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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3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 사태 관련 복구 상황 등을 점검하며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3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정부 행정전산망 장애 사태 관련 복구 상황 등을 점검하며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7일 정부의 행정전산망이 멈추면서 사상 초유의 민원 서비스 마비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 온라인 민원 서비스인 '정부 24'마저 먹통이 되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민원 서비스가 모두 멈췄다. 

행정복지센터마다 부동산 거래에 필요한 인감증명서나 은행이나 관공서, 기업에 내야 할 서류 등을 발급받으려는 민원인들과 오류를 안내하는 공무원들이 뒤엉키며 아수라장이됐다. 공항 무인발급기 앞에서는 신분증을 대체할 주민등록등본 등을 발급 받지 못한 여행객들이 불만을 터트렸고, 전세자금 대출을 위해 전입 신고를 하지 못한 세입자는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날 국민들은 부동산이나 금융거래, 신원 증명 등을 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지만 주무 부처인 행안부는 그 흔한 안내문자 하나 보내지 않았다. 17일 오후까지도 오류의 원인이 무엇인지, 언제 복구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답변 대신 한 장짜리 보도자료를 통해 "전산 장애로 국민들이 불이익을 받는 일 없도록 납부 기한 연장과 소급 적용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만 밝혔다. 

대한민국이 전산 마비 사태가 벌어졌지만 이날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다. 김은혜 홍보 수석은 윤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정부합동 TF를 즉각 가동해 신속대응 조치하라고 특별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작년 카톡 먹통 사태 때는?
 
 지난해 10월 카카오 장애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지난해 10월 카카오 장애 사태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 임병도
 
지난해 10월 15일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데이터 서버 시설이 입주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 서비스가 모두 멈췄다. 국민메신저라 불리는 카카오톡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고 발생 이틀 뒤인 10월 17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전쟁 같은 비상 상황에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카카오톡 사태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만큼 심각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통신망 때문에 국가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마비되면 곤란하다는 취지의 지적이었다"면서 "외부의 의도된 공격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런 모든 가정을 고려하고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재발 방지'를 거듭 지시하고 국가안보실 산하 사이버안보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는 등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사과와 보상 대책은? 

여선웅 전 대통령실 청년소통정책관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언급하며 "그 다음날 카카오는 대국민사과를 했고, 사과하는 자리에서 남궁훈 대표가 전격 사퇴했다"며 "'오류로 잠깐 중단될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다면 윤석열 대통령과 인식이 반대인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대통령은 카톡이 국가 기간통신망이나 다름 없어서, 국가 기관도 쓰고 있어서 멈추면 안 된다고 했고, 이번엔 그냥 국가 기관, 국가 통신망이 멈췄다"면서 "정부는 카카오톡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24 중단으로 인한 피해 보상에 나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IT 관련 종사자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IT 관련 종사자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 온라인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IT전문가들은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 수습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성토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부는) 우리 서비스 장애나면 언제까지 복구되는지 공시하라고 하더니 자기네 장애 났을 때는 하나도 언급 안 했다"면서 "카톡이나 네이버는 무료 서비스라도 되는데 세금받고 운영하는 이X들은 도대체 무엇?"이라는 글도 올라왔다. 

행안부는 이번 사태가 행정 전산망과 연결된 네트워크 장비와 백업 장비에서 모두 같은 이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흔한 일은 아니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행정전산망을 민간에게 넘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로 일부 언론들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민간 전문기업이 관련 업무를 맡고, 정부가 감독하는 체제로 가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행정전산망#정부24#윤석열#카톡먹통#민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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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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