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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자 광주광역시교육감 후보
박혜자 광주광역시교육감 후보 ⓒ 박혜자 후보 제공

12일, 박혜자 광주광역시교육감 후보를 인터뷰했다. 호남대학교 행정학과 등에서 약 20년간 교수로 일했던 박 후보는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광주 서구 갑 지역구에 출마해 제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민주당 최고위원, 광주시당위원장 등을 지낸 박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광주시교육감 선거에 나섰다. 

- 이번 선거 출마를 결심하신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교수가 천직인 줄 알고 20년 동안 교편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지방대학 학생들이 사회진출 앞에서 무너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음이 아팠고,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정치 제의가 있어 선거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역균형인재육성법 하나만은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포부를 안고 정치에 임했습니다. 결국 법률을 제정할 수 있었고, 지금은 국정과제까지 되었습니다. 현재 이 법률은 지방대학 육성법과 합쳐져,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이 되었습니다. 의대, 약대, 치대, 로스쿨에서는 지역 균형인재 전형이 도입되었고, 각종 기관에서 지역 인재들에 대한 의무 채용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후, 물론 재선하고 싶었지만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안철수 바람 속에서 탈당하지 않고 당을 지켰지만 경선에서 졌습니다. 이때 조선대에서 2년간 강의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심적으로 조금 어려운 시기였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2019년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이 됐어요. 그런데 자리를 옮기자 마자 코로나19가 터져서 3년 동안 정말 치열하게 싸웠어요. 청와대에서 부르길래 갔더니 원격 수업 2주만에 해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300만 명 동시 접속이라는 불가능해 보였던 일까지 하게 됐어요. 당시 EBS가 고등학교를 맡았고, 초등학교, 중학교를 여기서 담당했어요. 다행히 원격 수업을 빠르게 안정화시켜서 심지어는 유네스코에서도 교육 중단을 막아낸 유례 없는 사례라고 칭찬했어요. 저는 이 같은 일을 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맞춰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교육 정책을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 교육감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하신 다른 일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유치원 3법 관련 일이 기억에 남아요. 사립 유치원을 100% 설득해서 국가 관리 행정·재정시스템인 K-에듀파인을 쓰도록 했어요. 지금은 100% 다 쓰게 되었는데 물밑에서 많은 노력을 했어요. 저는 우리 선생님들께 미래 교육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래서 관련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식센터를 열었어요. 정보원에서 보니까 나이스, K-에듀파인 데이터 관리 시스템이 굉장히 취약했어요. 그래서 재난 상황이 와도 2중으로 정보가 보호될 수 있도록 세종시에 재난대응 센터를 만들었어요.

17개 시도교육청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어디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지, 원격 수업은 잘 되고 있는지 늘 살폈어요. 콜센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각 교육청에서 접수한 민원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어요. 자연스럽게 우리 광주는 어떻게 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늘 고민해 왔어요."

-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신다면 광주에서 어떤 교육 정책을 펼치고 싶으신가요?

"저는 이번 선거에서 광주 교육의 지도를 바꾸겠다는 화두를 던졌어요. 지금 광주 서구 화정동에 위치한 광주시교육청 본청이 39년 됐어요. 주차난도 심하고 일대 교통 문제가 심각해요. 반면, 광주 광산구에는 교육청은 커녕 교육지원청도 없어요. 현재 광주 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큰 교육 소외감을 느끼는 곳이 광산구예요. 학생은 계속 느는데 교육 서비스에서 소외되어 있어요. 광주 서구에 위치한 서부교육지원청이 광산구까지 관리하는 실정이에요.

그런데, 광산구교육지원청을 설립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어요. 법적으로 설립 기준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서구에 시교육청 본청과 서부교육지원청까지 있고 광산구에는 관련 기관이 한 곳도 없는 상황은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본청의 광산구 이전을 추진할 생각이에요. 광주는 남구 봉선동 교육 수요가 굉장히 높아요. 서울의 강남처럼 봉선동에 교육 관련 자원이 쏠려 있는 상황이에요. 그러나, 공교육의 목표는 언제나 보편 교육이에요.

광주 광산구는 여전히 콩나물 교실이에요. 그래서 저는 광산구를 교육 특구로 지정한 후 광주시와 논의하여 여자고등학교 이설을 추진할 생각이에요. 저는 광주시민들께 광주 교육 서비스를 균일하게 제공할 것을 분명히 약속드려요."
 
 박혜자 광주광역시교육감 후보
박혜자 광주광역시교육감 후보 ⓒ 박혜자 후보 제공

- 100원 아침 도시락 제공 공약도 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 광주지역 학생의 40%가 조식을 거르고 있어요. 저는 딱 100원만 받고, 의미 있는 한끼를 제공하고 싶어요. 우유, 과일, 간단한 주먹밥 같은 간편식이 될 거예요. 현재 학교 급식은 지자체가 80%, 교육청이 20% 부담하는 형태예요. 한끼에 1500원이라고 하면, 300원을 교육청이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100원도 의미 있는 금액이에요. 협동조합이 지역 물품을 사서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거예요. 저는 건강도 건강이지만, 학교에서 식습관을 길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실력광주'를 캐치프라이즈로 내걸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실력광주에 대한 각계의 요구가 굉장히 높은 상황이에요. 저는 실력과 학력을 등치시키지는 않아요. 실력은 변화하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미래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돼요. 그래서 저는 디지털 이력제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 학생이 초등학교 때부터 어떤 교육을 받았고 무엇에 관심을 기울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이력제예요.

내년부터 고교학점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돼요. 원하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이 제도의 취지, 굉장히 좋아요. 그런데 도입 이후 학생들이 어디에 강점을 가지고 있고, 어떤 걸 잘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데이터를 빠르게 안착시킬 수 있도록 속도전을 치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AI, 빅데이터 시대에는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정확성에서 승부가 날 거예요. 앞으로는 AI의 지원을 받아 수준별, 개인별 맞춤형 학습을 할 시대가 올 수밖에 없어요. 우리 아이들 줄 세우기 하지 않아도 부족한 부분 찾아서 보완할 수 있어요. 과학적 행정이 필요한 시대에요. 현재 광주시교육청이 AI연구센터 설립 허가를 받아둔 상황이에요. 저는 교육청과 논의해 이 센터를 더 넓은 개념으로 보완해서 미래교육원으로 확장시킬 생각이에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요?

"교육감은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의 귀감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도덕적이어야 돼요. 그런데, 교육감 선거는 검증, 필터링 시스템이 없어요. 돈만 내면 끝까지 갈 수 있어요. 역량도 보고 도덕성도 봐야 하는데, 이 부분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정치를 하면서 오랫동안 검증을 받아온 사람이라는 걸 강조드리고 싶어요.

지금, 세상이 바뀌고 있어요.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요. 이 같은 전환기에 광주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국회 교육위원회부터 교육부 산하기관장까지 경험하며 정치와 행정을 두루 경험한 박혜자식 리더십이 필요해요. 저는 오랫동안 현장 경험하신 분들, 당연히 존중해요. 하지만 지금 같은 전환기에는 융합적인 마인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교육감을 맡아야 해요. 교육감의 일은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일선 선생님들께서 최선을 다해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에요. 저는 지자체, 자치구 등과 협력해서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감이 되고 싶어요."

#박혜자#광주시교육청#광주시교육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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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일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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