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6.21 09:09최종 업데이트 23.06.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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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뉴스가 아니라 본질을 꿰뚫는 맥락과 통찰입니다. 잡음을 걷어내고 진짜 중요한 뉴스가 무엇인지 짚어주는 '10분 뉴스정복'을 매일 아침 배송합니다. 복잡한 세상을 읽는 맥락을 따라잡으세요. [편집자말]

자료사진 ⓒ envatoelements

 
대통령 명 받들어 '사교육과의 전쟁'
    •    윤석열(대통령)이 칼을 뽑으니 때아닌 사교육 때려잡기가 시작됐다. 수험생들은 왜 지금이냐고 묻고 있는데 "사교육 이권 카르텔을 깨야 한다"는 돌격대들이 설친다. 익숙한 프레임 전환이다. 사교육에 문제가 없다는 말이냐고 물으면 반박하기 어렵지만 애초에 논란의 본질을 희석한다.
    •    문제가 많은 건 맞다. 조선일보는 수능 출제 위원으로 참가한 교수나 교사들이 경력을 팔아 모의고사 문항을 개발하는 실태를 폭로했다. 비밀 유지 서약을 하지만 이를 위반해도 제재 조치가 없다.
    •    대통령실의 대응도 답답하다. 그동안 킬러 문항에 집중해 왔던 수험생들은 어떻게 하느냐는 반발이 거센데 "이미 3개월 전에 예고한 내용인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대통령이 이를 바로 잡으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    킬러 문항이 없어지면 난이도 중상인 문제가 늘어날 거고 실수 안 하기 싸움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게임의 규칙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최악의 경우 1등급 커트라인이 만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2030 엑스포는 부산, 리야드, 로마 3파전
    •    박진(외교부 장관)이 "9회말 대역전극을 만들어 낸다는 마음"이라고 쓴 건 그만큼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는 의미다.
    •    사우디아라비아가 179개 회원국 가운데 70개 국 이상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이 포기했다는 루머를 사우디아라비아가 흘린다"는 이야기도 나돈다.
    •    윤석열과 함께 프레젠테이션에 나선 연사들도 눈길을 끈다. 에스파 멤버 카리나가 오프닝을 했고 성악가 조수미와 프랑스 출신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부산에 해상 도시를 구축하고 엑스포 이후 시민 품으로 돌려준다는 구상을 소개했다. 청계천 복원을 설계했던 진양교(홍익대 교수)와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의 이수인도 깜짝 등장했다.

민주당 혁신위도 친명 논란
    •    위원장 김은경(한국외대 교수)이 "나는 정치적으로 빚진 게 없다"고 말했다.
    •    7명의 위원을 선임했는데 차지호(카이스트 교수)는 지난 대선에서 아예 이재명 후보 대리인으로 등록한 바 있고 윤형중(랩2050 대표)은 제주도 선대위 본부장을 지냈다. 이진국(아주대 교수)은 이재명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기자협회 설문, 80%가 "이동관 방통위원장 반대"
    •    동아일보 출신이고 이명박 정부 대변인을 지냈다. 방송 장악의 첨병이었던 사람이 방통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
    •    기자협회가 설문을 했는데 찬성이 13% 밖에 안 됐다. 적극 반대가 62.5%, 반대가 17.5%였다.

[오늘의 TMI]
인천 세관에서 마약 60% 잡는다

    •    하루 1만2500건의 우편물이 들어온다. 올해 들어 4월까지 205건을 적발했다. 하루 평균 1.8kg, 6만 명 분의 마약이다.
    •    마약은 태국과 미국, 베트남, 중국 순으로 많이 반입된다. 냄새가 독특해 탐지견들이 쉽게 찾아내는데(탐지견들에게는 놀이나 마찬가지라 1초면 찾아낸다고 한다.) 사탕봉지나 생선 젓갈에 숨겨서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영국은 코로나 청문회 연다
    •    집단 면역과 봉쇄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많았다. 전현직 총리 4명이 청문회에 선다.
    •    영국은 세계 최초로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개발했지만 누적 확진자가 2447만 명에 22만 명이 죽었다. 2020년 경제 성장률이 9.8% 떨어졌다.

