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하는 사회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유권자의 DM
오마이뉴스
시내 건물 곳곳에 큼직한 사진이 내걸렸다. 어느 배우의 멋진 모습을 연상케 하는 사진들, 선거철이 돌아왔음을 실감한다. 매월 하는 동기 모임에 나갔다. 나름대로 유명하다는 동문 중엔 누구는 어디에서 노리고 있다는 등 선거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선거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조용하던 전화기가 부르르 떤다. 선거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전화기가 자주 몸을 흔들어댄다. 정치는 생물이라는데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나라살림이 발전해야 서민들의 삶도 윤택해진다. 하지만 새로움이 있어야 하는 정치판은 아직도 오래전의 모습이다. 나는 잘하고 있으니, 모두 네 탓이고 너만 잘하면 된단다. 내 삶이 변하려면 위정자들이 현명해야 한다. 그렇기에 총선에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데 선거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씁쓸하다.
갑작스럽게 날리는 청첩장 같은 그 전화
지나는 길에 보이는 긴 현수막이 펄럭인다. 나랏일을 혼자 다 했고, 어느 당이 엄청난 일을 했다는 내용이다. 한 장의 현수막이 무슨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몇 년 동안 조용하던 동네에 내걸린 현수막 한 장은 오로지 교통을 불편하게 할 뿐 오히려 어색하기만 하다.
어느 날, 몇 년간 연락이 없던 지인이 전화를 했다. 깜짝 놀라 받은 전화는 안녕하냐는 안부 전화지만, 사실은 얼마 후에 있을 혼사를 귀띔하기 위함이었다. 선거 문자도 그렇다. 몇 년을 숨어 살던 사람이 전화 한 통화로 표를 달라고 한다. 보기 힘든 전화번호로 긴 문자를 전송한다. 보통 어떻게 내 번호를 알았느냐 항의한 후 수신을 거부하고 만다.
얼마 후엔 곳곳의 길가에서 긴 인사행렬이 이어질 것이다. 추운 날씨에 무엇을 바라며 그렇게 인사를 하고 있을까? 메뚜기도 한철이라 하지만, 사람은 메뚜기는 아니지 않은가? 세월은 변했고 살아감도 달라졌다. 어떻게 오래전에 하던 방식만을 고집하는 선거 홍보를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