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정운찬, 날 호텔바로 불러내..."

지난 2007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 학력위조 등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신정아씨가 정운찬 전 총리의 도 넘은 구애 때문에 서울대 교수직을 거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22일) 출간된 신 씨의 자전 에세이 <4001>에서 과거 정운찬 전 총리의 부적절한 행태를 구체적으로 밝힌겁니다.

신 씨는 책을 통해 2005년 정운찬 전 총리가 서울대 총장 당시 서울대 교수직과 미술관 관장 자리를 제안했고 이를 핑계 삼아 호텔 바에서 밤늦게 만남을 요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가 지위를 이용해 자신을 밤늦게 불러내고 호텔 바에서 스킨십을 시도하는 등 도덕관념은 '제로'였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교수직을 거절 한 후 만날 명분이 없어지자 자신에게 '좋아한다, 자주 만나고 싶다, 사랑하고 싶은 여자다'라고 직접 말했으며, 이 후에도 지인까지 동원해 억지로 자리를 만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신 씨는 오늘 열린 <4001>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책 내용은 법적으로 검토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며 다만 더 많은 내용이 있었지만 편집됐다고 말했습니다.

[신정아] "저희 변호사님께서 법률적인 검토를 하셔서 최대한 여러분들께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책에 있는 이외에는 더 이상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다만 더 많은 부분이 있었지만 많은 부분이 편집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정운찬 전 총리 측은 "워낙 황당하고 일방적인 주장이라 대꾸할 가치를 못느낀다"며 "노이즈마케팅"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신 씨의 수인(囚人)번호이기도 한 <4001>에는 신 씨의 삶과 이른바 '신정아 사건'의 전말이 본인의 목소리로 세세하게 기록돼있습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뿐 아니라 정계, 언론계 등에 있던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매우 자세하게 설명했으며 이들의 실명을 그대로 공개해 적지 않은 파문이 있을 걸로 보입니다.

[신정아] "어느 부분은 감추고 어느 부분은 보이고 이런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 저는 최소한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는 조금 아픔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다 숨겨지게 되면 제가 지난 4년 간 보내왔던 시간이 전혀 설명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명을 쓸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예로 책에는 90년대 말 신 씨가 큐레이터로 일을 시작했던 초창기, 취재원을 접대하기 위한 술자리에서 벌어진 <조선일보> 모 기자의 성추행이 언급됐습니다.

책에 따르면 지금은 기자를 그만둔 전 <조선일보> 모 기자는 신 씨를 끌어당겨 함께 춤추기를 강요하고 몸을 더듬었습니다. 이후 귀가하려는 택시에 억지로 함께 탄 모 기자는 신 씨의 '윗옷 단추를 풀려고 난리를 피웠다'고 신 씨는 당시 상황을 묘사합니다. 그리고 신 씨는 이 일 때문에 바지만 입게 됐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와 관련 모씨는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워낙 황당해 어떤 의도로 썼는지 모르겠다"며 "상상력으로 쓴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신 씨는 책에서 외할머니를 통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작은 인연에 대해서도 풀어놓았습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이모저모로 자신에게 관심을 쏟은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적인 도움을 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조심스러워 했습니다.

그리고 파문을 일으켰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얘기는 30여 페이지에 걸쳐 구체적으로 담았습니다.

신 씨는 오늘(22일)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죽을힘을 다해 버텼다며 <4001>의 출판이 새로 시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신정아] "여러분이 보시기에는 제가 고생했던 시간들이 턱없이 부족해 보일 수 있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죽을힘을 다해서 버텼구요. / 또 다른 신정아로 새로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음 하는 바람으로 책을 출판을 하게 됐습니다. "

또 부친을 생각하며 그린 표지그림을 설명하면서는 울먹이기도 했지만 간혹 농담 섞인 대답을 하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 때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학력위조 사건의 전말뿐만 아니라 전 총리의 부적절한 애정공세까지 담긴 신정아씨의 자전 에세이 <4001>이 더 큰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 지 주목됩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1.03.2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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