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26일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공항에서 택시 운전사들이 우버와 무면허 택시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는 모습. 지난 7월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AFP 통신 등은 미국 차량호출 서비스업체 우버가 십여 년 전 글로벌 확장을 하기 위해 택시업계 폭력 시위를 역이용하고 수사를 방해하는 등 불법적인 전략을 구사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2022년 7월 10일 소위 '우버파일'로 불리는 18기가 분량의 대규모 기밀 자료가 몇몇 외신에 전격 공개됐다. 우버가 어떻게 짧은 시간에 전 세계 운송업을 장악하게 됐는지 전모가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파리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시간을 앞으로 돌려 2015년 7월 3일. 프랑스 전역에서는 전례 없는 택시 기사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우버의 업계 진출을 막기 위해 택시 업계가 길거리로 나선 것. 많은 지역에서 차량을 뒤집고 돌을 던져 파손하는 등 폭력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버 프랑스 서비스가 본격화된 지 1년여 되는 시점이었다.
수일간 폭력 시위가 이어지자 마침내 우버는 프랑스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다. 당시 집권 중인 사회당 정부도 우버 서비스에 우호적이지 않는데다 관련 업계의 대규모 시위는 이들에게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기존 택시 업계는 이렇게 승리를 거두는 듯했다. 불공정한 방식의 신규 사업에 제재를 가하려는 프랑스 정부의 공권력도 영(令)이 서는 모양새를 갖췄다. 당시에는 모두들 그렇게 믿었다. 적어도 이번에 공개된 파일들을 통해 전모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ICIJ)와 영국의 <가디언>, 프랑스의 <르몽드> 등 29개국 40여 매체가 공동취재를 통해 이번에 공개한 우버 파일은 당시에 벌어진 일련의 사태가 실제로는 우버의 치밀한 전략에 따라 잘 짜인 시나리오의 전개일 뿐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우버가 처음 프랑스에 상륙한 것은 2011년. 당시까지만 해도 프랑스에는 운전면허가 있는 승용차 소유자와 차량이 필요한 승객을 네트워크로 연결해주는 사업(VTC)과 관련한 어떠한 법적 테두리도 없었다.
택시업계는 이 서비스를 공정하지 못한 경쟁으로 간주하고 2013년부터 업계 차원의 집단 반대 시위에 들어간다. 기술혁신이 예상치 못하게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면서 정치권도 뒤늦게 관련 법률 정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기존 택시운송처럼 우버 역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영업을 인가 받았다.
우버가 맞춤형 맞불 전략으로 대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이른바 우버팝(UberPop) 서비스의 개시가 그것이다. 우버의 첫 사업모델이 VTC라는 형식으로 합법적 테두리에 들어갔음에도 그들은 우버팝이라는 새 모델로 더 공격적인 사업전략을 선보인다.
이제는 택시 면허가 없어도 운전면허증만 소지하면 누구나 자신이 소유한 승용차를 가지고 운송업을 할 수 있게 됐다. 택시 면허에 필요한 재정적, 법률적 요구사항이 전혀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택시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승용차를 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2015년 프랑스 택시 업계가 폭력적 시위로 나서게 된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였다. 프랑스 택시 업계에게 우버팝의 영업모델은 마치 식당 창업에 필요한 기본 요건 없이 아무나 길에서 음식을 파는 것과 다름없었다. 공급자에게 요구되는 신원, 조세 등 조건이 필요 없고 따라서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도 없고, 수입에 따른 세금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버의 믿는 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