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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의 티'란 무엇일까? 뛰어난 사람이나 물건에 흠을 주는 흡짐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 '티'를 제거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화폐에 이 '옥의 티'가 있다면 그 나라 국민은 이 사실을 어떻게 생각할까?

1천원권 지폐 뒷면에 일본 고유의 수종인 금송(金松)이 그려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 금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도산서원에 기념식수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한다.

최근 대구 계명대학교 생태계관리연구소(053-580-5558) 소장인 김종원 교수는 1천원권 지폐 뒷면에 그려진 도산서원 전경 그림 하단인 WON 자 바로 위에 그려넣은 소나무가 일본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수종인 금송(金松)인 사실을 홈페이지(http://eco.kmu.ac.kr)를 통해 공개했다.

김교수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의 화폐를 만들어 사용함에 있어서 그 상징성은 우리의 잠재성과 정체성을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일인데도 천원짜리 지폐 뒷면에 일본 고유 수종인 금송이 그려져 있다"며 "신속히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김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천원짜리 뒷면 상단의 'BANK' 바로 아래의 나무는 '회화나무'로 '선비의 나무'이면서 '땅 속 물을 깨끗하게 해 준다'는 식물자원으로 고래로부터 마을 어귀에 많이 식재된 민속식물자원이다고 한다.

그러나 금송(하단 WON의 위에 있는 나무)은 박정희 대통령이 지난 1970년 12월 8일 기념식수한 나무로 전형적으로 일본 냄새가 풍기는 식물이다. 즉 금송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이 아니기에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금송은 모두 누군가에 의해 식재된 나무인 셈이다.

김교수는 "우리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일역을 감당하는 국가적 지방적 문화재는 그 지역의 기후와 풍토 그리고 경관에 어우러지는 고유의 풍경을 재창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의 얼을 되찾는데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다"고 말한다.

김교수는 도산서원에 식재된 금송 외에도 천원짜리 지폐에는 보이지 않지만, 도산서원 입구에는 일본목련도 그득하게 심겨져 있다고 주장했다.

김교수가 홈페이지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자, 부산일보, 영남일보 등은 13일 이 사실을 일제히 보도했다.

관상목으로 쓰이고 있는 금송은 원래 일본이 '천황'을 상징하기 위해서 신궁(神宮)에 심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금송이 충남 아산 현충사, 예산 윤봉길의사 기념관 등에 기념식수된 것으로 알려져 큰 논란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다. 특히 윤 의사 기념관에 심어져 있던 금송은 작고한 동아일보 회장이 식수한 것으로 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아 옮겨진 적이 있다.

경남 김해시 어방동 어방초등학교의 경우, 이 금송을 교목으로 선정해 "늘 푸르고 굳센 금송같은 사람이 되자"며
홈페이지(http://www.obang-e.ed.kyongnam.kr/profile/sch-flower.html)에 올려놓고 있다.

1천원권 지폐 뒷면에 일본천황을 상징하는 금송이 그려져 있다는 사실에 은평구 불광동에 사는 김 아무개씨는 "처음 듣는 사실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말도 안된다. 일본천황 문화가 지폐에까지 침투된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즉시 금송을 지우든지 지폐도안을 바꿔야 할 것이다"고 말한다.

일본군 출신 장교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기념식수한 금송이 지금 1천원권 지폐에 버젓히 자리를 틀고 '민족정기'를 훼손하고 있다. 그런데 한쪽에선 대통령이 나서 국고 1백억원을 들여 박정희 기념관을 짓고자 한다.

1천원권 지폐에 들어있는 박정희가 기념식수한 일본 천황의 상징인 금송(金松), 이 '옥의 티'를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덧붙이는 글 | 김종원 교수님과 통화는 하지 못했습니다. 김 교수님, 조폐공사, 천원권 뒷면 도안자 등 확인 인터뷰를 할 분들이 많습니다. 여러 뉴스 게릴라들의 동참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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