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또다시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격돌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최근 공개된 '김만배 녹취록' 푯말까지 준비해오며 윤석열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시작은 윤 후보의 '법인카드' 공격이었다. 그는 "아까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 이야기를 했는데, 언론에 연일 나오는 그 경기지사 법(인)카(드) 공금횡령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한다"며 "공무원들의 지금 마음이 다 떠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고 본인이 엄정하게 책임을 지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이렇게 해서 사람들의 일할 의욕을 북돋아주는 것이 경제발전의 기본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님, 정말 그 말씀을 하셔서 제가 이거 준비해왔는데 안 보여드리려다가 보여드려야겠다"며 푯말을 꺼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야"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라고 말했다는 녹취록이었다. 이 후보는 "이거 들어보셨죠? 김만배 녹취록"이라며 "윤석열은 나하고 욕하면서 싸우는 사람이야"란 부분도 마저 읽었다.
두 사람 모두 발언시간을 다 사용했기 때문에 공방은 주도권 토론에서 이어졌다.
윤석열 : "아까 이재명 후보께서 얘기한 것 중에 제가 시간이 없어서 답을 못한 게 있다. 화천대유 어쩌구 해서 김만배-정영학 녹취록을 말하는데, 그 사람들은 뭐 이 후보하고 훨씬 가까운 측근이고, 저는 (김만배를) 10년 동안 본 적 없고 정영학은 알지도 못할 뿐 아니라 내용이 없지 않나. 거기다가 그 녹취록 끝부분으로 가면 '이재명 게이트'란 말을 김만배가 한다고 한다.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말씀하는 게 어떠냐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이어 윤 후보는 "국채는 얼마든지 발행해도 된다는 뜻인가. 도대체 GDP 대비 몇 %까지 하는 게 맞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 후보는 "IMF나 국제기구들은 85%까지 유지하는 게 나으니까 너무 낮게 유지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우리는 50% 정도밖에 안 된다"며 "내가 언제 '얼마든지 발행해도 된다'고 했나. 이거 또 거짓말"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화는 다시 '대장동'으로 갔다.
이재명 : "녹취록에 내가 측근? 제가 그 사람들, 정영학 그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녹취록에) '이재명 게이트'가 있다고요? 녹취록 중에 보세요. (그게)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시겠나? 그거 있었으면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게요? '그분'이 이재명이라고 주장을 해놓고 이제 와서 이런 거짓말을 하나."
이 "난 범죄집단에 피해 준 사람" - 윤 "모든 국민이 이재명 의심"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주도권 시간에도 대장동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그분'이 현직 대법관이라는 <한국일보> 보도를 언급하며 "아무 근거 없이 모든 자료의 근거가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페북에 써놓고 가지고 계시다. 국민들을 속인 것인데 사과할 생각 없는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전혀 없다"며 "범죄자 지들끼리 떠들고 녹취한 얘기, 저는 관심이 없지만, 지들끼리 한 얘기를 가지고 그분이 A대법관이면 후보님은 면책된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 후보는 답변시간 30초가 다 됐다며 윤 후보의 발언을 끊고 다시 푯말을 꺼냈다. 그는 "범죄집단에게 이익을 준 사람이 문제인가, 피해를 준 사람이 문제인가. 저는 피해를 주지 않았나. 개발 못하게 했고 1100억 원 추가로 뺏고, 5800억 원 뺏지 않았나"라며 "그런데 윤 후보님 가족은 집 팔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또 "김만배 '내가 피해만 입었다, 나 괴롭힌 사람이다.' 남욱 '12년 동안 씨알이 안 먹히더라' 등 이야기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재명 : "그럴 때 검사의 양심으로 누구를 의심해야 되나?"
윤석열 : "당연히 우리 (이재명) 후보님을 의심한다. (대장동 사업 설계를) 시장이 했으니까.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 다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분만 빼놓고. 아니 자기 편끼리 하는 얘기이고, 그 사람들은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살아나갈 사람들인데 실체가 있으면 벌써 했겠죠. 제가 이 자리에 서게 놔뒀겠나? 터무니없는 얘기니까. 저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 허참."
이재명 :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개발 이익을 허가해주고 민간이 가지게 해줬지, 저처럼 공공개발 시도해서 5000억 원이 넘는 개발이익을 환수한 사례는 이게 처음이다. 그리고 윤 후보님, 이거 녹취록 다 알고 있으면서 '끝에 이재명 게이트'라고 말한 것 책임지겠나."
윤석열 : "저도 들었으니까."
이재명 : "누구한테?"
윤석열 : "언론에 나와서 봤으니까. '이재명 게이트 이야기가 있다. 그건 왜 보도 안 하냐' 이런 식으로. 녹취록을 털어보시죠."
이재명 후보는 급기야 "후보님, 규칙을 지키시라. 왜 검사가 규칙을 안 지키나. 지금까지 이렇게 해왔나"라며 "없는 사실 지어내서 누구 카드 엮어서 기소하고 그래서 사람 죽고, 그래서 무죄 많이 나고 그랬나. 대통령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과거에 저를) 총장 시킨다고 하셨다면서요"라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