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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외로움, 이제는 국가의 개입이 필요한 때

24.06.27 16:0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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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청년들의 외로움 증가는 경제적 이유와 사회적 관계부족이 주된 원인"
"외로움 문제에 대해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현대 사회에서 혼자 하는 활동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혼밥, 혼술, 혼영, 혼카 등 혼자서 즐기는 다양한 활동들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 사이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청년들의 자발적인 선택일까, 아니면 사회적 외로움의 반영일까?
 혼밥, 혼술 등 혼자 일상을 즐기는 문화가 흔해지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적 연결망이 부족한 '고독 사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지난해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6명이 "고독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타인에게 무관심하고 온라인 중심의 인간관계를 맺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자주 공허함이나 외로움을 느낀다고 했다.
 
외로움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 ⓒ 픽사베이
 
 혼자 사는 삶은 생활 편의와 개인의 취향에 따른 선택 문제로 이야기되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적 연결망의 부재와 위급할 때 도움을 청할 곳이 없는 사회적 방임 속에 고통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 대학생 곽소은(22세)은 "친구들이 바빠서 혼자 밥을 먹는 경우가 많다. 인간관계를 쌓는 것이 힘들다. 가끔은 외롭고 쓸쓸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청년들은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끼면서도 어쩔 수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혼자 하는 활동이 증가하는 현상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외로움과 고립감을 반영하는 사회적 문제일 수 있다. 트렌드 모니터의 '2024 외로움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일상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청년들의 비율은 57.0%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59.5%, 2021년 60.2%와 비교할 때 약간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청년들이 외로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로 경제적 이유가 40.0%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는 경제적 어려움이 청년들의 사회적 활동을 제약하고, 고립감을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임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경제적 이유로 인해 친구들과의 약속이나 취미,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없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는 청년들이 사회적 연결망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한다.
 다음으로 "딱히 만날 사람이 없다는 느낌이 들어서"가 38.6%, "마음을 터놓을 사람이 없어서"가 36.0%로 나타났다. 이는 사회적 관계 부족이 청년들의 외로움을 심화시키는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현대 사회에서 개인주의가 강화되면서, 깊이 있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외로움은 단순히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그냥 세상에 나 혼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라는 정신적이고 감정적인 이유로 외로움을 느낀 청년들도 32.8%에 달했다. 이는 청년들이 고립감과 소외감을 느끼며,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심각한 경우 이는 청년 '고독사'와 '고독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를 방증하듯 '자살 고독사'로 사망하는 청년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연령대별 고독사 중 자살률은 2019년 30 대가 34.1%로 가장 높았으며 20 대(27.8%)가 그 뒤를 이었다. 2020년은 30 대 41.2%, 20 대 40.9%로 1년 사이 청년들의 자살 고독사가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트렌드모니터의 '2023 외로움 관련 인식 조사' 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외로움을 경험하는 빈도는 2022년 39.3%에서 2023년 32.2%로 소폭 낮아졌다. 그러나 20대 저연령층에서는 여전히 외로움의 여파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20대 40.0%, 30대 29.6%, 40대 28.4%, 50대 30.8%)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의 외로움 문제가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들의 외로움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볼 수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이 청년들의 외로움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실제로 트렌드 모니터의 '2024 외로움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외로움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외로움 문제에 대해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영국의 정치경제학자 노리나 허츠는 <고립의 시대>에서 21세기를 '외로운 세기'라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외로운 사람들이 대규모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외로움은 정부가 다뤄야 할 중요한 사회 현상이 되고 있다. 지난해 영국은 외로움을 '사회적 전염병'으로 정의하고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해 전 국가적 대응책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고립과 외로움 문제를 사회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희대학교 김만권 교수는 소셜 코리아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국가보다 디지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몇 년간 직접 목격하고 있듯이 '자기 책임의 윤리'로 무장한 능력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이 사회적 고립 속에 도움이 없다고 느끼는 현상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혼자 하는 활동이 증가하는 현상은 자발적인 선택과 외로움의 반영이라는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 청년들이 자신의 시간을 즐기고 자유롭게 생활하는 것은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외로움과 고립감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김 교수는 사회가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는 정책에 인색하며, 고립에 관한 여러 연구들은 우리 청년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사회적 돌봄'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 그 돌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가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현대 사회에서 청년들이 혼자 하는 활동이 증가하는 현상은 단순한 트렌드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의 문제를 반영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과 사회적 연결망 강화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외로움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으며, 국가적 차원의 개입이 시급하다. 청년들이 진정으로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제는 사회적 돌봄과 관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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