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KBS 녹화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이후 쏟아진 야권의 비판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 해명에 집중됐다. "어느 누구한테도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는 대통령의 해명에 수차례 면담이 거부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의 상황도 거론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이 대담에서 별다른 유감 표명 없이 해당 논란을 "정치공작"으로 규정하며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한테도 이렇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고 해명한 바 있다. "아내 입장에서는 뭐 그런 여러가지 상황 때문에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이 되고 좀 하여튼 아쉬운 점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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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대통령"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사과 없음'을 문제 삼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대담 방송 직후 논평을 내고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대통령, 국민께 사과하지 않는 대통령의 독선을 언제까지 지켜봐야할 지 암담하다"면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변명으로 성난 국민을 납득시키겠다는 생각이야말로 대통령의 오만"이라고 직격했다.
당내 의원들도 비판을 가세했다. 박용진 의원은 문제의 초점은 가방을 건낸 이와 김 여사 간 친분 문제가 아니라 "명품 가방 수수" 사실 여부에 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그런 인식이라면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뇌물죄로 처벌한 모든 사람들도 다 그만한 핑계와 사연이 있었다면 눈 감아줬어야 한다는 이야기인가"라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명품백, 매정하게 끊지 못한게 문제? 그게 뇌물이다"라고 질타했다.
새로운미래와 새진보연합은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는 말에 집중했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에서 "사람을 박절하게 대하지 못한다면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대해서는 어찌 그리도 박절하냐"고 비판했다. 오준호 새진보연합 정책본부장 또한 8일 자신의 SNS에 "누구든 박절하게 대하기 힘들다는 대통령이 왜 이태원참사 유가족은 만남조차 거부했나"라면서 "명품백을 들고 찾아오지 않아서 그랬나?"라고 반문했다.
'외국 회사의 조그만 백'... "대통령 1인 홍보대행사 된 공영방송"
윤 대통령과의 대담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기인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에서 "명품백을 명품백이라 부르지 못하고 이 악물고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하는 사회자의 모습이 애처롭다"면서 "도어스테핑 중단 후 처음 펼쳐진 대통령의 공식 대담은 일말의 책임의식도 없던 봉창 60분이었다"고 말했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대변인은 "대통령 가족의 해명을 위해 공영방송이 홍보 대행사가 된 비극을 보았다"면서 "윤 대통령의 KBS 대담은 돈 많이 쓰고 흥행에 참패한 지루한 90분짜리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라고 비평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 억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KBS와 대통령실의 장군멍군은 환상적이었다"면서 "국민은 안중에 없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 1인 홍보대행사가 된 공영방송을 봐야하는 국민은 좌절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