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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광안대교 난간 농성 모습 사진 출처: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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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8월 24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국가폭력에 따른 인권침해사건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부랑아 정리라는 명분 아래 아무런 잘못 없는 사람들을 강제로 수용하고 이를 상대로 강제노동·폭행 등 수많은 인권침해를 일으킨 사건입니다.

잠시 부산에 놀러온 사람이나, 다양한 이유로 부산에 방문한 사람들, 학교를 마치고 놀고 있던 아이들 모두 별다른 잘못 없이 강제로 수용당하였고 이 과정에서 국가·지방자치단체·경찰은 불법행위를 묵인하거나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형제복지원에 넘기는 등 불법행위를 앞장서기도 하였습니다. 오히려, 형제복지원에 수용자를 한 명 한 명 보낼 때마다 실적으로 인정받아 포상을 받거나 승진하는 경우도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형제복지원에 수용당한 피해자들은 수용 사실로 인하여 가족이 해체되어 가족관계가 단절되고 심각한 인권침해로 인하여 트라우마를 겪는 등 아직까지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 진상규명 결정 이후에도 국가나 지자체 그 누구도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나 보상을 하지 않고 오히려 진행되고 있는 국가배상소송에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등 피해 생존자를 외면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이러는 와중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모임 대표는 2023년 5월 14일 부산 광안대교 상판 현수교에서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의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시위를 진행하였습니다. 당시 피해 생존자의 절박한 호소는 시민과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해당 시위 이후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에 대한 생계비·치료비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체계가 마련되었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위와 같이 긍정적인 사회변화를 일으킨 시위마저도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부산시 경제부시장 및 관할 부처 관계자들이 피해생존자 대표에게 고발하거나 처벌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담당 경찰은 피해생존자를 업무방해죄 혐의로 수사하였고, 피해생존자는 결국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사과정에서는 시위 당시 피해 생존자가 출동한 공단 직원들을 협박하였다고 조사되었으나, 재판과정에서 출석한 현장 직원들은 피해 생존자가 이러한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하였고 이 사건 시위 전후 발생한 다양한 사정들이 참작되어 업무방해죄는 무죄가 도로법 위반은 형면제가 선고되었습니다. 그러나 담당 검사는 위와 같은 판결에 항소를 제기하여 현재 항소심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업무방해죄는 정당한 집회·시위를 사후에 처벌하는 수단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밀양 송전탑 사건, 제주 해군기지 건설사건 등에서 정당한 국민의 기본권 행사에 대해 추상적으로 업무가 방해될 위험이 존재하면 족하다는 대법원 법리 하에 실제로 업무가 방해되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시민과 활동가들이 처벌되어 왔습니다.

이 판결은 업무방해죄 성립에 있어 위력행사 여부와 업무방해 결과 발생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업무방해죄 성립을 부정한 판결입니다. 특히 기존에 정당한 시위나 집회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해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시위나 집회를 단순히 위력행사로 볼 것인지, 그 과정에서 위력의 행사가 실제로 존재하였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업무방해의 결과가 발생했는지를 면밀히 판단한 점에서 의미 있는 판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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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우 변호사 (민변 부산지부) 이현우 변호사 (민변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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