북남경제협력제도분과 제2차 회의와 해운협력 제3차 접촉을 부득이 미루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고 인정한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이 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이 보도했다.

박 위원장은 "이라크 전쟁을 구실로 `데프콘 2'라는 초경계태세를 선포해 나선 것은 온 겨레의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남의 나라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빙자해 동족을 위험시하면서 대결자세를 취할 이유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측의 주장대로 우리 군 당국이 방어태세를 '데프콘 2'로 격상시킨 적이 없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발생한 것은 송경희 대변인의 '실언' 때문이었다. 송 대변인은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개시한 20일 “전군에 경계령이 내려졌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약간 자신이 없는 듯 “워치콘3? 한 단계 높였다? 그런 말씀이 있었다”고 답변했다.

이에 기자들이 “데프콘(Defense Readiness Condition)이 아니냐”고 묻자, 송 대변인은 “죄송하다. 제가 군사나 작전에 관해 충분하게 답변해드릴 수 없다는 것을 여러분이 충분히 이해해 주시리라고 본다”고 피해갔다. 그러나 기자들이 “한 단계를 올린 것은 맞느냐”며 다시 확인을 요청하자 송 대변인은 “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치콘(Watch Condition)은 군의 대북정보 감시체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워치콘 분석은 데프콘 수위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워치콘 격상'이란 직접적으로 북한을 자극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이 일로 인해 국방부는 발칵 뒤집혔고 또 한미연합사와 합참본부에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이날 오후 나종일 안보보좌관은 워치콘 격상 여부에 대해 "아직 그런 것은 없고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송 대변인의 오전 브리핑이 잘못됐음을 확인했다.

앞서 북한은 21일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에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남한을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평통은 “남조선 당국은 이라크전쟁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우리를 걸고 국가안전보장회의니, 다각적인 대응책이니 하고 소란을 피우며 전쟁전야에만 발동하는 ‘데프콘Ⅱ’라는 초경계태세를 내렸다”며 “이는 우리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며 참을 수 없는 적대행위”라고 비난했다.

조평통이 ‘데프콘Ⅱ’라는 말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외신보도의 ‘워치콘Ⅱ’를 오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통일부는 조평통의 이같은 성명에 대해 유감 입장을 밝히면서 “우리는 ‘데프콘Ⅱ’라는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주변상황이 어려울수록 남북은 상호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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