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가을하늘, 보기만하여도 마음이 시원하다. 비가 내린 후라서 하늘이 더 맑은 것 같다. 북한산 백운대에 다녀오기 위해 집을 나섰다.
11일 연신내에서 704번 버스를 타고 효자비에서 내리니 오전 10시 30분이다. 호젓한 소나무 숲을 혼자서 천천히 걷는다. 밤골에서 올라오는 사람들과 만나는 곳에서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남성 한 명과 여성 두 명이 밤골에서 올라오며 남성이 여성에게 이야기 한다.
"이제부터 오르막길이니까 겉옷은 벗는 게 좋겠습니다."
숨은벽 전망대를 오르는 길은 경사가 심한 암벽길이다. 산악회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숨은벽을 오른다. 제주에서 온 사람들이다. 한 여성이 시야를 올바로 확보하지 못하고 위험한 길로 들어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앞서 오르던 등반 대장이 "내가 내려갈까요?"라며 소리친다.
마침 내가 그 옆을 오르고 있어 손을 내밀어 안전한 길로 안내했다. 위험 구간은 안내하는 사람이 등산로를 확실하게 확보해 주어야 한다. 이날 산행은 효자비-숨은벽-백운대-용암문-중흥사-중성문-서암사터-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로 하였다.
백운대와 파란하늘, 마음까지 시원백운대를 오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르고, 내려오기 때문에 교통 체증이 생겨난다. 다행이 곳곳에 안전요원이 교통정리를 해준다. 그 분이 아니면 체증이 더 심하고, 안전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산을 오르며 그분에게 "수고하십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한다.
백운대 정상에 올랐다. 주말에도 몇 번 올라 왔는데, 이날은 더 많은 사람들이 백운대 정상에 올라왔다. 태극기가 있는 정상에 오르기 위해 50m 정도 줄을 서고 있다. 태극기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으려면 30분 이상은 기다려야 될 것 같다.
잠시 쉬면서 차 한 잔 마시고 하산한다. 백운봉 암문을 지나 노적봉쪽으로 하산한다. 노적봉으로 가다가 백운대를 돌아 보니 백운대와 파란하늘이 장관을 연출한다. 아래 염초봉과 백운대를 함께 잡으니 멋진 그림이 된다.
백운대 주변의 단풍은 이미 메말랐거나 떨어지고 없다. 아래 대동사 주변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용암문을 지나 중흥사 쪽으로 하산한다. 이 하산길은 단풍나무 군락이다. 보름 전에는 단풍이 아름다웠을 텐데, 지금은 마른 단풍이 햇살에 빛난다.
중흥사 옆길을 내려가는데 등산로 옆의 나무들이 잎이 다 지고 나목이 되었다. 벌써 겨울 준비를 하는가 보다. 북한동을 지나 오른쪽 계곡으로 하산한다. 아래쪽에는 단풍이 아직 남아 있다. 단풍이 계곡물에 반영되어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다. 이날 산행에서 단풍 구경은 못했지만 파란하늘과 인수봉, 백운대를 보면서 마음까지 맑아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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