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나 일본에서나 소금빵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소금빵은 말 그대로 소금을 넣어서 만든 빵입니다. 소금뿐만 아니라 빵을 만드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이스트나 스킴밀크, 버터 등을 넣어서 만듭니다.
빵은 길을 만들고, 밥은 마을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오래 전 화학 비료나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을 때 이야기입니다. 서양 사람들이 주로 먹는 빵 재료로 밀은 해를 이어서 재배하는 연작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늘 새로운 땅을 찾아서 이동하면서 밀농사를 지었습니다. 그 결과 서양 사람들은 지금도 길을 따라서 지번을 붙이고, 주소를 정합니다.
벼농사는 연작은 가능하지만 볍씨를 뿌리고, 모내기를 하고, 수확을 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기간이 지나면 수확이 줄거나 제대로 수확을 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공동 작업으로 모내기나 수확을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농사뿐만 아니라 이웃 집 농사에도 서로 관여하면서 연대와 배려를 바탕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길이 아니고 땅 면적을 중심으로 번호를 붙여왔습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끼니로 빵을 먹는 사람이 밥을 먹는 사람보다 많습니다. 해마다 쌀 소비는 줄어드는데 빵을 소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빵은 만들어서 먹는 사람보다 사서 먹은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빵을 먹는 사람이 해마다 늘어나는 이유는 먹기 쉽고 간편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밥은 된장국이나 반찬이 필요하지만 빵은 잼이나 치즈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습니다.
소금빵을 만들때 버터를 비교적 많이 넣습니다. 밀가루 반죽에 버터를 넣고, 성형을 할 때 한 가운데 버터 덩이를 넣고 반죽으로 감싸서 만듭니다. 버터는 액체 우유를 가공하여 고체 덩어리로 만들었습니다. 언제든지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유를 가공하여 고체 덩어리로 만드는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 생깁니다. 이 트랜스 지방이 몸에 그다지 좋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트랜스지방이 없는 버터도 있지만 비교적 값이 비쌉니다.
인간 세상이 그렇듯이 모두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불만과 만족 사이를 오고가면서 사는 것이 세상살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금빵 역시 완전 식품은 아니지만 취향에 따라서 재료와 도구만 있으면 손쉽게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