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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1월 1일  현진건의 고향 대구에 '현진건 현창비'가 세워진다.
오는 11월 1일 현진건의 고향 대구에 '현진건 현창비'가 세워진다. ⓒ 조정훈
 
사실주의를 개척한 근대 단편소설의 선구자이자 독립운동가인 '빙허' 현진건을 기리는 현창비가 대구에 세워진다.

현진건현창회는 오는 11월 1일 대구시 중구 관덕정길 28 번지에 현진건 헌창비를 세운다고 밝혔다. 이곳은 작가 현진건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집에서 가까운 야산이라 벗 이상화 등과 자주 뛰어놀았던 장소로 추정되는 지점이다.

현진건현창회는 "현진건은 대구에서 태어나 이상화 등과 습작동인지 <거화>를 발간하는 등 19세까지 문학청년 시기를 보냈다"며 "하지만 현진건의 생가가 어디인지도 확인되지 않고 고택도 남아 있지 않다"고 현창비를 세우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대구 두류공원에 '현진건 문학비'와 계산동 안내판, 수성못 안내판, 서울 부암동 집터 표지석 등이 있지만 오류투성이"라며 "우리나라에 100곳 이상의 문학관이 있지만 현진건 문학관도 없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현진건 현창비를 11월 1일 세우기로 한 것은 현진건이 첫 소설인 '희생화'가 발표된 날이 이날이기 때문이다.

현진건현창회는 지난해 12월 창립발기인대회를 갖고 올해 대구 중구 관덕정길에 사무소 및 전시실을 마련했다. 또 현진건 출생 122주년인 지난 9월 2일 창립대회를 열었다. 이뿐 아니라 매주 화요일 오후 6시에는 현진건 문학의밤을 열고 30편의 소설과 평론문 등을 읽고 감상하는 시간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정만진 작가가 강의하는 한국문학사를 학습하는 교양강좌를 열어 현진건의 삶과 문학을 소개하고 일반인과 작가들의 글을 소개하는 월간지 <고향>도 발간할 예정이다.

현진건은 1900년 9월 2일 대구 중구 계산동2가 169번지 일원 출생이다. 대구전보 사장을 지낸 아버지 현경운과 어머니 이정효 사이에서 4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서당, 대구노동학교, 도쿄 중학교를 거쳐 상하이 후장대학 독일어 전문학부에서 공부했으며 <개벽>에 '희생화'로 등단한 후 박종화, 나도향, 이상화 등과 함께 <백조> 동인으로 활동했다.

현진건은 80여 편의 소설과 수필, 평론 등을 썼으며 김동인과 함께 한국 근대 단편소설의 시초를 세운 선구자로 꼽힌다. 또 염상섭과 함께 한국 근대 사실주의 문학의 기초를 확립한 개척자로 이 땅의 비애를 문학으로 형상화해 민족의 슬픈 현실을 고발했다.

현진건은 1936년 동아일보 사회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손기정 선수가 독일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세계를 제패하자 손 선수의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우고 게재한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구속돼 옥고를 치른 독립유공자이기도 하다.

소설가이자 언론인이었고 독립운동가였던 현진건은 식민지 현실을 직시하고 친일문학에 가담하지 않은 채 청빈과 양심을 지키며 빈곤하게 만년을 보내다가 1943년 4월 25일 결핵으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자택에서 사망했다.

이후 고인의 유해는 유언에 따라 화장돼 경기도 시흥에 묻혔다가 서울 개발 때 파묘되면서 한강에 뿌려졌다.

현진건의 주요 작품으로는 '빈처', '술 권하는 사회', '운수좋은 날', '할머니의 죽음', '불', 'B사감과 레브레터', '고향', '무영탑', '적도' 등이 있다.

#현진건 현창비#현진건 현창회#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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