삼성물산 투자한 헤지펀드에 한국 정부가 690억 원 물어줘야 한다
    •    9900억 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는데 7%만 인정됐다. 투자자-국가소송(ISDS) 패소가 하나 더 늘었다.
    •    삼성물산에 불리한 조건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했는데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지시해서 손해를 봤다는 게 엘리엇의 주장이었다.
    •    690억 원에 법무 비용과 이자까지 포함하면 130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5000억 원 주는 글로컬 대학, 혁신에 점수를 줬다
    •    15개 대학을 예비 선정했고 이 가운데 10곳을 골라 1년에 1000억 원씩 5년 동안 지원한다.
    •    대학 통합이 화두였지만 실제로 통합안을 낸 27곳 가운데 4곳만 선정됐다. 글로컬대학위원회는 "가장 중요한 건 화학적 결합"이라고 설명했다.
    •    전공 체제를 폐지하거나(순천향대와 한동대), 특성화한(한림대와 경상대) 대학들이 선정됐다.
    •    조선일보는 "이번에 탈락한 대학 상당수는 사실상 독자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해산 장려금을 지급해서 부실 대학 구조조정을 촉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가불도 복지? "예상보다 반응 좋아 깜짝 놀랐다"
    •    가불 전문 서비스가 있다. 급여 계좌만 확인되면 회사를 거치지 않고 월급의 50%까지 월 130만 원 한도로 빼서 쓸 수 있다.
    •    편의점이나 커피 전문점 같은 시간제 근로자가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는데 반응이 뜨겁다고 한다.
    •    도입 3개월 만에 직원의 18%가 이용하더라는 한 회사의 사례도 있고 이직률이 104%에서 26%로 줄었다는 사례도 있다. 페이워치에 따르면 이용자 40%가 한 달에 5회 이상 이용한다. "부탁해야 받을 수 있다기 보다는 일한 대가를 받아가는 정당한 권리로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서울백병원 결국 폐원
    •    82년만이다. 이사회에서 만장 일치로 폐원을 결정했다.
    •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1745억 원. 병상 가동률은 49%까지 떨어졌다.
    •    직원 300여 명은 다른 병원으로 승계한다. 서울시는 서울백병원 부지를 의료 시설 용도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백병원 부지 가치는 최대 3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급발진 사망 사고에 무죄
    •    이례적인 판결이다. 13년 동안 교통안전공단에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고 766건 가운데 인정된 건 한 건도 없다. 결함을 입증할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고 대부분 운전자 과실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    그랜저TG를 몰던 운전자가 지하주차장에서 경비원을 치어 죽게 만든 사건이다.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시속 10km 상태에서 우회전을 하다가 주차장 차단 막대를 들이 받았고 인도로 올라서서 화분을 들이 받고 다시 사람을 쳤다. 가속이 시작되고 차가 멈추기까지 걸린 시간은 13초, 최고 속도는 시속 68km였다.
    •    법원은 "13초 동안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해 밟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피해자를 피하려고 방향을 틀었고 브레이크 등이 점등돼 있던 걸로 봐서 자동차 결함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거주 중국인은 민주당 성향?
    •    김기현(국민의힘 대표)이 "왜 우리만 빗장을 열어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중국만 찍어서 빗장 운운하는 건 명백히 차별과 혐오 발언이다. 그만큼 국민의힘이 다급하다는 징후로 읽을 수도 있다.
    •    한국은 2006년부터 영주권을 얻고 3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에게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투표권을 준다. 외국인 선거권자는 12만6668명, 이 가운데 중국인이 9만9969명이다. 일본이 7244명, 베트남이 1510명 순이다.
    •    조선일보는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지만 중국인 단체와 조직은 대체로 친민주당 성향"이라는 여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    비례확대 등 선거제 개편 논의에 역행해 "의원 수를 30석 줄이자"고 제안하는 등 돌출 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더 깊게 읽기]
사모펀드의 공습, 버스 차고지 팔고 먹튀 하나.

    •    버스회사들이 사모펀드에 넘어가고 있다는 한겨레 연속 기사.
    •    선진운수를 인수한 그리니치 펀드의 투자제안서를 보니 연 11.2%를 배당하고 엑시트 시점에 최종 12.2%의 수익률을 보장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엑시트 플랜에는 차고지 매각 계획도 담겨 있다. 좀 더 싼 곳으로 차고지를 옮기거나 아예 빌려쓰는 방식으로 매각 차익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    지방정부가 운영 수익을 보장하는 버스 준공영제 시스템에서는 차고지 비용도 재정 지원금에 포함돼 있다. 차파트너스 펀드는 아예 서울시에 차고지를 주상복합시설로 개발할 테니 지원금을 달라는 요청을 던지기도 했다.
    •    "마른 걸레를 짜내며 이익을 극대화한다"는 말이 나온다. 애초에 펀드 모집 단계부터 구조조정을 수익 창출 방안으로 내걸었고 심지어 정비 시설을 허위로 신고하는 경우도 드러났다. 선진운수는 '현금 없는 버스'로 전환하면서 현금통 관리 직원 4명을 줄이기도 했다.
    •    차파트너스 대표와 한국타이어 회장 일가가 처남-매부로 연결된 사이라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차파트너스가 인수한 버스 회사 6곳의 한국타이어 구매 비율이 18%에서 53%로 늘어났다.

