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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LA) 미주 한인사회에서 본국의 대선열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역대 선거철과 비교해볼 때 미적지근하기만 했던 교포사회의 대선바람은 최근 노무현-정몽준 후보 진영간의 '반창' 단일화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소식과 함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해외 교포사회에서도 각 후보 진영들간에는 본격적인 세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LA지역에서는 라디오코리아 등 한인 언론사들에서 각 진영 후원회측을 초청한 가운데 공개 토론회가 열리는 등 한인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 한 LA 여성 교민이 희망돼지를 분양받기에 앞서 지지서명을 하고 있다.
ⓒ 박우성
'엘에이 노사모' 한인타운에서 희망돼지 분양

지난 11월 16일 엘에이 지역에서는 노사모측이 희망돼지를 교포사회에 선보였다. 로스엔젤레스 교포사회의 요지인 웨스턴가 가주마켓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서 한인들은 희망돼지 저금통을 보면서 궁금한 듯 호기심을 표시했다.

엘에이 노사모는 지난 3월 첫모임을 가진 후로 비교적 인터넷 이용빈도가 저조한 지역특성을 감안, 지역 도서관에 관련도서 기증, 노사모 웹사이트 주소가 담긴 명함돌리기 등을 통한 홍보활동을 해왔다. 이에 앞서 10월 31일 뉴욕지역에서는 '뉴욕 노무현 후원회 준비모임'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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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행사에는 직접 노사모 희망돼지 분양의 현수막을 만들어온 간판업체 대표와, 자원봉사에 참여하기 위해 두 아들과 함께 멀리 샌디에고로부터 세 시간여를 달려서 온 아빠 등이 참가자들의 주류였다.

미주에서의 희망티켓 판매와 희망돼지 분양의 책임을 맡고 있는 국민참여 운동본부 백만 서포터즈 해외 사업단 박해주(워싱턴D.C.)씨는 해외노사모가 "미 주류 신문이나 지역 언론에서 노 후보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사실을 실으면 바로 기고문 등을 통해서 고치게 하도록 매일 꼼꼼히 점검하고 있습니다"라며 다양한 형태의 노후보 지원활동을 진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노사모측은 오는 30일 <노무현후보 지원의 날> 행사를 통해 미주 내 교포들의 노 후보 지지열기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노사모는 현재 미주 전역에서 동원 가능한 회원이 가장 많은 정치인 후원회로 꼽히고 있다. 미주전역을 통틀어 현재 약 1천명의 지지자들이 이 단체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회창 후원회측은 언론 공략에 주력

이회창 후원회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깊다. 이회창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낙선한 후 먼저 미국을 방문했다. 이 후보측은 당시 교포사회와 접촉한 후 상당한 인맥을 형성해 놓았다. 노무현 후보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미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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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의 경우 이회창 후원회(공동회장 조익현)가 처음 조직된 것은 98대선 이전인 97년. 이 단체는 주기적으로 지역 신문에 광고를 게재하고 교포언론사 등을 통한 여론조성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3월경 이회창 후보 후원회장인 이정락씨와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도 가졌다. 이회창 후원회측에서는 이미 일부 핵심멤버들이 국내에 들어가 이회창 대선준비팀에 합류해 있으며 대선 직전인 12월 초에 2차로 회원들이 국내로 들어가 이회창 후보 당선을 위한 다각적인 활동들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사모가 개인적인 방식으로, 인터넷 등을 이용해 대중들에게 접근하는데 비해 이회창후원회측은 주로 신문지면을 이용한 지지광고나 골프대회 개최 등 언론을 통한 광고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 이는 이회창 후원회측이 특별한 대중적 활동보다는 학연이나 지연같은 개인적인 연고관계에서 출발해, 대중동원이 쉽지 않은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론 조사 등을 봤을 때도 제 예측으로는 이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90%를 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노-정 후보 단일화 소식을 듣고서도 신경이 전혀 안쓰였습니다"라며 이회창 후원회측의 관계자는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 남가주 이회창후원회는 현재 이사 50명과 회원 200여명 정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몽준, 권영길 후원회도 '꿈틀'

노무현 이회창 이외에도 정몽준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후원회도 나름대로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몽준 후원회측은 정 후보의 대선참여가 늦어지는 바람에 이렇다할 세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시 노 후보측과의 후보단일화 합의 소식이 들어오자 상당히 혼란스럽다는 표정이다. 세력면에서도 노사모나 이회창 후보 후원회측에 비하면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노당 권영길 후보 미주 후원회도 결성된 지는 5년이 지났으나 역시 소수 회원들에 의한 정책홍보나 개인적인 지지활동에 머물고 있다.

