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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A투데이가 실은 바비 포드와 빌리 포드의 어린 시절 사진
USA투데이가 실은 바비 포드와 빌리 포드의 어린 시절 사진 ⓒ USA 투데이 캡처
 
한 날 한 시에 태어나 함께 일했던 일란성 쌍둥이의 삶은 참으로 비슷해 보였다. 하지만 백신 접종 여부가 그들의 운명을 갈랐다.

미국의 일간신문 < USA투데이 >는 지난 6일 '일란성 쌍둥이: 한 명은 백신 접종을 받았고, 다른 한 명은 접종하지 않았다.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란성 쌍둥이인 1962년생 남성 바비 포드와 빌리 포드는 1993년부터 국 플로리다주의 '베로 비치'에서 자동차 수리점을 함께 운영했다. 그런데 올해 7월 말, 수리점 직원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두 사람도 코로나 사태를 피해갈 수 없었다. 안타깝게도 바비와 빌리는 둘 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이었다. 바비는 몸무게가 145kg에 육박했고, 빌리는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하지만 바비는 얀센 백신을 접종했고, 빌리는 접종하지 않았다. 비록 돌파감염이 일어나긴 했지만 바비는 발열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만 겪었다. 그들의 83세 어머니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미열 정도의 증세만 경험했다. 하지만 빌리는 병원에 입원했고 8월 14일 만 59세의 나이로 아내와 세 자녀, 세 형제를 남겨두고 숨을 거뒀다. 

바비는 < USA 투데이 >의 취재진에게 빌리가 음모론을 무시하고 백신을 접종하도록 설득할 수 없었다며 한탄했다. 한편 바비는 빌리가 죽기 전에 얼마나 고통받았는지 알기에 주변 사람들에게도 백신을 권유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백신을 맞도록 설득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백신이 97% 확률로 막아준다
 
 만 55∼59세 (1962∼1966년생) 약 304만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 7월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만 55∼59세 (1962∼1966년생) 약 304만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 7월 26일 오전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서 의료진이 모더나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들처럼 극적인 사례는 아니지만, 이미 한국에도 비슷한 사례는 존재한다. 지난 5월 전남 순천에서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76세 정아무개씨는 일가족 7명 중 6명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음에도,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았다.

방역당국 역시 2차 접종까지 했을 경우 백신의 효과가 굉장히 크다고 강조한다. 8월 26일 질병관리청 주최 예방접종설명회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우리나라 자료에선 확진자 중 2.3%만 접종완료자이고, 대부분 접종을 안 받으셨거나 1회만 접종한 불완전 접종자 97%에서 대부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 청장은 "위중증사례에서도 1%만이 접종을 완료하신 분이고 나머지 99%는 대부분 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불완전접종을 했다"라며 "접종을 안 한 경우 2.4%가 위중증으로 가는데, 접종을 완료한 경우 0.35%만 위중증이 생기므로 85% (위중증) 정도 예방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치명률에 대해서 정 청장은 "사망자의 경우엔 접종을 안 받으면 치명률이 0.4%지만, 접종을 하면 0.01%만이 사망한다"라며 "(접종을 완료하는 경우 사망에 대한 예방효과는 97%다. 감염은 82%, 위중증은 85%, 사망은 97% 예방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공중보건국 연구진에 따르면, 2차 접종 완료시 델타 변이에도 화이자는 88%, 아스트라제네카는 67%의 감염예방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1차 접종시 화이자는 36%, 아스트라제네카는 30%만 예방 효과를 나타냈다. 

그래도 답은 '백신'이다
 
 지난 4월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지난 4월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시민이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 이희훈
 
정재훈 가천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래도 백신이 대안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가수 성시경씨가 백신 접종에 대해 "전체의 선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면 안 된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응답이었다. 

정 교수는 "성시경님의 말씀은 '백신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고, 그 분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드리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라면서도 "당연히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파장이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 시절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해 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한 젊은 병사를 조사하며 감염병과 백신 연구에 뛰어들었다"며 "그때 저는 백신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지, 백신 없어서 사망한 수많은 사람이 아직도 우리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100% 안전하지 않지만 이상반응의 발생 가능성은 극히 낮고, 백신 접종은 100% 코로나19를 막아주지 못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사망을 막아준다"라며 "전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이 백신 접종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고 그래도 어느 백신보다도 더 투명한 정보가 만들어지고 공개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적어도 성인인구에서 백신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크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백신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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