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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부터 시작된 폭염이 9월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미화원들의 근무 여건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와 남해군 환경과의 적절한 행정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을 듣기 위해 류경완 경상남도의회 의원이 면담했다. 류경완 도의원은 지난 6일 남해유배문학관 다목적홀에서 남해군산업안전보건위원회·남해군노사협의회·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국자치단체공무직본부 울산경남지역지부 남해군지회와 임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환경미화원은 10여 명이 참석했다.

 류경완 경상남도의회 의원이 지난 6일 남해유배문학관 다목적홀에서 남해군 환경미화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류경완 경상남도의회 의원이 지난 6일 남해유배문학관 다목적홀에서 남해군 환경미화원들과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 남해시대

경남도 "청소차 안전발판 제거하라"

이날 간담회에 앞서, 최근 양산시의 한 환경미화원이 안전발판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또한 경남도는 청소차에 발판을 부착하고 탑승하는 행위는 '자동차관리법', '도로교통법', '산업보건법' 등에서 금지하고 있으며,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규칙에도 운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경남도는 도내 18개 시군에서 운용 중인 청소차량의 불법 발판을 제거하라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각 지자체에 발송함에 따라, 남해군 환경과는 지난달 23일까지 모든 청소차의 발판을 제거했다.

 지난 9일 오전 7시께 남해읍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청소차와 환경미화원들이다. 청소차의 안전발판이 제거된 모습이다.
지난 9일 오전 7시께 남해읍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청소차와 환경미화원들이다. 청소차의 안전발판이 제거된 모습이다. ⓒ 남해시대

대책 없는 발판 제거, 2차 인명피해 유발 우려

그러나 일괄적으로 당장 안전발판을 제거하는 조치는 현실과 맞지 않고 특히 남해군의 경우 2차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나아가, 이러한 조치는 연일 이어지고 있는 폭염에 더욱 취약하다는 의견이다.

환경미화원들은 "청소차의 안전발판을 제거하라는 뜻은 이해한다"며 "그렇지만 안전발판을 제거하고 나면 이를 보완할 대책을 제시해야 하고, 무엇보다 무더위가 끝나고 난 뒤 시행했어도 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안전발판은 환경미화원들이 단거리 구간을 이동할 때 시간을 단축하고 쓰레기를 수거하는데 받침대로도 사용하는 등 유용하게 써왔다.

그러나 안전발판이 제거되면서 환경미화원들은 종량제봉투를 비롯해 재활용품 등 쓰레기들을 들고 이동해야 하고 이로 인한 이동시간과 노동강도가 증가되며, 무엇보다 계속되는 폭염에 탈수증상도 보이며 근무 조건이 열악해졌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거점수거를 할 수 없는 남해읍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남해읍은 5~10m 간격으로 종량제 봉투 등이 배출되고 있다.

이에 환경미화원들은 청소차의 속도에 맞춰 양손에 종량제봉투를 들고 빠른 걸음 내지 달리기를 계속해야 하기에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고 이는 곧 근무시간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는 의미다.

즉 안전 발판을 제거하면서 노동 강도가 급증해 2차로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인력이 부족한 남해군의 경우 상황은 심각하다. 이에 환경미화원들은 안전 발판 대신 저상형 청소차를 도입해야 하고 인력 증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해군 환경과와 소통 문제?

환경미화원들에 따르면 면 지역의 경우 "거점 수거 구역이 오르막길에 있거나 청소차로 이동하기 애매한 거리 등에 위치하는 지역들이 있어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남해군 환경과에 요청했지만, 남해군 환경과는 "환경미화원들이 직접 이장이나 마을 대표들과 협의해 거점 수거 구역을 변경하라"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남해읍이든 면이든 청소차에 승하차하기에는 구간이 짧고 또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있어서 조수석에 탑승하기에는 번거로우며, 이러한 점들 때문에 쓰레기 수거 시간이 지연돼 현실적으로 걸어가는 게 더 낫다는 입장이다.

또한 환경미화원들은 "이번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에 있어서도 남해군 환경과와 소통이 어렵다. 일방적이고 원론적인 답변에 지친다"며 "터놓고 얘기해 합의점을 찾고 싶다"고 전했다.

류경완 도의원은 "다른 지역에서 환경미화원이 안타깝게 사망한 사고가 발생해 경남도 차원에서 안전 발판 제거를 요청한 것 같다"며 "그렇지만, 도시와 농어촌 지역 등 각 지자체별로 상황이 다를 것으로 보여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게 맞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부서에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류 의원은 "저상형 청소차 도입은 시기나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당장 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류 의원은 "남해군 환경과와도 소통할 수 있도록 저와 경남도 환경 담당부서가 함께 남해군 환경과와 환경미화원들과의 간담회자리를 만들어 보겠다"며 "아직 더위가 끝나지 않아 걱정이 된다. 힘들겠지만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쉬어가면서 업무에 임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환경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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