노사모의 결성과 활동은 교포사회에서도 새로운 '정치실험'이라는 측면에서 적지 않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동안 해외인사들의 국내정치 입문 코스로 인식되고 있는 교포들의 본국 후보지원 관행에 시민들의 자발적인 정치참여라는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낳고 있다.

그러나 해외 교포들의 국내 정치에 대한 의사표명이 국내 정치발전에 기여할지, 아니면 일부 대선 이후를 노리는 인사들의 개인적 야욕 달성의 수단으로 전락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것이 현지의 표정이다.

"노사모는 해외에서도 뛴다"
[인터뷰] 해외 노사모 대표 심완섭(보스턴)씨

- 해외 노사모가 중심으로 삼는 활동 내용은?
: 정말로 다양한 활동들이 있어왔지만 대선 체제로 접어들면서 사업자체를 단순하고 명료하게 만들 필요가 제기 됐다. 크게 세가지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첫째는 백만인 국민 써포터즈 운동에 동참하는 것. 희망돼지와 희망티켓으로 만들어내고 있는 모금활동이 그것이다. 둘째는 해외 동포와 한국 정치 현실에 관심있는 외국인까지를 포함하는 사람들의 노무현 지지 선언 준비와 서명운동이다. 셋째, 외국 여행하는 한국인과 고국으로 돌아가는 한국인들에게 공항에서 홍보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그 밖에 살고 있는 국가별로 자신들의 결정에 따라, 처지에 따라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노무현을 알리는 편지쓰기라든지 식구들이나 친지들에게 노무현 홍보하기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 현재 해외에서의 노사모의 현황은?
: 사실 노사모는 그 시작부터가 개개인의 회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지로 이루어진 단체이다. 해서 중앙에서 각 모임들의 세세한 내용들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각 지역 모임 역시 많은 부분을 스스로 결정해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해외 노사모의 대표라고 해도 노무현에 반대하는 것만 아닌 이상 아무런 통제도 할 수 없다. 알려드릴 수 있는 내용이 별로 없고, 대부분의 활동 내용이 인터넷에 아무 제한 없이 공개되어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 스웨덴 영국 독일 캐나다 일본 중국 정도의 나라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 해외 노사모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구성과 성향, 특징을 설명해 준다면?
: 해외 노사모는 지난 4월에 정식 출범했다. 현재 2천명이 약간 넘는 등록 회원수를 갖고 있으며, 이 숫자에는 적극적인 활동없이 일상적으로 해외 노사모 게시판에 들러서 글을 읽는, 일명 눈팅족이라고 하는 소극적인 지지자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2000여명의 회원가운데 유학생의 숫자가 700여명인데 대부분 석박사 과정을 밟는 30대 중반 연령층이 가장 많다. 이들의 절반인 1천명정도가 미국에 거주한다. 바로 이들이 해외 노사모에서도 정책 결정이랄지 사업 기획등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노사모라는 조직의 특징은 상명하복의 일사불란한 조직이 아닌 개인들간의 상당히 ‘느슨한 연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중앙 노사모 규칙이 있듯이 해외 노사모 규칙도 있고 안건이 있으면 집행위원회에서 전자투표에 의해서 결의를 한다.

- 노·정 단일화 합의에 관한 후원회측의 입장은?
: 해외 노사모 회원들간에도 찬반입장이 많이 다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신뢰하고 그를 믿고 따르는 마음으로 모인 모임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반대의견들은 덮어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자제를 해주는 회원들에게 상당히 고맙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모르겠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나부터가 만약 단일 후보가 정몽준으로 결정이 나면 과연 같이 할 수 있겠는가 싶은 생각도 있다. 정몽준 후원회측과의 만남에 대해서 공식적으로는 아무런 준비된 것이 없다.

- 대선 후의 해외 노사모는 해체되는가?
: 정치인 노무현이 정계 은퇴를 하더라도 노사모는 계속 갈것이다. 노사모가 바라는 정치개혁을 위해서 이 모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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