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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함양>이 2023년 3월18일자로 지령 1000호를 맞이했다. 지난 2003년 창간 후 21년이 넘어서야 얻게 된 기념비적인 일이다. 매주 1회, 1년에 50호 발행 기준으로 20년의 역사가 쌓여야 가능하기에 지역신문 주간지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기록이다.

<주간함양>은 2002년 연말 창간한 <지리산투데이>와 2003년 1월 창간한 <함양군민신문>이 2003년 3월 1일 전격 통합하면서 '함양군민신문' 제호를 사용하게 됐다. 당시 잇따라 발행한 지역신문 두 곳이 통합하여 낙후된 지리산권역 언론계에 개혁과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30만 재내외 경남 함양인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해 온 <함양군민신문>은 2005년 1월3일 <함양뉴스>로 제호가 변경됐으며 2007년 12월 3일 <주간함양>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지금까지 역사를 써내려오고 있다. 올해 창간 22주년을 앞두고 있는 <주간함양>은 발행 중단·복관(2006년), 휴관(2007년)의 아픔을 겪으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령 1000호를 기념하여 2003년 <주간함양>의 초석이 된 지리산투데이를 창간하고 <함양군민신문>과 통합한 후 기자, 편집국장을 거쳐 현재 주간함양 발행인 직을 수행하고 있는 최경인 대표이사로부터 켜켜이 쌓인 일천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
 
 주간함양 대표이사 최경인
주간함양 대표이사 최경인 ⓒ 주간함양
 
부끄럽지 않은 신문 만들겠다는 각오

- 대표님은 창간부터 1000호 발행까지 주간함양의 산 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령 1000호 발행에 대한 소감은?

"고향을 사랑하고 함양의 미래를 걱정하는 선배님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주간함양이 존재한다고 생각 됩니다. 1000호 발행과 맞닿게 되니 1000호의 무게감이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이와 함께 바른언론 젊은신문의 정신을 잘 이어가고 있는가 되묻게 됩니다.

이번 1000호 특별판을 준비하면서 20여년 전 발행된 창간호를 읽게 되었습니다. "지방화와 분권시대에 지역 언론은 막중한 사명과 중요한 역할을 하여야 할 위치에 있으며 변화하지 않고 개혁하지 않으면 우리지역의 꿈은 이루어 질 수 없으며 발전 할 수 없다"는 창간사의 내용을 보며 선배님들이 언론을 대하는 마음과 그 정신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20여년 전 새로운 지역신문의 태동을 열망해 온 선배님들의 그 정신과 마음에 부끄럽지 않는 신문을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번 다져봅니다."

- 2003년 창간 당시 함양군 지역 언론의 현실은 어떠했나.

"2002년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함양군은 어느 때보다 바른 지역언론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지역 언론은 토호세력에 의한 언론의 사유화로 단체장의 무소불위의 권력에는 침묵하고 이권에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에 지역의 원로 어르신들과 재경향우회를 중심으로 함양군민을 위한 지역신문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2002년 3월 옛 번영회사무실에서 발기인 대회를 가졌습니다.

함양군 번영회 고 강대옥 전 회장님을 중심으로 김재욱 산업회사 대표, 정천상 솔송주 대표, 임명섭 전 번영회 회장, 김윤세 인산가 회장, 우인섭 전 주간함양 대표 등이 동참하고 재경향우회에서 고 양재천 회장님, 이호진 회장님 등 향우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함양군민신문(초대 김재욱 대표이사)이 창간하였습니다. 함양군민신문은 2002년 10월부터 소식지를 발행하며 창간준비를 해왔습니다."

<함양군민신문> 보다 조금 앞서 젊은 언론인들로 구성하여 지리산투데이가 창간되었는데 2003년 3월1일 지역 원로들과 뜻을 같이 하여 함양군민신문으로 통합하여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거치며 지금까지 지역신문의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 창간호부터 1000호에 오기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2005년 1월 함양군민신문이 '뉴스함양'으로 제호를 변경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뉴스제공 서비스를 제공하며 군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민선4기 선거를 앞두고 신문사 사주를 비롯한 대주주들의 정치 개입과 줄서기가 본격화 됐습니다.

급기야 편집회의에서 거론되지 않은 기사가 지면에 실린 것이 불씨가 되어 내부갈등이 폭발하였습니다. 인쇄된 신문은 배포금지 처리됐으며 2006년 4월24일(제145호) 뉴스함양은 발행 중단에 이르게 됩니다. 2006년 9월4일 함양뉴스는 복관과 함께 기존 타블로리드 판형에서 대판으로 변경, 변화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 <주간함양>이 오늘에 오기까지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2년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됐을 때와 2013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됐을 때가 아닐까 합니다. 원칙을 지키며 지역 언론을 선도해 온 주간함양의 가치를 인정받은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지금까지 선정사를 유지하고 있으면서 지역신문컨퍼런스나 지역신문발전세미나에서 수상의 영광을 얻고 있는 것은 지역민 속에서 주간함양이 건강하게 숨 쉬고 있다는 방증이라 생각합니다."

