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으로 델라웨어주 사저에서 격리를 마치고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 기지에 도착한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미국 대선과 관련한 어떠한 예측도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주요 일정이 모두 끝난 공화당과 달리 민주당은 후보 결정까지 전 세계적 관심을 받게 됐으며, 중단됐던 민주당 지지 성향의 거액 지원금들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했다. 공화당을 향해 기울던 운동장이 다시 평평해지고 있다.
정치인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순간이 더 없이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그럴 것이다. 모든 관심은 새 민주당 후보로 쏠리게 되고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될 수도 있다. 심지어 공화당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잘 알고 있을 바이든 대통령은 그럼에도 대선 후보에서 물러났다.
바이든 대통령을 최악의 역대 미국 대통령 리스트에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과연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가 그토록 최악이었을까? 사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성적은 최악은커녕 많은 긍정적 결과를 남기고 있다. 팬데믹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서유럽국가와 달리 바이든 정부의 미국은 빠른 회복력을 보였으며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미국의 성장률은 기대를 넘어선 3.1%를 기록했고, 우려했던 불황을 피해 갔다. 올해 1분기 성장률 역시 3%를 기록하며 양호한 성적이 지속됐다. 실업률도 2년 이상 4% 이하로 유지하고 있고 실질 임금도 증가했다. 세기적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 우려됐지만 현재 물가 상승률을 3%대까지 떨어뜨렸다. 소비자 신뢰도 상승하고 있다.
물론 주택, 식품과 같은 필수 영역에서 여전히 불안정하고, 높은 생활비가 문제로 남아있지만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위기를 건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팬데믹 기간 트럼프 정부의 일관성 없는 대국민 소통, 방치된 공중보건, 경제적 충격 관리 미흡,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사망자 수 등은 놀라울 만큼 잊혔다.
불확실성의 세계는 이처럼 공정하다고 볼 수 없는 비합리적인 정치 지형을 양산한다. 분명 바이든 대통령은 억울할 것이다. 그것이 후보직 사퇴를 더 어렵게 만들었을 수 있다. 트럼프와 바이든, 역사는 정말로 이 두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현시대 미국인들과 같은 수준으로 기록할까?
미국의 46대 대통령 조 바이든은 이렇게 물러난다. 대통령으로서 그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요인으로 미국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하지만 자연인 조 바이든은 무척 억울할 것이다. 자연인 도널드 트럼프와 비교되는 상황에서 더더욱. 하지만 그는 결정했다. 적어도 물러날 때를 아는 지도자의 뒷모습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