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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충남 홍성에서는 쓰레기 없는 장터가 열렸다. 장터 이름은 '함께 살'장이다.
지난 22일 충남 홍성에서는 쓰레기 없는 장터가 열렸다. 장터 이름은 '함께 살'장이다. ⓒ 이재환
   
추석을 앞두고 작은 시골 마을에서 '쓰레기 없는 장터'가 열려 화제다.

지난 22일 충남 홍성군 홍동면 홍성여성농업인센터 앞 마당에서는 지역의 농민들이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와 땅콩, 쌀, 멜론, 두부 등 다양한 농산물을 판매했다.

추석을 코 앞에 두고 열린 이날 장터는 홍동과 장곡 등 홍성 지역에서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여성농민 20여 명이 판매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해 마을 축제에서 뻥튀기를 접시로 사용하는 등 '쓰레기 없는 축제'를 열어 화제가 됐으며, 이번에는 '쓰레기 제로' 장터에 도전했다. (관련 기사: 시골 마을이 '쓰레기 없는 축제' 성지가 된 특별한 사연 https://omn.kr/217lv)

기자는 지난 22일 장터를 찾았다. 장터 노점에 붙은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 '오이, 양배추, 오크라, 양파가 담겨있어요. 직접 만든 퇴비를 넣고, 비닐을 사용하지 않고 키운 맛난 채소랍니다. 유기농 현미식초와 비정제당원을 사용했어요.'
- 농사지은 유기농 메주콩을 사용해 두부를 만들었어요.'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줄여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번 장터의 이름은 '함께 살장'이다. 문자 그대로 '쓰레기를 줄이고 모두가 함께 잘 살자'는 의미에서 열린 장터이다. 

실제로 이 장터에는 쓰레기가 될 만한 비닐이나 포장지가 없다. 판매자인 농민들은 큰 용기에 물건을 담아 kg 또는 g단위, 개당으로 물건을 팔았다. 장을 보는 방법도 간단하다. 장바구니는 기본이고, 빈 그릇이나 통을 가져와 농민들이 준비한 두부며 땅콩 등의 농산품을 사가면 된다. 당연히 포장으로 인한 쓰레기는 발생하지 않는다.
 
 한 농민이 큰 용기에 땅콩을 담아 팔고 있다. 소비자는 그릇이나 용기를 가져와 땅콩을 사가면 된다. 가운데 작은 용기는 계량(분량과 무게)을 하기 위한 것이다.
한 농민이 큰 용기에 땅콩을 담아 팔고 있다. 소비자는 그릇이나 용기를 가져와 땅콩을 사가면 된다. 가운데 작은 용기는 계량(분량과 무게)을 하기 위한 것이다. ⓒ 이재환
   
그래서일까. 판매자와 소비자들 모두가 장터에 대한 만족가 높아 보였다. 김지영(풀무학교 전공부)씨는 "친구들과 직접 키운 오이로 만든 피클과 두부를 팔았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장터는 오늘 처음 열렸다. 그런데도 분위기가 너무나도 화기애애해서 좋았다. 판매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장터를 꾸몄다. 장터를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과정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장을 구경하러 온 한미영(22)씨도 "고구마를 좋아 하는데 맛있었다. 먹거리도 다양하고 볼거리도 많은 것 같다. 장터가 신기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비록 장터는 작지만 구석구석 좋은 물건과 먹거리가 많았다. 숙주와 고사리가 들어간 유기농 빈대떡도 맛있었다"고 전했다.

여성농민들과 함께 장터를 준비한 정영희 홍성영성농업인센터장은 "3개월 동안 7차례의 회의를 통해 이번 장터를 준비했다"며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농산물을 판매했다. 일회용 포장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쓰레기 없는 장터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물론 농민들이 유기농으로 가꾼 농작물의 판로를 여는 목적도 있다. 판매하는 사람도 즐겁고, 소비자와 판매자가 소통하고 연결되는 장터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도 한 달에 한번 정도 쓰레기 없는 장터를 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이날 장터는 대박이 났다. 판매자들은 추가로 진행된 '떨이 장터'로 준비해 온 농산물을 모두 팔았다. 홍동면은 유기농업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또다른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쓰레기 없는 축제'에 이어 올해는 '쓰레기 없는 장터'로 마을에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이날 장터에는 유기농 메주콩을 사용해  만든 유기농 두부도 상품으로 나왔다.
이날 장터에는 유기농 메주콩을 사용해 만든 유기농 두부도 상품으로 나왔다. ⓒ 이재환

#함께 살장 #유기농 장터 #쓰레기 없는 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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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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