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류코쿠대학에서 한국어 암송대회가 열렸습니다. 평소 수업 시간에 한국어를 배운 학생들이 공개된 장소에서 약 2분 동안 정해진 내용을 외워서 발표하는 행사였습니다.
처음 외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들은 한국어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만으로 그쳐서는 머리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비록 힘들지만 반복해서 외우고, 쓰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이런 뜻에서 올 4월부터 처음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 17명이 참가하여 우리말 실력을 겨루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를 소개하는 글과 한국 먹거리를 설명하는 글 가운데 한 가지를 골라 외워서 발표했습니다. 한국 먹거리는 한류와 더불어 일본에서도 일상적인 먹거리가 되었습니다. 김치, 떡볶이, 삼계탕, 잡채 들이 그렇습니다. 매운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암송 발표를 하면서 매끈하고 여유롭게 발표를 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간에 꽉 막혀버린 듯 머뭇거리다가 발표를 이어 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학생들은 부끄러움 없이 떳떳하게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외국어 학습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루 아침에 익숙해질 수는 없습니다. 반복해서 따라하면서 연습하고 외울 정도가 되어야 겨우 상대의 말이 귀에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번 행사는 처음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 학교와 학교 학부모 회의에서 협조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발표 학생들에게는 심사를 거쳐서 여러 가지 상장과 부상을 주고, 저녁 식사 잔치를 벌였습니다.
최근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되어 행사가 중단되었다가 이제 3년 만에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코로나 전보다 참가 학생이 줄어서 조금 쓸쓸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행사가 이어지면서 참가 학생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27년 전에는 류코쿠대학에서도 교양 한국어 수업은 외부 강사 선생님들이 담당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나면서 이제 전임 교원이 네 명이나 됩니다. 이처럼 늘어난 외국어 담당자는 한국어가 유일합니다. 다른 외국어는 수업 신청자가 줄어든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에서 한국어 학습자가 늘어난 까닭은 한류나 K-pop 등 우리 문화의 확대와 인기가 주 요인입니다. 그리고 적극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활동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일본 안에서도 인터넷의 보급과 확대 등 자유로운 정보 교류와 자아 의식의 확산과 성장에도 그 원인이 있습니다.
오늘 한국어 암송대회에서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공부하는데 큰 동기와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해서 단순히 한국말을 아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 나라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이들을 받아들이고, 더 큰 우리 문화의 바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참고 누리집> 류코쿠대학, https://www.ryukoku.ac.jp/ , 2023.12.20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우리말과 민속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