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마지막으로 청와대를 나서는 퇴근길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 700여 명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직원들은 문 대통령에게는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배우자 김정숙 여사에게는 "유쾌한 정숙씨"를 외치며 '성공한 전임 대통령'의 길을 응원했다.
이날 오후 5시 54분께 퇴근길에 나선 문 대통령을 맞은 것은 손에 파란색, 흰색 풍선을 들고 있는 청와대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성공한 대통령" 등 작은 현수막을 들고 있기도 했다.
"사랑합니다" -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 "잘 살게요"
직원들은 본관 앞에서 대통령 부부에게 꽃다발을 안기며 동시에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세 번 외쳤다. 이에 문 대통령은 "고맙습니다"라고 답했고, 직원들은 "건강하세요"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환호하는 직원들에게 문 대통령은 "네, 잘 살게요"라고 했고, 직원들은 "유쾌한 정숙씨"를 외쳤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의 환호 속에 울먹이는 여성 직원을 보고는 등을 두드리며 다독이기도 했다.
정문 앞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경호처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마지막에 거수경례로 인사를 했다. 정문에 나서자마자 지역 주민대표들이 문 대통령 부부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청와대 인근에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 모녀였다. 딸의 경우 김 여사가 2020년 맹학교를 방문했을 때 고등학교 3학년이었다.
꽃다발을 전한 모녀는 "대통령 내외분께 꼭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면서 "역대 어느 대통령도 사회적 약자에게 (청와대 인근이라 집회 등이 발생해 소음이 발생한 데 대해) 사과 한 마디 안했는데, 영부인이 학교에 오셔서 아이들에게 사과를 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청와대 앞과 분수대 광장 가득 메운 시민들... 주요 인사들도 배웅
이날 문 대통령의 퇴근길을 지켜보기 위해 청와대 앞과 분수대 광장에는 많은 시민들뿐만 아니라 주요 인사들도 대거 나와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퇴근길 행사를 추진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먼저 발견하고는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냈다.
윤 의원 이외에도 임종석 전 비서실장,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강경화·박영선 전 장관, 민주당의 도종환·서영교 의원 등이 시민들 사이에 함께했다. 이중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었던 도종환 의원은 이른 시각부터 청와대 정문 앞 신무문 쪽에서 문 대통령이 나오길 시민들과 함께 기다렸다. 그는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두 손을 높이 들어 휴대전화에 대통령의 모습을 담았다.
도종환 의원은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5년을 잘 마무리하셨다. (그 기간에) 위기가 참 많았다. 코로나 위기, 북핵 위기, 일본의 수출 규제를 통한 위기를 잘 극복하셨다"면서 "(오늘) 마무리 짓고 나오시는 시간이잖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진짜 고생 많이 하셨다. 너무 너무 고생하셨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인 10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열리는 윤석열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 이후 낮 12시께 서울역으로 이동, 서울역 광장에서 국민들에게 인사를 전한 뒤 KTX 편으로 울산(통도사)역으로 향할 예정이다.
통도사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오후 2시 30분께 역 광장에 설치된 고래조형물 앞에서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30분 뒤인 오후 3시께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의 마을회관에 도착, 인근 주민들에게 한 차례 더 인사를 하고 자택으로 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