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면 생산량 1위인 '이보노이토' 소면
'면'의 역사는 길다. 기록에 따르면, 최초로 면을 만들기 시작한 건 중국 주나라 시대(周時代, 기원전 1046~256)로 추정된다. 일본에 면이 전해진 건 나라 시대(奈良時代, 710~794)로 알려져 있다. 소면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손으로 펴고 늘여서 만드는 '테노베(手延) 소멘'과 기계로 뽑는 '기카이(機械) 소멘'.
'면의 천국'인 일본에서 손꼽는 3대 소면은 반슈(播州)소멘, 미와(三輪)소멘, 쇼도시마(小豆島)소멘이다. 효고(兵庫) 현의 '반슈소멘'은 소면 생산·판매량이 일본 최대이며 '테노베 소멘 이보노이토'라는 브랜드로 유명하다. 나라(奈良) 현의 '미와소멘'은 결혼식 답례품으로 쓰이는 고급 소면을 만드는데, 일본 소면의 발상지로도 유명하다. 가가와(香川) 현의 '쇼도시마소멘'은 100% 참기름을 사용하는 테노베 소멘이다.
품질 좋은 소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물과 질 좋은 밀가루, 참기름·면실유, 건조에 적합한 겨울 날씨를 지닌 서고동저 형의 지리적 조건 등이 필요하다고 한다. 효고 현의 반슈, 나라 현의 미와, 가가와 현의 쇼도시마, 나가사키 현의 시마바라(島原) 등이 이같은 조건에 부합돼 명품 소면으로 이름난 곳이다.
소면은 밀가루 또는 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한 다음 면실유 등을 발라가며 넓고 길게 편 후 가느다란 실 모양으로 뽑아 건조·숙성시킨 마른 국수를 뜻한다. 애초 소면의 '소' 한자 표기는 '素'과 '索'을 섞어서 썼다. '索'는 '새끼를 꼬다'라는 의미로, '素'는 '색이 희다'는 뜻으로 사용됐다. 지금은 '소(素)'라는 표기로 굳어졌다.
지난달 19일, '반슈소멘'의 대표 브랜드인
이보노이토 자료관 '소면의 고향'을 견학했다. 자료관 1층에는 이보노이토 소멘을 시식하고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이 있고, 2층에는 메이지 시대(明治時代, 1868~1912)부터 전해져오는 소멘 제조 과정을 밀랍인형으로 재현해 놓았다. 때로는 소멘 기술자가 자료관 1층에 마련된 단상에서 수연소면 작업 과정의 일부를 직접 보여주기도 한다.
같은 건면이라고 해도 면의 굵기에 따라 소면과 우동으로 나뉜다. 일본농림규격(JAS)에 따르면, 기계 소면의 경우 면 굵기가 1.3mm 미만인 것을 소면, 1.3mm 이상 1.7mm 미만인 것을 냉소면(冷麦), 1.7mm 이상은 우동으로 분류한다. 수연 소면은 냉소면 구분 없이 1.7mm 미만이다. 굵기가 다른 소면과 냉소면을 구별하기 위해 포장할 때 분홍색과 녹색으로 물들인 면을 몇 가닥 넣기도 한단다.
소면은 같은 중량이라도 면 굵기에 따라 가격도 차이가 난다. 면 굵기가 가늘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이보노이토 자료관 매장에서 파는 최고급 소면은 면 길이 19cm, 면 굵기 0.55~0.60mm, 중량 50g, 한 묶음 면 수 550개였다. 반면, 가장 잘 팔리는 상급 면은, 면 굵기 0.70~0.90mm, 한 묶음 면 수 400개였다. 최고급 소면은 가장 굵은 소면보다 3배 가량 가늘었다.
3년 전인 2016년 10월, 일본에서 소면 생산·판매량 2위는 나가사키 현 시마바라소멘을 취재했다. 이 곳에서 11대를 이어온 360년 전통의 '진가와소멘(手のべ陣川)' 제면소를 견학했다. 기계 소면은 반나절만에 만드는데, 수연소면은 반죽한 뒤에도 꼬고, 늘이고, 숙성하는 과정을 거쳐 최종 검수까지 꼬박 3일이 걸렸다. 기온과 습도에 따라 염분 농도나 반죽 등을 미세하게 조정해줘야 한다. 이처럼 사람의 손과 정성이 들어간 수연소면은 까다롭게 만들어진다.
[관련기사] 360년 전통의 일본 미나미시마바라 '진가와 소면(手のべ陣川)'
※ 여행 정보|이보노이토 자료관(http://www.ibonoito.or.jp/english/)은 JR히메지 역에서 차로 30분 가량. 버스 요금은 어른 300엔, 중·고생 200엔, 어린이 100엔.
고품질의 우유와 유가공품, 히루젠 고원의 '저지(Jersey)랜드'
오카야마(岡山) 현 히루젠 고원에 위치한 저지랜드. 일본 최대 규모의 목장답게 드넓은 벌판에서 영국산 품종인 '저지(Jersey)' 젖소를 기르고, 여기서 생산되는 우유와 유제품들을 가공해 판매한다. 해발 1000미터 넘는 고원에 허브가든, 테마파크, 와이너리, 목장, 온천 등을 만들어놨다. 네덜란드산 홀스타인 품종의 젖소보다 우유 생산량이 적어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우유 맛은 월등하다.
저지랜드에서 '퐁뒤(fondue)'로 점심 식사를 했다. 가격은 한 사람당 2만5000원 가량. 내심 치즈가 짜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식빵과 소시지, 과일 등을 계속 찍어먹게 만들었다. 9년 전, 스위스 걷기여행을 취재하러 갔을 때 해발고도 1800m에 위치한 산장에서 스위스 전통의 퐁뒤를 맛본 적이 있다. 당시에는 치즈의 짠맛이 너무 강해 몇 조각 못 먹었던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 여행 정보|저지랜드(http://jerseyland.hiruraku.com)는 3~1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1~2월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문을 연다. 교통 편은 오사카에서 오카야마 역까지 신칸센으로 약 45분. 오카야마 시내에서 저지랜드까지 약 1시간30분 가량 걸린다. 오사카에서 저지랜드까지는 2시간 30분 가량.
덧붙이는 글 | 이 기사의 내용 일부는 <세계 음식명 백과>(최지유·김온) '소멘' 편을 참고했습니다.
이 기사는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취재 지원으로 진행됐습니다. 일본 면세점|https://tax-freeshop.jnto.go.jp/kor/index.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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