- 다양한 사건사고 기사도 많았을 텐데 기억에 남는 기사 또는 이슈는?

"2007년 9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군수 주민소환이 추진되면서 함양군이 전국 이슈로 등장했습니다. 12월 18일 주민소환투표 청구인대표자가 청구철회서와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함양군선거관리위원회에 반납하면서 주민소환투표는 무산된 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함양군은 군수와 관련된 전국 이슈가 끊이지 않는 듯 해 씁쓸합니다.

저는 평기자에서 시작해 편집국장을 거쳐 지금은 발행인의 자리까지 왔습니다. 굵직굵직한 사건사고가 지면을 장식하기도 했지만 2012년 기부천사 '염소할머니'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안의면 정갑연 할머니는 홀로 어려운 생활 속에서 염소를 키워 모은 전 재산 1억원을 안의고등학교에 기부했습니다.

이 사연은 본지에서 독점 보도했으며 이후 방송 및 중앙일간지에서 앞다퉈 할머니 사연이 소개되고 청와대 비서관이 직접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할머니의 선행이 힘든 사회에 시름을 잊게 해 준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함양군민 누구나 주인공"

- <주간함양>의 색깔을 나타내는 기획이나 고정란을 소개한다면?

"2023년 8월7일 주간함양의 인물코너 '지리산 인'이 어느덧 500회를 맞았습니다. 이 코너는 제가 편집국장을 맡으며 만들었습니다. 지역신문이라면 평범한 우리 이웃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1면에 인터뷰를 배치, 편집하여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하겠습니다. 1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함양군민 누구나가 주인공으로 주간함양을 장식했습니다."

- <주간함양>이 지금까지 시도했거나 추진한 사업은.

"지금까지 한발 앞서 생각하고 한발 앞서 도전해 왔습니다. 2009년 인터넷신문을 개통하고 2017년 큐알코드를 이용하여 지면영상서비스를 시작하였으며 2019년 3월20일 함양방송국을 개국했습니다. 함양방송은 2020년 4월6일 제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대담 개최, 2022년 5월15일 함양군수 출마 후보자 초청토론회 라이브 방송, 2023년 6월11일 창간 21주년을 기념 '지방소멸, 함양청년이 말하다'를 생중계 했습니다.

2023년 5월29일 대판이던 판형을 베를리너판형으로 변경해 눈으로 보고 즐기는 신문으로의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함양군민을 대변하는 대표 지역신문이 되겠다'는 의욕을 안고 지속적인 변화를 모색하며 발전해 왔습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주간함양은 2013년 한국문예창작학회 제24회 정기학술세미나 주관, 2015년 청소년댄스페스티벌 '청춘아 땀 흘려라', 창간 16주년기념 청소년토론회 '함양의 미래가 함양을 외친다', 2019년 제1회 함양청소년 영상공모전, NIE토론교육 등 함양의 희망인 청소년과 함께 한 다양한 사업도 펼쳐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추진한 '도시청년 지역신문 인턴기자로 살아보기(1기, 2기생)' 체험은 지역 소멸 위기에 지역신문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지령 1000호를 이끈 <주간함양> 임직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척박한 언론환경을 견디며 지령 1000호를 맞은 것만으로 우리는 자화자찬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한 주 한 주 지면을 허투루 채우지 않겠다는 각오로 발로 뛰는 기자 여러분이 주간함양을 이끄는 원동력입니다. 지역 언론의 위기 속에서도 정론직필의 신념을 갖고 본연의 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해 주는 기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새롭게, 다르게를 외치며 도전을 강요하여도 자기개발로 받아들여 주는 기자들 덕분에 주간함양은 고인물이 되지 않습니다. 끝없이 추락하는 출생률과 지역 소멸위기가 갈수록 난제입니다. 하지만 이런 난제를 안고서도 소멸하는 그 순간까지 주간함양 속에 함양의 역사를, 함양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아 주십시오."

-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령 1000호를 만들면서 지난 20여년을 돌아보았습니다. 지금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하고 열악한 지역신문의 상황이지만 일천호를 이어오는 동안 내내 불안한 현실이 사라진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종이신문이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이라 예견하고 지역신문에 몸담은 우리조차 급속히 변하는 뉴미디어에 당혹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간함양은 그럼에도 여러분과 미래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미디어 환경에 맞춰 변화하고 지역민의 신문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종이신문의 한계에 부딪힌다면 지역신문만이 갖고 있는 경쟁력으로 생산된 콘텐츠로 독자 여러분에게 다가갈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어떤 형태로든 지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책임 있는 언론의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독자여러분, 주간함양의 노력에 애정과 관심을 가져 주십시오. 지역신문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는 주간함양이 일천호의 신념을 이어갈 수 있게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함양뉴스 (김경민)에도 실렸습니다.


#<지령 1000호 발행기념 인터뷰>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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