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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봉고등학교가 2023년 학교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를 올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비봉고등학교가 2023년 학교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를 올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 화성시민신문

비봉고등학교가 기후위기 탄소중립을 위한 실험에 진심을 담은 프로젝트를 2년째 시행하고 있다. 바로 태양광 발전기와 풍력 발전기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아이들과 함께 직접 교내에 세운 것. 이 과정을 이끌고 있는 비봉고 교사 임호택 교사와 김병수 교사를 20일 만나 재생에너지 실험실에 대해 들었다.

화성시 비봉면에 위치한 비봉고등학교(교장 장철영)는 1967년 설립된 사립고등학교(법인 일지학원, 이사장 홍석보)로 742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비봉고의 재생에너지 실험실은 2023년 시작됐다. 경기도교육청에서 지원받아 경기 미래형 과학실을 구축하게 된 것. 3D프린터와 천체망원경, 태양광 발전 주제로 학생 진로 탐구 활동이 가능한 기본적인 교육 환경 조성이 이루어졌다.

김병수 과학 교사는 5년여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태양광 패널이나 전지 등을 이용해 수업에 활용하고 있었다. 필요한 재료들을 순차적으로 모았다. 태양광 패널부터 리튬 이온 인산철 배터리(LFP), 배터리 변환기(MPPT), 인버터 등 구색을 갖춰나갔다. 학교 예산과 화성시, 경기도 예산 등 필요한 곳에서 예산을 확보하고 탄소중립에 포커스를 맞춰가며 필요한 부품들을 하나둘씩 마련했다.

다년간의 준비 끝에 2023년 비봉고 학생들과 교사들은 독립형 태양광 발전기를 학교 옥상에 세웠다. 태양광 패널로 만들어낸 전기는 과학실에서 쓰는 거의 모든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진심인 비봉고 교사들은 어떤 생각으로 학교를 재생에너지 실험실로 만든 것일까?

"솔직하게 말하면 아이들을 위해서 시작했어요"

 왼쪽부터 임호택 부장교사와 김병수 교사. 
왼쪽부터 임호택 부장교사와 김병수 교사.  ⓒ 화성시민신문

임호택 부장은 올해로 25년 차, 김병수 교사도 15년 차, 교편을 잡은 지 10년이 넘은 베테랑 교사다. 이들이 비봉고 학생들과 만든 재생에너지 실험실은 "아이들을 대학교에 잘 보내기 위해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라는 현실적인 고민에서 시작됐다.

"대학 진로와 관련해 아이들이 여러 다양한 경험을 직접 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기후 위기를 글로만 배우는 게 아니고 직접 계획도 세워보고 추진도 해보고 직접 만져보고 운영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했죠. 그러다 재생에너지를 직접 만들어 볼까? 생각했죠."

2023년에는 태양광 발전기를 만들고 2024년에는 이어 풍력발전기를 만들었다. 비봉고는 '태풍전자 주식회사'를 만들어 대표를 임호택 교사가 맡고 공장장을 김병수 교사가 맡아서 분야별로 아이들을 입사지원서를 받고 채용했다. 또 학년 담임교사들이 분야별 이사를 맡아 지원했다.

모집분야는 에너지, 스마트팜, 홍보, 전략기획, 바람길 제작 등 총 12개의 분과를 나눠 가능한 다양한 아이들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2023년 80명이 모였고, 2024년에는 70여 명이 모여서 교내 재생에너지 발전기 만드는 제작 과정에 파트별로 참여했다. 모든 프로그램 계획을 아이들 스스로 기획하고 결과물을 보고서로 만들어냈다. 홍보팀과 다큐멘터리 제작팀은 학교에서 진행한 태양광 과학실을 신문과 영상으로 소개했고, 홍보팀에서 만든 학교신문은 비봉신문으로 제작됐다.

'삽질'을 함께하며 싹튼 사제지간의 정

 2024년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가 합심해서 삽질을 했다. 
2024년 풍력발전기를 설치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가 합심해서 삽질을 했다.  ⓒ 화성시민신문

2024년에 세운 풍력발전기는 학생들과 교사가 땀을 뻘뻘 흘리며 함께 삽질을 해서 세웠다. 지리교사인 임호택 부장교사는 풍향계를 들고 몇날 며칠을 학교 안을 돌며 적당한 위치를 찾았다고. 가장 좋은 자리, 즉 바람이 날마다 부는 곳은 학교 옥상이었으나, 학교 건축법상 옥상에 세울 수가 없어서 다른 곳에 풍력발전기를 세웠다. 그렇게 세운 풍력발전기는 태양광발전기보다 발전량이 떨어졌다. 김병수 교사는 명백히 실패했다고 밝혔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 재생에너지 발전기를 세운 결과 도심에서는 태양광을 못따라가요. 태양광발전기가 가장 효율이 좋다는걸 실패를 통해 알게 됐죠."

이렇게 사제지간이 어우러져 함께 재생에너지를 몸으로 부대끼며 경험한 학생들은 진로도 관련과를 희망했다.

"에너지 공학과나 전기과로 가고 싶다는 학생들이 많아졌어요. 유망과이기도 하고 앞으로 미래에는 대체 에너지가 정말 중요해질 텐데, 비봉고에서의 살아있는 경험으로 직업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무척 보람됩니다."

비봉고 태풍전자 주식회사는 교내 연못과 폭포를 활용해 2025년에는 수력발전기를 만들어볼까, 태양광 발전기 신기술을 접목해 업그레이드를 해볼까 신나는 고민을 하고 있다.

"비봉고 사례가 확산되길"

 비봉고 학생들이 프로젝트 사례 발표회를 했다. 
비봉고 학생들이 프로젝트 사례 발표회를 했다.  ⓒ 화성시민신문

태풍전자 주식회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비봉고 학생들은 인버터와 태양광 패널, 탄소제로가 더 이상 책 속의 단어가 아니다. 이들은 기후위기 시대를 통감하고 재생에너지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하며 에너지를 배우고 있다.

비봉고등학교 태풍전자 주식회사 홍보팀이었던 아이들은 신문사로 보낸 기고글에서 "풍력 발전기가 작동하는 원리는 날개인 블레이드가 회전하면서 나오는 힘이 자석 주위의 자기장이 변하고 이것이 전기를 생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재생에너지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협력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지역사회 협력을 통해 주민 참여와 이해를 높이고 주민의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비봉고등학교 사례는 풍력발전 등의 재생에너지가 지역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알려주는 좋은 사례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각 지역과 마을 단위에 맞는 재생에너지 활용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윤미#비봉고#태풍전기주식회사#태양발전#풍력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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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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