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여러분이 나를 살렸습니다"

[상황음] 김진숙 지도위원의 구호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이 85호 크레인에 오른지 309일만에 다시 땅을 밟았습니다.

김 위원은 한진중공업의 노동자 부당해고에 항의하며 지난 1월 크레인 위에 올랐고, 그동안 '김진숙을 지키자'는 구호 아래 총 삼만오천 여명이 참가한 다섯 차례의 '희망버스'가 열린 바있습니다.

오후 2시 반, 노조가 노사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는 연락을 받은 김 위원은 300여일 머물렀던 크레인 위를 부산히 움직이며 그 간의 짐을 차례로 실어 내렸습니다.

정리를 마친 김 위원은 500여 명의 노조원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천천히 계단을 밟았고, 깊은 감회에 젖은 듯 마지막 계단을 밟지 못한 채 한참동안 노조원들을 지켜봤습니다.

[상황음] 계단 위에서 노조원들을 지켜보는 김진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신관 정문 앞. 취재진과 환영인파로 북새통을 이루는 가운데 환한 표정의 김 위원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순간 일대는 환호와 눈물로 뒤덮였고, 사람들은 연신 '김진숙'을 연호하며 길고 외로웠을 그의 농성투쟁을 위로했습니다.

김 위원은 긴 농성투쟁 기간에도 불구하고 지친 기색없이 활짝 웃어보이며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지어보이는 한편, 연신 승리의 V표를 그려보였습니다.

또 김 위원은 배우 김여진 씨의 노고가 특별히 컷다고 소개하며 눈물로 얼굴이 퉁퉁부은 김 씨를 얼싸안았습니다.

김 위원은 "살아서 내려올 수 있을 줄 알았다"며 "여러분들이 저를 살려주셨다"고 간단히 소감을 밝혔습니다.

[김진숙 지도위원] 저는 살아 내려올 수 있을 줄 알았다. 여러분이 저희들을 살려주셨다. 고맙습니다. 투쟁!

85호 크레인에 함께 올라 137일 동안 함께 투쟁한 3명의 파수꾼들도 감회를 밝혔습니다.

[박영재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되서, 그리고 85크레인에서 무사귀환할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간단한 기자회견을 마친 김 지도위원과 일행은 곧바로 엠블란스를 타고 인근 동아대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85호 크레인 위의 고공농성과 한진중공업의 노사갈등이 일단락 됨에 따라 사태는 진정국면을 맞게 되었지만, 아직 김 위원에 대한 경찰조사가 남아있고 합의안에 대한 해고자들의 불만들이 제기되고 있어 완전한 해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오마이뉴스 오대양입니다.

| 2011.11.1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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