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엄밀히 말해 게살김밥이 아닙니다."
게살김밥을 주문한 고객에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가 했던 양심선언이다. 그녀의 말대로 게살김밥은 게맛살로 만드는데 여기엔 게 원육이 아닌 명태살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여전히 명태살 김밥은 게살김밥으로 소비되고 있는 게 현실.
그렇다면 새우 김밥은 어떨까?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예상 밖의 식감이 느껴지는 걸 막을 수 있는 동시에 탱글탱글하고 고소한 실패 없는 맛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누군가에게 "이것은 사실 게살김밥이 아닙니다" 같은 양심선언을 할 필요도 없다. 맛도 좋고 양심도 있는 새우살 김밥 3종 세트를 소개한다.
산뜻한 새우장 김밥
김밥 속 재료 : 냉동 자숙새우 3마리, 백오이 1개, 무순 1팩, 날치알 2스푼.
맛간장 재료 : 간장 두 큰 술, 설탕 두 큰 술, 요리술 두 큰 술, 쯔유 1큰술, 물 50ml.
1. 얼은 자숙새우를 미지근한 물에 담가 10분간 해동한다.
2. 끓는 물에 소금 1 티스푼을 넣고 해동한 새우를 넣은 뒤 가스레인지 불을 끈 채 2분 30초 간 데친다.
3. 데친 새우를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썰어 만들어 놓은 맛간장에 20분간 담근다.
4. 오이를 김밥에 말기 좋게 썰어낸 뒤 물 100ml에 사과식초 두 큰 술, 소금 한 큰 술을 넣고 20분 간 절인다.
5. 김밥용 김에 한 김 식은 밥을 펴 바르고, 그 위에 간장 새우, 절인 오이, 무순, 날치알을 차례대로 올린다.
6. 김밥을 말아낸 뒤 터지지 않게 조심하며 썬다.
7. 고추냉이를 진간장에 개어서 김밥에 찍어 먹는다.
일본식 김초밥의 일종인 테마키즈시(巻き寿司)를 응용한 메뉴로, 산뜻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맛간장에 절인 새우와 무순의 알싸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여기에 오이의 아삭한 식감은 포인트. 식초와 소금으로 오이 향을 날렸으므로 누구나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생각보다 괜찮은 감바스 김밥
재료 : 데친 새우 5마리, 올리브 오일 네 큰 술, 다진 마늘 2 티스푼, 페페론치노 10알, 소금 1/2 티스푼, 피시소스 1/2 티스푼.
1. 올리브 오일을 팬에 두른 뒤 다진 마늘과 소금을 넣고 약한 불에 서서히 볶는다.
2. 마늘이 조금씩 익어갈 때쯤 페페론치노 10알을 잘게 잘라 넣는다.
3. 데친 새우 역시 손가락 두 마디 정도로 썰어 같이 넣는다.
4. 간이 부족하거나 맛이 살짝 빈다고 느낄 때에는 피시소스나 액젓 반 티스푼을 넣는다.
5. 새우에 간이 배었을 즈음 불을 끄고 김이 나지 않을 만큼 식힌다.
6. 새우만 집어 김밥의 속 재료로 쓴다.
7. 말아낸 김밥 위에 올리브 오일 마늘과 페페론치노를 먹기 좋게 살짝 올려준다. 기름을 너무 많이 들어가면 자칫 김밥이 풀어질 수 있으니 건더기 위주로 올린다는 기분으로 올려주자.
감바스를 빵이 아닌 밥반찬으로 즐기는 이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다. 단순히 그들의 취향이 특이해서일까? 생각해보면 짭짤한 새우와 김과 밥이면 안 어울리는 게 이상한 조합.
여기에 마늘과 페페론치노의 향도 김과 잘 맞는다. 여기서 주의! 절대 참기름을 발라 마무리하면 안 된다. 올리브 오일과 참기름의 만남. 그 순간 김밥의 맛도 향도 안드로메다로 함께 떠나버릴 것이다.
실패 없는 계란 새우 볶음밥
재료 : 데친 새우 3마리, 대파 4cm, 계란 2개, 소금 1/5 티스푼, 치킨파우더 1/2스푼
케첩 마요소스 재료: 케첩 20ml, 마요네즈 1/3컵, 핫소스 1큰술
1. 약한 불에 식용유 15ml를 두른 뒤 잘게 썬 파를 넣고 볶는다.
2. 파가 반쯤 익었을 때 강한 불로 키운 뒤 계란 두 개를 넣고 휘젓는다.
3. 휘저은 계란이 완전히 익으면 잠시 불을 끄고 밥과 소금, 치킨파우더를 넣는다.
4. 식용유를 다시 한 큰 술 넣고 둘러준 다음 불을 켜고 볶는다. 뭉친 밥을 주걱으로 눌러주며 볶아야 뭉치지 않고 골고루 익는다.
5. 볶음밥이 식으면 김밥용 김 가장자리에 흰밥을 얇게 펴 바른다.
6. 볶음밥을 김밥용 김 가운데에 올려 펴 바른 뒤 말아준다.
7. 말아낸 김밥 겉면에 참기름을 살짝 바른다.
8. 김밥을 썰어서 케첩 마요소스를 위에 올려준다.
볶음밥은 볶음밥으로만 먹으면 그만인 걸 왜 김밥을 마는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이 레시피는 먹고 남은 볶음밥을 말았을 때 더 큰 효용가치가 있다. 냉장고에 먹고 남은 계란볶음밥이나 김치볶음밥이 있다면 다음날 도시락반찬으로 응용해 보자. 김밥에 말기 전에 탱글탱글한 새우와 김을 더해 볶으면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여기에 매콤달콤 케첩 마요소스는 화룡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