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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국제평화영화제와 강릉국제영화제가 폐지된 상황에서 이번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방선거 이후 지자체와 영화제 간 긴장 관계가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성우 집행위원장과 장지훈 사무국장이 돌연 해임됐다. 제천시가 밝힌 사유는 예산 초과 지출과 임금 체불 등이다. 더욱이 제천시는 배임 혐의로 두 책임자를 경찰 고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외형적으로 보면 꽤 성공적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상개최를 선언한 영화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게스트 초청은 물론이고,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필름콘서트와 국내 최초로 OST 마켓 여는 등 공격적이면서 적극적인 부대행사를 마련했다. 영화 <라라랜드> 음악감독으로 잘 알려진 저스틴 허위츠 콘서트를 전 세계 최초로 유치했는데 해당 행사는 행사장 최대 수용 규모인 5000여 석이 가득 차기도 했다.

한창 그 성과를 논하고 결산이 진행 중이어야 할 시기에 수장들의 해임 건이 터졌다. <오마이뉴스>는 22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조성우 집행위원장을 직접 만났다. 조 위원장은 "그간 언론 노출을 하지 않았다"며 그간의 일을 설명했다. 제천시 측이 영화제 정관마저 무시한 채 무리하게 영화제 초과 예산 지출 및 임금 체불 건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게 핵심이었다.

"초과 예산 해결 방안 제시했지만..."
 
 조성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자료사진).
조성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자료사진). ⓒ 연합뉴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예산은 약 40억 원. 이중 제천시와 충청북도 보조금은 27억 원 정도다. 영화제를 진행하며 해당 예산에 더해 약 4억 9천만 원이 초과 지출됐고, 일부 직원들이 11월분 급여를 받지 못한 게 현재까지 언론 보도에 드러난 내용이다.

공개된 수치만 보면 영화제가 방만하게 예산을 운영한 것처럼 보이지만 정확한 사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일단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그간 청풍호에서 진행되던 야외 공연 행사를 시내권인 의림지와 비행장으로 옮겨 확대했다. 기존엔 메가박스로만 상영관을 운영했지만, 신축된 CGV를 추가해 역대 최다 상영횟수를 확보했다.

조 위원장은 "초과한 예산이 어디에 쓰였는지 제대로 보고 얘기했어야 하는데 집행 과정이나 그 이유엔 전혀 관심이 없고, 집행위원장 개인에게만 책임을 지우려 한다"고 말했다. 영화제 측이 2023년 공연 예상 수익에서 선입금을 받는 방식, 공연권 판매 수익으로 추가 지출 예산과 임금 체불을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시가 이를 막았다는 게 조 위원장의 설명이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예산 초과 지출이 발생했을 시 추경이나 대출 보증을 통해 (제천시와) 같이 해결하곤 했다. 근데 올해는 해결 방안을 제시했는데도 시가 전혀 듣질 않더라.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공연 예상 수익금을 업체로부터 선입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 영화제가 제작한 공연을 구매하겠다는 곳이 있어서 그 수익금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시에서 거절당했다."

그간 잘 해오던 밴드 및 음악가 공연과 더불어 세계 최초였던 저스틴 허위츠 콘서트, 미국 오리지널 공연팀을 초청한 < E.T. > 필름 콘서트 등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행사 규모는 역대 최대였다. 그 덕에 약 9억여 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2019년 수익의 세 배다.

하지만 영화제 기간 중 수도권 호우집중 및 홍수, 폭우로 일부 공연은 예매 취소가 이어졌고 특히 장당 5만 5천 원이던 < E.T. > 공연 자체를 취소하며 전액 환불해야 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등한 비행기 티켓 가격, 무대 확장, 대규모 환불 등으로 예산이 대폭 추가 지출된 것이다. 조 위원장은 "대부분이 불가항력적 요소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전임 시장의 강한 요구로 청풍호에서 열리던 공연을 시내권으로 옮겼고, 산업화 모델도 만들었다. 비행장과 의림지에 큰 무대 두 곳을 만들며 그만큼 지출도 커진 셈이다. 시의 요구와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이었다. 이와 반대로 코로나19로 행사가 대폭 축소됐던 때엔 남은 예산을 시에 돌려주기도 했다. 10억 원 정도였다. 국고 보조금이니까 당연히 돌려줘야지."

