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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시 동북아물류플랫폼 구축 구상도
김해시 동북아물류플랫폼 구축 구상도 ⓒ 김해시청

지난 여름부터 가을까지 이어진 폭염에 이어 20~21일 이틀간 하늘에서 구멍난 것 같은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환경단체는 "심각해지는 기후재난이 두렵다"라고 평가했다.

논으로 둘러싸인 김해 부원동 쇄내마을 쪽에 대규모 시설인 동북아물류플랫폼이 들어서는 가운데, 김해환경운동연합은 22일 낸 자료를 통해 기후재난을 거론하며 관련 사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해는 지난 이틀동안 경남에서 창원(530.0mm)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27.8mm의 비가 내렸다. 한때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조만강 범람으로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내덕‧대청‧장유 등 곳곳의 도로가 침수됐다.

폭염‧폭우가 모두 기후재난 때문이다. 이 단체는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기 전날까지 김해는 9월까지 이어진 역대급 폭염에도 시달렸다"라며 "폭우 오기 이틀 전인 19일, 전국 대부분이 33℃ 안팎의 뜨거운 기온으로 타오를 때 김해는 37.5℃였다. 김해의 폭염주의보는 6월부터 내려졌다"라고 상기시켰다.

환경단체가 '김해 쇄내마을' 주목한 이유

김해환경운동연합이 폭우가 내리는 동안 주목한 지역은 쇄내마을이다. 하천 범람으로 쇄내마을 주민들은 행정복지센터로 대피했다. 쇄내마을은 김해시가 추진하는 '동북아물류플랫폼 사업지구' 안에 있고, 논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김해시는 가덕도신공항과 진해신항 조성과 연계한 물류 기반을 조성한다는 명분 속에 동북아물류플랫폼 구축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해, 김해환경운동연합은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하지만 현재 닥치고 있는 기후위기는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지고 있다"라며 "기상청도 예보가 불가능할 정도로 한 치 앞을 정확하게 내다보지 못한다"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김해의 투수층인 논 420만 평을 없애고 아스팔트 콘크리트 바닥으로 덮어 아파트, 산업단지, 물류센타의 거대도시로 확장한다면 오늘 김해가 겪은 폭염과 폭우는 앞으로 우리가 겪을 기후위기 중 가장 약한 재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의 가치에 대해 이들은 "농촌진흥청자료에 의하면 1년 동안 벼가 담수하는 물의 깊이를 27cm로 보고 우리나라 전체 논 면적 134.5만ha를 곱하면 36억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동북아물류플랫폼 예정지 논의 저수용량을 3억6000톤으로 계산하면 김해시가 두 번이나 시도하려다 실패한 토목공사인 저수용량 129만 톤의 김해 시례댐을 280개 짓는 홍수예방 효과가 나타난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번 폭우는 이 효과도 부족해 쇄내마을 주민들이 전부 대피했다"면서 "동북아물류플랫폼사업으로 이곳을 불투수층으로 만든다면 김해시민이 세금으로 감당해야 할 홍수 대비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은 폭염 대비에도 경제적이라는 진단이다. 이들은 "논의 경우, 가둬놓은 물이 증발하면서 대기온도를 떨어뜨리는 잠열현상으로 냉방기 가동을 대체할 수 있는 비용이 1일 10㎡당 1만700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라며 "동북아물류플랫폼 예정지 논 420만 평은 여름 폭염기 한 달간만 해도 4500만 원 어치의 에너지 절감효과를 도심 바로 옆에서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해환경운동연합은 "동북아물류플랫폼으로 미래 먹을거리 산업을 육성한다고 한다. 오늘 우리가 겪은 기후재난으로 김해시의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고 무책임한 정책 생산 능력이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미 김해시의 논은 도시 바로 옆에서 폭염과 폭우를 대비해 기후위기를 대응하여 높은 경제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대로 둬야 한다. 더 이상 김해시민의 앞날을 기후재난의 공포와 위협에 가둬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9월 21일 밤 김해 해반천.
9월 21일 밤 김해 해반천. ⓒ 김해환경운동연합

#폭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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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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