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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첫날, 증인으로 채택된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이 불출석하자 여야 모두 입을 모아 "국회를 무시하는 모습"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 영풍에 대한 청문회 개최도 요구도 이어졌다.

장 고문은 낙동강 핵심오염원 관련 환노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증인 채택 의결을 하루 앞두고 일본으로 출국해 '도피성 출장'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8일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국감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장 고문에 대한 종합감사(아래 종감) 증인 채택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그 때도 안 나오면 (영풍 석포제련소 관련) 청문회를 열어줄 것을 요청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국회에서 채택한 국감 증인이 출석을 피하는 건 국민 기만행위"라며 "환노위 국감 종감 날 장 고문을 다시 증인으로 채택하고, (그래도) 나오지 않는다면 동행 명령장을 발부를 포함해 고발 조치까지 고려해야 한다"라고 못 박았다.

장형진 고문, 환노위 증인 채택 하루 전 일본 출장

 30일 오전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호영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30일 오전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호영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 연합뉴스

강 의원은 "영풍 석포제련소는 10년 간 70여 차례 법령을 위반하고도 또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했고, 연달아 노동자가 숨지는 산업재해도 발생했다"라며 "실질적 오너인 장 고문이 국회에 와서 국민에게 향후 대책을 보고하는 게 맞다"라고 짚었다.

그는 "일본에서 여기 오는 게 두 시간밖에 안 걸린다, 출장은 (국회 증인으로) 오기 싫다는 다른 표현"이라며 "몸 상태가 안 좋고 경영에 관여 안 한다면서 업무상 일본에 간 건 국회를 무시하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도 "증인 채택 전날 출국해 오는 31일에 입국한다는데, 국감 출석을 거부하겠다고 하는 고의적 회피로 보인다"라며 "종감에서 증인으로 다시 출석하도록 의결하고 출석 불응 시 법적 제재를 취해 달라, 국회 차원의 청문회 추진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환노위는 지난달 30일 장 고문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장 고문은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귀국 예정 날짜는 오는 31일이다.

장 고문은 지난 4일 환노위에 제출한 사유서를 통해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지병이 악화됐다"며 "영풍과 고려아연의 경영권 다툼 및 주식 공개 매수 이슈에 일본 거래처 및 협력사들은 '영풍과 고려아연 중 한 쪽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 등 혼돈 상태에 빠질 게 분명히 예상됐다,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동요를 막아야 될 입장이 됐다"며 불출석 이유를 밝혔다.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환노위가 장 고문을 증인으로 채택한 이유는, 장 고문이 2015년까지 영풍그룹의 회장이었기 때문이다. 장 고문은 회장직 사임 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으나 지난 9월 박영민 현 영풍 대표가 중대재해법 위반로 구속·기소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앞서 석포제련소에서 탱크 모터 교체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비소 중독으로 숨진 바 있다.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석포제련소는 2019년도 환경부 특별 점검에서 폐수 유출 등이 적발돼 조업정지 60일 처분을 받기도 했다. 영풍은 조업정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했다.

 영풍제련소 문제 해결을 위한 워크숍에 모인 활동가들이 노동자가 사망한 2024년 3월 9일 제련소 앞에서 "영풍제련소 낙동강에서 썩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영풍제련소 문제 해결을 위한 워크숍에 모인 활동가들이 노동자가 사망한 2024년 3월 9일 제련소 앞에서 "영풍제련소 낙동강에서 썩 물러가라!"고 외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여러 상황에 직면한 영풍의 문제를 해결할 주체는 '실질적 오너'인 장 고문이라는 것이 여야 의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장 고문의 불출석 사유서를 보면 도피성 출장이 분명해 보인다"라며 "한 달 넘는 기간을 출장을 다니면서 본인 외에 출장을 대신할 사람이 없다는 건 (장 고문이) 여전히 영풍 경영 최고 책임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이자 의원은 "장 고문은 질병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면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 해놓고 해외 출장을 갔다, 경영권이 없다면서 기업을 위해 해당 업무를 꼭 해야 한다고 한다"라고 꼬집었다. 임 의원은 "영풍 석포제련소 토양 오염 문제는 매해 지적돼 왔음에도 원상회복이 더디다"라며 "실질적 오너인 장 고문이 국회에 출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환노위#국정감사#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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