여기까지 정리하면 영화제의 자구책을 시가 거절했고, 그 이유는 재정보증보험을 통해 해결하려 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보험 약관상 영화제 내부의 귀책 사유가 있어야 하기에 제천시에선 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사무국장 배임 건으로 형사고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 조성우 집행위원장은 "시에서도 처음엔 추경할 것처럼 하다가 보증보험으로 해결하겠다는 방침으로 바꿨다. 사실 배임이라는 게 고의로 재산상 손해를 끼치거나 타인의 이익을 위해 예산을 남용하는 건데 지금의 사례는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아가 조 위원장은 "인건비 미지급 사태가 발생한 것도 제천시가 개입했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예산 초과 지출과 달리 인건비 미지급은 제천영화제 사상 처음이다. "이 또한 선입금과 공연료 판매로 충당 가능했는데 시에서 직원 급여 지급을 중단시켰고, 그에 대한 동의서를 시에서 받아갔다"고 조 위원장이 설명했다.

물론 선입금 자체도 쉬운 일은 아니다. 제천영화제 역사에도 유례없는 방안이다. 하지만 대규모 공연으로 수익 모델의 가능성을 처음 실험했고 결과가 긍정적이었기에 한 업체와 선입금 지급이 가능한 것으로 가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이 또한 제천시가 수용하지 않으며 무효가 된 셈이다.

해임 절차 문제 없나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 행사장 전경
제1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개막식 행사장 전경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과 사무국장 해임 과정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최종적으로 조성우 집행위원장이 해임이 논의된 시기는 11월 28일과 12월 13일, 하지만 이미 조 위원장은 11월 중순경 제천시 측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미 사임한 인사를 두고 두 차례에 걸쳐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해임한 꼴이다. 조성우 위원장은 "제가 제시한 방안이 다 거절당하고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된 것이라 사임서를 냈다. 빨리 차기 집행부를 꾸려서 시와 함께 문제를 풀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정관상 사임서는 이사장이자 시장이 수리하고 안 하고를 떠나 즉시 효력이 생긴다. 근데 그 이후에 인사위원회를 열더라. 부집행위원장을 인사위원장으로 삼아 저와 사무국장을 결과적으로 12월 13일 해임했다. 사단법인 정관상 집행위원장 위촉 및 해촉은 인사위가 아닌 이사회에서 해야 한다. 그리고 인사위원장인 부집행위원장은 예산 집행 결재라인에 있는 사람이다. 그가 인사위원장이 된다는 것도 모순이다. 1차 인사위원회 이후 아무 결과 고지 없이 이사회 동의를 얻어 2차 인사위를 열었더라. 이사회엔 행정 사무 감사를 받기 위함이라 설명하고 동의를 받은 거였다. 이사회는 저와 사무국장이 해임된 건지도 몰랐다고 한다. 최근에야 알기 시작한 것 같다."

이어 조성우 위원장은 "영화제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지자체의) 보조금이 늘어나는 건 나도 원치 않았다. 그래서 자부담률을 5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것"이라며 "아무런 자연재해가 없던 2019년 때보다 자체 수입이 세 배나 늘었다는 건 그만큼 우리가 노력했다는 얘기잖나. 외지인 방문객도 2019년보다 훨씬 많았고, 특정 공연 땐 제천시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시민을 위해 의림지 공연은 완전 무료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천시 관계자는 22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회계는 당해연도 발생해 당해연도 해결하는 게 원칙이다. 선입금은 내년 수입을 끌어온다는 것이다. 예산이 펑크난 것에 대한 확실한 대안은 아니다"라며 "시의회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로 판단했다. 보증보험을 통한 해결은 영화제 쪽에서 확실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기에 택한 최종 수단"이라 답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추가 예산이 필요했다면 추경과 지급변경을 요청했으면 될 일이었는데 영화제 쪽에선 어떤 요구도 없었고, 일이 발생한 다음에서야 펑크가 났다고 했다"면서 "스태프 인건비 또한 일단 상황 파악을 한 후 지급할 수 있게 직원들과 합의해서 지급 중단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주요 영화제들과 사무국 간 갈등 양상이 불거지며, 파생되는 문제들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문제들이 반복되지 않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조성우#제천시장#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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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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