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영암호 간척지 대규모 농경지와 수자원을 확보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암방조제로 인해 만들어진 대규모 호수 영암호. 겨울철새의 이동통로이자 서식지이다.
최수경
해 질 녘 이후에는 큰 무리로 뭉쳐졌다가 다시 작은 무리로 나뉘는 등 비행을 한다. 채식지로 날아가기 위한 준비과정인 것이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1만 킬로미터 미만의 이동은 대체로 수질, 먹이환경, 인간의 간섭 때문이다. 환경 상태에 따라 수질이 결정되므로 수질은 먹이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 논은 철새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므로 논 면적의 증감 등도 먹이 환경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가창오리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역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오리였다. 1947년 일본 서남부에서는 하루에 1만여 개체 이상이 포획될 정도로 동북아에서 가장 흔한 종이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1980년에 1000여 개체 미만의 소수 월동개체군만이 관찰되었으며 국제보호조 및 절종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 후 1984년 주남저수지에서 5000여 개체의 월동군이 처음 관찰된 후, 1986년 이후 2만여 개체의 월동군이 도래하였으며 최근 10만 개체 이상이 도래한다.
개체수가 늘어난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의 간척사업은 물새들의 습지환경에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의 주요 강과 갯벌은 1970년대부터 대규모 간척사업이 진행되었다. 대규모 담수호 조성에 따른 홍수조절 기능뿐 아니라 국토확장과 우량 농지조성을 통해 쌀 증산을 가져왔다.
그러나 습지 환경의 변화는 물새들의 종 구성과 개체수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갯벌을 주 서식지로 이용하던 도요물떼새는 감소했다. 반면 벼 낟알을 주 먹이로 하는 수면성 오리류가 크게 증가하였다.
철새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숙주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인간의 간섭은 심해졌다. 또한 가을철 파종된 농작물의 종자를 파먹거나 하여 부정적 인식도 있다. 그러나 겨울 철새가 많아지는 것은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에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서산버드랜드 철새 기행전, 철원 두루미 축제, 순천만 두루미, 서천 철새여행, 주남저수지 철새축제, 울산 철새여행 등이 생태자원을 잘 활용하고 있는 사례이다. 따라서 철새의 지역적인 증가와 감소는 그 지역의 생태관광 정책, 친환경 이미지와 관련된 농산물 브랜드 가치제고, 보건위생 정책, 겨울 작물과 관련된 농업정책 등 인간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과학적인 모니터링과 연구 지속되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