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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해양경찰서는 지적장애인 선원의 임금을 가로채고 폭행한 혐의로 1명을 구속하고 3명을 검거했다.
 통영해양경찰서는 지적장애인 선원의 임금을 가로채고 폭행한 혐의로 1명을 구속하고 3명을 검거했다.
ⓒ 통영해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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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발어선에 팔려간 지적장애인, 그들의 노동권·인권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경남 통영에서 수년간 지적장애 선원의 임금을 착취하고 폭행한 혐의로 소개업자가 구속된 사건이 벌어지자, 장애인 부모들이 개탄했다. 경상남도장애인부모연대와 통영지회는 27일 "상당히 충격적"이라며 발달장애인 전수조사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통영해양경찰서는 26일 지적장애 선원 임금착취 폭행한 혐의로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무등록 선원소개업자가 지적장애인을 서해안 통발어선에 팔아 넘기고 3년 3개월간 약 1억3000만 원의 임금착취와 폭행을 가했다.

과거 사건을 떠올린 장애인부모연대는 "2019년 통영에서는 지적장애인을 19년 동안 노예처럼 노동력을 착취하고 학대한 혐의로 통영 모 양식장 업주가 구속되고 같은 마을에 사는 정치망어업 선주와 이웃주민을 상습 폭행과 장애인수당을 착복 혐의 불구속 입건된 사건이 있었다"라며 "이 역시 통영이었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 사건은 사회적인 큰 반향을 일으키며 경남도, 통영시, 경찰 등이 떠들썩하게 대책 마련에 분주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참혹한 인권유린과 극한 노동강도로 비장애인조차도 꺼리는 어업분야, 특히 선원이라는 직종에 발달장애인들이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것은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라고 했다.

"'일부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라 치부하지 말라"

장애인부모연대는 "부모의 절규가 가슴을 후벼 파고 있어 같이 절규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귀를 막아버리고 눈을 막아버리고 외면하기 바쁘다"라며 "일이 터지면 그제서야 대책을 마련하기에 바쁘다. 제발 이러한 사건을 우리 사회의 일부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라 치부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이러한 사건을 접해야 하는 지, 지자체 차원의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왜 그리 힘든지"라고 되물으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은 경악과 분노를 넘어 삶에 대한 좌절감, 무기력함, 무감각으로 우리사회에 대한 증오와 불신으로 대립각을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했다.

통영해경에 감사인사를 한 장애인부모연대는 "경찰 등 사법기관에서는 피해 발달장애인의 정확한 인권침해 실태, 주변인들의 관련성 여부, 금전 착취여부 등에 대해 주도면밀하게 조사하기를 바란다"라며 "그 과정에 드러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경남도, 통영시 등 행정기관에서는 행정 편의적으로 접근해서 축소 은폐시키려고 하는 구태의연하게 태도는 버려야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업, 특히 선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발달장애인의 실태를 전수 조사하고 유관기관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피해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한 모든 대책을 강구하기를 촉구한다"라고 했다.

통영해경은 (준)사기, 횡령, 직업안정법 위반 등 혐의로 50대 남성을 구속시켰다. 수사 결과, 그는 20여 명의 통발어선(꽃게잡이) 선주들로부터 피해자들이 직접 받아야 할 임금을 장애 등의 이유로 사실상 보호자 역할로서 자신이 받아준다고 속인 뒤 중간에서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 가운데 1명은 50대 지적장애인, 나머지 2명은 60대 경계선지능을 가진 비장애인으로 일상적인 대화나 단순 노동은 가능하지만 제도 인식에 깊은 편은 아닌 것으로 해경은 파악했다. 해경은 50대 남성을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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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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