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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무주 부평마을에서 열린 '도계 상징조형물 설치' 주민설명회.
전북 무주 부평마을에서 열린 '도계 상징조형물 설치' 주민설명회. ⓒ 무주신문

앞뒤 뒤바뀐 전북 무주군의 사업 추진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월 초, <무주신문> 보도를 통해 무주-김천 경계인 무풍면 금평리 대덕재 정상 일원에 6억 원 규모의 상징조형물 조성 추진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고 인근 부평마을에서 공론화되자 무주군이 부랴부랴 주민설명회에 나선 것(관련 기사 : 전북 무주-경북 김천 경계에 5억 조형물? 이유 물어보니 https://omn.kr/2a4bo ).

지난 9월 30일 오전 11시 무풍면 부평마을회관에서 도계 상징조형물 설치 사업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애초 무주군이 만든 관련 사업 추진 계획서에도 주민설명회는 빠져 있었는데, <무주신문> 보도 후 마을 주민 사이에서도 상징조형물 조성을 둘러싼 의견이 분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자 뒤늦게 주민설명회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선 사업 공모-예산 확보' 후 주민설명회가 이뤄진 셈이다. 사안의 시급성을 반영한 듯, 박금규 태권문화과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사업 설명에 나섰다. 박 과장은 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비롯해 사업 개요, 그동안의 추진 사항, 추진 계획 등을 설명했다.

박 과장에 따르면, 금번 사업은 지난해 7월에 방송된 '도민과의 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임병호 현 부평마을 이장이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에게 '전북도의 첫 대문인 마을 위치를 어필하며 전북도임을 알 수 있는 상징적인 뭔가를 조성해달라'는 제안을 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무주군은 임 이장의 의견을 반영해 올해 4월 전북특별자치도가 추진한 테마가 있는 공공조형물 조성 사업에 신청했고 5월 공모에 최종 선정, 4억 원의 사업비(총 사업비 5억 원, 군비 1억 원)를 확보하면서 추진한 것으로 나와 있다.

다만, 이날 현장에 나온 참석 주민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2년 전인 6.1 지방선거 직전 마을을 방문한 김관영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소외된 마을 발전을 위해 반딧불 서식지 보호구역(88올림픽기념숲)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인구 유입을 위한 마을 내 편의시설 조성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5억짜리 조형물 달랑 세우는 건 의미 없다"
"뒤에서부터 거꾸로 사업이 진행된 것 같다"

 이미 설치돼 있는 전북 무주군 무풍면 상징 조형물. 관리가 부실해 일부가 손상됐다.
이미 설치돼 있는 전북 무주군 무풍면 상징 조형물. 관리가 부실해 일부가 손상됐다. ⓒ 무주신문

이날 설명회 자리엔 10여 명의 마을 주민들이 참석했고, 주민들 간에도 조형물 조성을 놓고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김종두(78)씨는 "경북에는 천마상을 위엄있게 잘 세워놨다. 하지만, 대덕재 정상은 뭘 그리 많이 세워놓았는지 흡사 쓰레기통 같다. 앉을 자리 하나 없다. 하다못해 기존에 세워진 조형물도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광객 유입을 위한 대덕재·대덕산 종합정비계획이 우선 이뤄져야 하지, 5억 원짜리 조형물 하나 달랑 세우는 건 의미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전에 세밀하게 현장 답사도 하고 전체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사업을 추진했어야지 현재의 조형물 조성 계획만으론 그저 보여주기식 사업,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사업 추진은 세워 놓고, 뒤늦게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면서 현장에서 바로 사업 추진을 할지 말지에 대해 묻는 무주군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씨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전시성 사업, 일회성 사업이 아닌 실질적인 마을 발전과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실용적인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임형(76)씨도 "조형물 조성 사업이 끝나고 나면 전북도에서 또 마을에 예산을 주겠냐"면서 "뒤에서부터 거꾸로 사업이 진행된 것 같다. 전체적인 정비 계획부터 수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주군 측 '일단 사업비 확보한 만큼 추진할 수밖에'

 전북 무주군청 전경.
전북 무주군청 전경. ⓒ 무주신문

이에 대해, 태권문화과 측은 종합정비계획 수립은 본인들의 소관 사항이 아니고 해당 사업비는 상징물 조성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일단 어렵게 상징조형물 조성 사업비를 확보한 만큼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업의 당위성을 참석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또한, 주민 반대 의견으로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사업비를 반납할 수 밖에 없음을 강조하면서 빠른 시일 내 사업을 추진할 지, 말지에 대해서 결정해 줄 것을 주민들에게 요청했다. 반대로 도 경계 상징물 조성에 찬성하는 주민들은 일단 관련 사업비가 확보된 바,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이후 연계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민 의견을 계속해서 건의해 나가자는 입장을 피력했다.

임병호 이장은 "예산이 많아서 종합정비가 이뤄지면 좋겠지만 현재 상황만 보면 예산은 한정돼 있지 않느냐"면서 "일단 확보된 예산 사업 먼저 진행하면서 점차적으로 관련 마을 정비 사업이 추진될 수 있게끔 노력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임성옥 무풍면장도 해당 사업 추진에 대해 "이 사업은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어차피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면서 찬성 입장을 전한 후, 무풍면 차원의 제초작업과 꽃밭가꾸기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대덕재 일원이 깔끔하게 정비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한편, 현장에서 도돌이표 논쟁이 계속되자 태권문화과 측은 추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조만간 다시 한 번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전했다.이와 별개로, 임병호 이장은 주민설명회 이후 점심식사 자리를 통해 마을 주민들이 일단 상징조형물을 조성하는 것으로 협의가 됐다고 알려 왔는데, 기자의 확인 취재 결과 마을 주민 전원이 참석한 식사 자리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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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무주#김천#상징조형물#주민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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