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30일,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전날(29일) 국회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이번 대통령 순방이 외교참사라는 야당 주장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참 착잡한 심정이 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대통령 부부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에 정중하게 조문했고, 유엔총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비전'에 대해 전 세계 각국 대표단 앞에서 천명하고 큰 박수를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유엔총회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비롯한 세계 주요 지도자들과 대통령이 만나 정상들 간의 의미 있는 대화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캐나다에서는 경제·통상, 과학기술, 원자력,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등 분야에 걸쳐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면서 "이게 성공적인 조문외교, 유엔외교, 세일즈 외교가 아니고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국격, 스스로 지켜야... 야당 질책, 외교 더 잘하란 차원에서 경청할 것"
박 장관은 "국익, 국격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이 '외교참사'라는) 야당의 질책은 국익외교를 더욱 잘해 달라는 차원에서 경청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박 장관은 "지금은 정쟁을 할 때가 아니고 국익을 생각할 때"라며 "그런 의미에서 외교부 수장으로서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전날 오후 자신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직후에도 입장문을 통해 "외교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쟁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알린 바 있다.
박 장관은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이것을 하나의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아서 대한민국의 국익 외교를 위해서 제가 가진 모든 능력과 열정을 다 바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해임건의안 통과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 여부를 묻는 질문에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혼란을 야기한 데 대해 사과가 필요하다고 대통령에 건의하지는 않았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박 장관은 즉답은 없이, "이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더 나은 국익외교를 펼치기 위해 스스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결의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으로 진행된 박 장관 해임건의안은 재석 170명에 찬성 168표, 반대 1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관련 기사: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건의안 가결... 정치적 후폭풍 불가피 http://omn.kr/20xt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