여성들 일자리 없어 떠나고 남성은 결혼 못해 떠난다
    •    남초 도시의 비극이다. 포스코가 있는 포항은 7년 동안 인구가 52만 명에서 49만 명으로 줄었다.
    •    2030 인구가 줄면서 평균 연령이 41세에서 44세로 뛰어올랐다.
    •    한국의 남녀 성비는 남성 50.1%와 여성 49.9%인데, 포항은 50.7%와 49.3%로 격차가 크다. 20대만 놓고 보면 남초가 더 심하다. 58%와 42%까지 벌어진다.
    •    "지방 청년의 실종"을 시리즈로 다루는 한국일보는 "원인과 진단이 모두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떠나는 것은 그 지역의 미래가 함께 떠나는 것이다. "지금 포항에 시급한 것은 산업 공단 증설이 아니라 여성의 일자리를 늘리고 그들이 자리잡을 수 있는 여성 친화적인 도시로 변신하는 것"이라는 제안이다.

[해법과 대안]
쓰고 버린 매트리스 1년에 106만 개
    •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숙면 산업)가 뜨면서 버려지는 매트리스가 늘고 있다. 무개만 2만6776톤에 이른다.
    •    매트리스는 스프링이 들어 있어 재활용도 쉽지 않다. 손으로 천을 찢고 고철 덩어리를 들어내야 한다. 스프링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포켓형 매트릭스는 더 어렵다.
    •    세종시는 2018년부터 매트릭스 분리기계를 이용해 자체 처리하고 있는데 포켓형 매트리스는 전문 업체에 넘긴다. 일반형 매트리스는 5분, 포켓형 매트릭스는 30분이 걸린다고 한다. 통영시는 매트리스를 불법 소각해 온 사실이 드러나 시장이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    매트리스의 스폰지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업체도 있다. 슬로우베드는 한 해 발생하는 폐메모리폼 250톤 가운데 52톤을 재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줄인다고 한다. 한국일보 기사.

기휘 위기를 젠더 프레임으로 보자
    •    기후 난민의 80%가 여성이다. 여성 사망률이 남성 보다 14배 높다.
    •    건조하고 가뭄이 잦은 지역에서 조혼과 청소년 출산이 늘어난다.
    •    사라 두에르토 발레로(유엔여성기구 정책관)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숫자를 보면 지구가 겪는 변화를 남성과 여성이 같은 속도로 마주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보인다"고 말했다. "회색 지대 없이 딱 떨어지는 통계가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지적도 흥미롭다. 숫자와 직면할 때 재난의 결과 역시 달라질 거라는 이야기다.

[밑줄 쳐 가며 읽은 칼럼]
탈북자들 사망 원인 중 자살 15%, 어떻게 설명할 건가

    •    박노자(오슬로대 교수) 칼럼이다.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 비율이 한국 평균보다 3배 높다. 탈북민 18%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답변했다는 설문 조사도 있었다. 실제로 10년 동안 31명의 탈북자들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갔다. 천당에서 지옥으로 돌아가는 이유가 뭘까? 이곳이 천당인 것은 맞나.
    •    국제노총이 발표하는 세계 노동권 지수에서 한국은 2014년부터 계속 5등급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5+ 등급은 정부가 작동하지 않는 단계라 사실상 5등급이 바닥이라고 할 수 있다.
    •    박노자는 북한 인권과 남한 인권을 함께 개선하려면 긴장 완화와 남북 대화가 급선무라고 제안한다. "서로를 맞대고 있는 남북한은, 하나의 분단체제를 같이 이루는 만큼 그 관계의 상태가 양쪽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부터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 관계가 좋아져야 인권적 상황 개선의 가닥도 동시에 잡힐 수 있을 것이다."

돌려차기남은 심신미약 아니다
    •    "조현병과 사이코패스를 혼동하면 안 된다"는 정신과 전문의 차승민 인터뷰. "사이코패스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그간 조현병 환자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걷어내려던 노력이 허사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    조현병은 치료하면 나아지지만 약물 치료를 중단하면 재발률이 90%에 이른다. 사이코패스는 치료가 안 된다. 교도소에 수감하는 게 낫다.
    •    조현병이라고 심신미약이 되는 건 아니다. 범행 순간의 인지능력이 조현병의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심신미약으로 판정한다.
    •    이중차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신질환은 관리돼야 한다. "정신질환 특성상 퇴원 당시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치료를 계속 이어가지 않으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관리가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누구든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에요. 가끔 무섭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건 터질 때마다 시끌벅적한 쇼처럼 소비하고 되풀이할 일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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