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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시위에서 항의서명을 하는 미국시민들
ⓒ 박우성
촛불을 든 손길을 따라 일렁이는 동양인들의 슬픈 표정과 애절한 아리랑 가락이 잔잔하게 흐르는 추모시위 현장은 많은 미국인들의 진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지난 12월 9일의 LA지역 2차 촛불시위에서 만난 미국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 의견을 나누고 있는 시위대와 미국시민
ⓒ 박우성
먼저, 전시해 놓은 사진들을 구경하던 카모라(Kamora)씨.

- 시위현장에 찾아온 이유는?
"지나가다가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을 보고 무엇인지 궁금해서 왔다."

- 이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믿을 수 없는 얘기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니 끔찍하다. 뭐라 할 말이 없다. 주한 미군을 통해 미국이라는 나라가 표현되기도 하는 것인데, 안타깝고 안된 일이다."

- 사고를 저지른 미군들이 무죄평결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무죄평결을 받은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미국에서 재판을 할 때 같은 죄목인데도 받는 형량이 백인들에게 내려지는 것보다 흑인들에게 대체적으로 무거운 경우가 대부분인 것과 같은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을 보면 미국의 정의는 버려진 듯 하다. 미국인들은 이기적인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소수민족이나 다른 힘이 없는 나라들에겐 항상 강하게 나간다. 미국에서의 소수민족들의 생활도 그런 차별들로 인해서 참 살기 힘든 곳이라는 생각도 든다."

▲ 촛불시위에 참가한 한인 동포들의 모습
ⓒ 박우성
다음, 흑인인 매튜 브라운씨(Matthew Brown)는 인터뷰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 이번 사건을 알고 있었는가?
"아니다. 오늘 여기서 나눠준 자료를 보고 처음 알았다."

- 촛불시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시위를 벌이는 것은 당연하다. 잘 하는 일이다."

- 방해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무엇에 대해서?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한국사람이라도 이렇게 했을 것이다."

- 무죄평결 받은 재판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이 왜 그렇게 미국인들에게 재판을 하도록 했는지 알 수 없다. 한국에서 일어난 일이면 한국에서 한국법으로 해야되는 것 아닌가? 싱가폴인가 아시아 어느 나라에서는 길거리에 껌을 버렸기 때문에 그 나라 법으로 처벌을 내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미국도 아니고 한국에서 일어난 일인데, 이번 일은 한국 법을 따랐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 시위가 열린 장소에서 행상을 하던 압둘라이 이모티씨
ⓒ 박우성
촛불시위가 벌어졌던 윌셔와 웨스턴길 코너에서 5년째 행상을 해온 압둘라이 이모티(Abdulahi Imoty)씨.

- 시위 내용이 무엇인지 알고 있나?
"인터넷에서 국제뉴스를 보고 알고 있었다."

- 사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안됐다. 나에게도 아들, 딸들이 있는데 죽은 여중생 나이 또래의 자녀도 있다. 나의 아이가 만약 저렇게 되었다면 하고 생각하니... 참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 미군이 무죄 평결을 받은 것을 아는가?
"안다. 하지만, 전혀 놀랍지 않았다."

- 왜인가?
"미국이 항상 해오는 방식이잖은가. 동남아 지역의 가난한 나라들에 군인들을 심어놓고 무기를 팔고, 천천히 그들의 가치를 빨아들이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에 가난한 나라들은 불쌍하게 계속 무언가를 빼앗기고만 있고, 이번 일도 결국, 한국은 아무것도 못한 것 아닌가. 굳이 이것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마치 내가 값을 지불하고 산 내 땅이 있지만, 내 땅이 아닌 것과도 같다."

- 장사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지?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나도 촛불 시위에 참여하고 싶다. (실제로 참여하기 위해 촛불을 준비했음) 아직 서명은 안 했지만 할 의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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