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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3월17일, 4명이 총에 맞아 숨진 마사지숍밖에서 꽃과 "Stop Asian Hate(아시아인 혐오를 멈추라)"라는 팻말이 놓여져있다. 로버트 아론롱(21세)는 지난 화요일 아틀란타지역 스파3곳에서 8명을 사망하게 한 혐의(아시아 여성6명)를 받고 있다.(Elijah Nouvelage)
2021년 3월17일, 4명이 총에 맞아 숨진 마사지숍밖에서 꽃과 "Stop Asian Hate(아시아인 혐오를 멈추라)"라는 팻말이 놓여져있다. 로버트 아론롱(21세)는 지난 화요일 아틀란타지역 스파3곳에서 8명을 사망하게 한 혐의(아시아 여성6명)를 받고 있다.(Elijah Nouvelage) ⓒ 연합뉴스/AFP

한인 여성 4명을 비롯해 8명이 숨진 미국 애틀랜타 연쇄 총격 참사로 인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아시아인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시위가 열렸다.

18일(현지시각) 총격이 벌어진 현장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과 촛불, 카드가 놓였고 일부 시민들은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를 멈춰라', '아시아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등의 구호가 적인 플래카드를 들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총격 참사 현장인 골드스파 앞에 시민들이 빗속에 두고 간 추모 꽃다발과 글귀들이 놓여있다. 2021.3.18
17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 총격 참사 현장인 골드스파 앞에 시민들이 빗속에 두고 간 추모 꽃다발과 글귀들이 놓여있다. 2021.3.18 ⓒ 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애틀랜타에 사는 40세 남성 말릭 피에이는 총격이 벌어진 마사지숍 앞 차도에 서서 "아시아인의 생명은 소중하고,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고, 백인의 생명까지도 소중하다"라며 "모든 생명이 소중하다"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용의자는 다른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라며 "가증스럽고, 테러나 다름없다"라고 비난했다.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애리조나주 피닉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등 미국 곳곳에서도 추모 행사와 시위가 열렸다.

필라델피아에서 추모 행사에 참여한 아시아·태평양 섬 연맹의 모한 세샤드리 이사는 "우리는 분노하고 있으며,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며 "이번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모아 조직을 만들고 연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아시아인 혐오를 멈춰라'(#StopAsianHate)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인종차별과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빠르게 퍼지면서 이번 사건이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또다시 촉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6일 백인 남성 로버트 에런 롱(21)은 애틀랜타 인근 마사지숍 두 곳에서 총기를 난사해 8명을 살해했고, 이 가운데 7명이 아시아인이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당국은 용의자의 '성 중독' 의혹을 제기하며 인종적 동기에 따른 범죄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고, 용의자를 증오 범죄가 아닌 단순한 살인과 상해 혐의로만 기소하면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사건 현장을 찾은 26세 여성 애나 청은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범죄에 인종적 동기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무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애틀랜타 가서 '아시아 공동체' 만난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확산하는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규탄 시위를 보도하는 NBC 방송 갈무리.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계기로 확산하는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규탄 시위를 보도하는 NBC 방송 갈무리. ⓒ NBC
 
아시아인 혐오를 막기에는 현재의 미국 법체계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겪은 인종 차별를 법적으로 설명하거나 입증하기가 어려운 현실과 싸우고 있다"라고 전했다. 

피츠버그대학의 루인 왕 법학교수는 "미국의 법체계는 흑인, 유대인, 성 소수자에 대한 증오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표본이 있지만, 아시아인은 그렇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 및 폭력에 관한 하원 청문회를 주관하는 제리 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이번에 발생한 끔찍한 사건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겪는 공포를 신속히 다뤄야 하는 이유를 보여준다"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오는 19일 애틀랜타를 방문해 아시아계 공동체 지도부와 전격 회동을 갖기로 했다.

이는 애초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성과와 경기 부양책을 홍보하기 위해 예정된 일정이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긴급히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애틀랜타와 조지아주 관리들, 아시아계 공동체 지도부 등과 만나 최근 급증하는 아시아계 증오 범죄 증가에 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애틀랜타 총격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범행의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미국의 모든 연방 관공서와 군 시설, 해외 공관 등에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포고문에서 "애틀랜타 대도시권 지역에서 벌어진 무분별한 폭력으로 숨진 희생자들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미국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으로 조기 게양을 명령한다"라고 밝혔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증오 범죄 #조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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