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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민예총 제20회 민족예술상 일반부문 수상하는 정봉진 작가(가운데, 울산민미협 자문위원). 김평수 한국민예총 이사장, 장경훈 주식회사 마중물대리 대표, 곽노현 한국민예총 후원회 회장이 시상자로 함께했다.
한국민예총 제20회 민족예술상 일반부문 수상하는 정봉진 작가(가운데, 울산민미협 자문위원). 김평수 한국민예총 이사장, 장경훈 주식회사 마중물대리 대표, 곽노현 한국민예총 후원회 회장이 시상자로 함께했다. ⓒ 한국민예총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한국민예총)이 지난 11월 29일 충남 부여청 소년수련원에서 '2023 한국민족예술인대회'를 열고 제20회 민족예술상 시상식을 진행했다. 2015년 19회 이후 8년 만의 시상으로, 일반부문 수상자로 정봉진 작가가 선정됐다. 청년부문 수상자로는 김철현 풍물인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시상식 이후, 두 수상자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원양어선으로 시작한 노동의 길 

1980년대부터 울산지역 미술계에서 판화, 조각, 회화 등 작품활동을 이어오며 대표작 <'불꽃성자' - 전태일을 기리며>, <느티나무 부조조각> 등을 남긴 일반부문 수상자는 정봉진 작가다.

정 작가는 "울산공고 졸업 이후 원양어선을 탔다. 그렇게 학비를 벌어 미술대학에 가려고 했으나, 삶의 현장이 곧 미술 공부의 장이라고 생각을 바꿨다"며 노동자로서 사회에 첫발을 디딘 과거를 회상했다. 또 "그 과정에서 사람을 살게 하는 그림, 인간을 위한 예술은 우리 민족의 역사, 전통, 공동체와 민족성에 있음을 알게 됐다"면서 "바른 문화예술은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뿌리이자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에게 평생을 함께한 울산은 어떤 의미일까. "1960년대 이전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산업화의 과정에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도시가 됐다"며 이야기를 꺼낸 그는 산업, 공업, 노동, 공해, 환경, 인권, 민주화운동을 울산을 상징하는 단어로 꼽았다. 이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이유를 일깨워준 나의 고향, 살아가는 삶의 전부인 곳"이라며 고향 울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선한 이에 겸손하라. 그른 것에 분노하라. 악한 것에 투쟁하라'를 매일 다짐하며 산다"는 그는 "고난의 길을 걸어오신 선배님들의 뜻을 이어 대물림하고 청년, 후배 예술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길을 가겠다"며 "민중들의 삶에 민족예술이 빛이 되고 희망이 될 수 있게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풍물, 누구나 두드릴 수 있어 매력인 음악"
  
 한국민예총 제20회 민족예술상 일반부문 수상하는 김철현 풍물인(가운데, 경남민예총 사무국장). 김평수 한국민예총 이사장, 장경훈 주식회사 마중물대리 대표, 곽노현 한국민예총 후원회 회장이 시상자로 함께했다.
한국민예총 제20회 민족예술상 일반부문 수상하는 김철현 풍물인(가운데, 경남민예총 사무국장). 김평수 한국민예총 이사장, 장경훈 주식회사 마중물대리 대표, 곽노현 한국민예총 후원회 회장이 시상자로 함께했다. ⓒ 한국민예총
 
다음으로는 일제강제징용, 원폭피해자, 3·15의거, 성구매자의 폭력으로 희생된 여성 위령굿, 세월호참사 등을 다루며 활동해온 청년부문 수상자 김 풍물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1985년생인 그는 "단풍잎 끝이 서서히 물들듯 저도 서서히 청년을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았는데, 아직 잎 중심엔 푸르름이 남아있었는지 이런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철현씨는 또 "초등학교 3학년 동아리에서 처음 풍물을 접했고, 마산농청놀이에서 악기를 치며 놀았던 기억이 지금의 저로 성장하는 거름이 됐다"면서 "결국 나는 '두드리는 게 좋은 사람'인 것 같다. 현재 두드리는 유율타악기인 양금도 하고, 학교에 출강해서 두드리는 재미를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지금까지의 풍물인으로서의 삶을 돌아봤다. 이어 "팀원들과 굿음악을 활용한 타악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최근에 팀원이 좀 더 늘어서 같이 두드리는 재미가 더 쏠쏠해져 기분이 좋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그에게 풍물이란 어떤 의미일까. 그는 "풍물은 다 같이 완성해 나가는, 그리고 자유로운 음악"이라면서 "정확한 박자와 빠르기를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음악이 아니다. 전공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풍물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왔던 국악공연과 창작활동을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그는 "음악이 주는 재미, 예술이 주는 감동을 느끼며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 사회를 맡은 강욱천 한국민예총 사무총장은 "8년 만에 시상하게 된 민족예술상은 한국의 진보예술 작품활동에 대한 업적과 사회적 기여 대한 공을 기리는 것으로, 국내 대표적 진보예술단체인 한국민예총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며 "험하고 어려운 시기에 꿋꿋하게 진보예술활동을 이어오신 두 분께 깊은 존경과 응원을 보낸다"고 행사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한국민예총#정봉진#김철현#한국민족예술인대회#민족예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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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교육언론[창]에서도 기사를 씁니다. 제보/취재요청 813arsen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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